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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문제는 회피해버리면 편하다  -  2011/04/16 05:56

아마도 경기가 끝난 직후에 글을 썼으면
곽정철과는 달리 양현종이든 윤석민이든 둘다 신랄하게 까고 있었을테지만.
나이 들어가면서 느끼는게 웅변은 은이고 침묵은 금이라는 것도 있고... (그럼에도 수다쟁이ㅡㅡ)
귀찮음까지 심하게 늘어버려 글을 미루다보니 좀 관대해진 것일까요.
한 호흡 쉬고 새삼 돌이켜 생각해보니 성질이 나기는 해도 모진 말까지는 나오지 않네요.


스트레스의 극한까지 받다가 찾아낸 해법 중 하나는 문제가 어려워지면 회피하는 것이었습니다.
보는 게 힘들어지는데 스트레스 받아가며 계속 보고 복잡하게 생각을 하느니 차라리 TV든 뭐든 끄고 생각하는 것 자체를 셧다운을 해버리면 좀 편하달까.
몇 년간 야구 없으면 죽을것 같이 살았지만 결국 어떻게든 되는 것만 봐도, 착잡해질 것 같으면 생각을 거기서 스톱해버리는 것도 어렵지만 할 수 있었습니다.

우울함에서야 벗어난 것 같으니 좋은 방법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미봉책에 불과하기도 하지요.
문제가 턱밑까지 닥쳐와있는데 그에 대해 생각을 멈춤으로서 얻을 수 있는건 마음의 평안밖에 없으니까.

저같은 경우는 그래도 대체로 취미의 영역에서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이기는 한데...
석민이 현종이 보다보니 그들도 당면한 문제로 고뇌를 하다못해 결국 저처럼 회피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예전처럼 직구 - 슬라이더(커브)로 타자들을 상대할 수가 없다. -> 체인지업을 장착하고 변화를 꾀했다. 된다 -> 다시 한계에 부딪혔다. -> 노력해보았다. 되는 것 같다. -> 다시 힘들어졌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다보니 문제의 근본에 대해서 생각해볼 여유도 없을 정도로 지쳐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해요. 하다못해 답답한 마음에 싸이월드(트위터) 같은걸 잡아봐도 운동만 한 선수들한테 자신의 복잡한 상황에 대해 이야기할 설득력 있는 말주변이라는 게 있을 리가 없으니 돌아오는 건 싸늘한 반응 뿐이고. 그래서 더 스트레스를 받고 악순환.
- 아이돌 쪽에서 신물날 정도로 트위터로 난리나는 걸 겪었다보니 이젠 저는 좀 유명한 사람은 싸이월드도 트위터도 아예 안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만....^_ㅠㅠㅠ 애들아 트위터도 다 헛손질이야... 가끔 팬서비스 용으로 사진이나 찍어서 올리는 정도면 모를까 멘션같은 거 주고받을 거면 안 하는게 낫더라.
그리고 점점 문제에 접근하느니 회피하는 길을 택해서 노력하다보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면서 애를 써보지만, 틀에 갇혀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주변을 둘러볼 수 없다는 것이니 땀흘려 봤자 노력한만큼의 성과가 있을리가 없겠죠.

회피하는 건 편해요. 복잡하게 생각하려들지 않는 건 그래도 쉬운 일입니다.
그 마음 이해를 못하는 것도 아니고요. 제가 또 그랬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

그래도 일생일대의 중요한 순간이다,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을만큼 막다른 골목으로 몰렸다... 하고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거예요.
그렇다면 이를 질끈 물고 닥쳐온 문제를 힘껏 받아들이려고 노력해봤으면 좋겠습니다.

피하는 게 아니라 그 복잡한 상황 자체를 해소하는 게 근본적인 해결방법이니까요.

물론 전 둘의 문제점이 뭔지 정확히는 모릅니다.
러닝을 많이 못한다거나(석민) 피칭 패턴을 읽혔다거나(현종) 밸런스가 흐트러졌다거나 하는 말은 할 수 있겠는데요... 결국 팬으로서 할 수 있는 건 추측이지 진실이 아니니까요.
또 모두가 갑론을박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그렇게 X를 투입해서 f라는 중간과정을 거치면 Y로 산출되는 식의 기계적이고 명쾌한 건 아니라는 증거이기도 하겠고요.

