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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03.14 SK 와이번스 : KIA 타이거즈 후기 - 2009/03/14 19:31
실수로 디카를 못 들고 갔습니다.
고로 최근 빈약한 후기를 보완해주던(그러면서 정리 시간도 잡아먹던;) 사진은 없습니다.
중계가 없기에 문자 중계도 없을 줄 알았는데 있었네요. =_=;;; 글을 보시는 분은 문자중계 혹은 기록지 정도는 다들 대충 보셨으리라 믿고.
일단 가서 전광판 보고 상대 선발투수 보자마자 가슴에 스크래치 앤드 뒷목 좀 부여잡고.
할배. '그런' 의도만이 아니라는 건 알겠는데, 누군가에겐 그런 식으로 비쳐질 거라는 것도 알기 때문에 냈다는 건 느끼고 있어요. (팬들은 현준이가 누군지도 모르지만 프런트한테는 ㅎㅎ)
이래서 전 평생 성큰 할배가 좋아지지 않을 듯 합니