다만 그들의 답답해하는 표정을 보니 피칭이 잘 안되는 문제로 지쳐있구나, 회피하고 싶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로 뭐가 문제인지 돌이켜볼 여유도 없을만큼 위축되어 있지 않나 하고.

그러니까 일단은 기다려보렵니다.
극복하는 것 자체로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해줄 리도 없고(잘해야 본전인 게 이 세상...) 가까운 시일 내에 달라지는 것도 없다해도 이젠 까기도 귀찮을 정도니까 표면적인 제 반응은 그게 그거겠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올 시즌의 결과는 둘이 하는 것에 따라서 크게 달라질테고 자기들도 그걸 알테니까 생각 있으면 문제가 뭔지 파악하려고 노력하겠죠. = ㅅ=)


*
짱어가 새삼 '타자들은 잘하고 있으니 투수들이 조금만 노력해주면...'하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 왔다는 것 자체로도, 이런 상전벽해에 어이가 없어서라도 관대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ㅋㅋㅋㅋ

저 두 녀석도 3경기 나와서 평균자책이 7점대인데 고작 1패예요. 정말 믿어지지 않죠. ㅋㅋㅋ

**
어쨌든 제 취향에 대고 확실히 이야기할 수 있는 건 투수는 직구로 말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피칭의 기본은 직구로 카운트를 잡고 자기 성명절기;;(그게 직구든 변화구든)로 맞춰잡든 삼진을 잡든 승부를 내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 둘 뿐만 아니라 요즘 타이거즈 투수들은 대개 공통적으로 직구가 구리죠. 정확하게 말하면 직구를 잘 못 쓰더군요. 그러니까 못 던지는 걸로 보이기는 합니다. 저한테는요.

2011/04/16 05:56 2011/04/16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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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erian | 2011/04/17 04:4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랜만입니다!

    댓글을 길게 남겼다가 그냥 지우고 간단하게 씁니다. '피칭의 기본은 직구'라는 말씀에 동감, 완전 동감. 진짜 정말 무지막지하게 동감합니다. 2011년의 타이거즈 투수들은 직구 못 던지는 이유가 아주 가지각색이라 머리가 아플 지경이구요.

    덧븉여 윤석민의 가장 최근 등판 같은 경우는 3회 들어서 팔꿈치 각도가 느슨해지면서 투구폼이 좀 흐트러지던데 이게 방심 때문인지 긴장 때문인지는 모르겠고..여튼 단체로 멘탈 강화 훈련이라도 받아야 할 모양입니다.

    • 채니 | 2011/04/17 06:47 | PERMALINK | EDIT/DEL

      잠이 오지 않으셨군요. 저도 조금 자다가 깼습니다. ;ㅁ;

      못할 때에도 직구만큼은 씩씩하게 뿌리는 모습을 보면서 투수들을 좋아해왔기에 요즘 모습이 정말 적응이 안될 지경입니다. 볼 맛이 안 나기도 하고요.
      그래서 직구를 어떻게든 했으면 하는 바람인데 이게 누구는 하체 문제, 누구는 멘탈 문제, 누구는 부상 후유증인가? 하고있으니 팬으로서도 원인 생각해보다가 지쳐버릴 총체적 난국이죠... ^_ㅠ

      윤석민은 방심이라기보다는 긴장 문제에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신체적 문제든 작년에 비아냥을 샀던 것들이든 문제를 회피하면서 그나마 평정을 찾은 느낌인데, 뭐가 꼬이면 한순간에 그 편안함이 사라지는지 그 자리에서 와르르 무너지더라고요. 안 꼬이면 잘 되겠지만 피칭하다보면 위기가 오지 않을리가 없고..
      어쨌든 다들 멘탈 강화 훈련이든 카운슬링이든 뭐든 보내고 싶습니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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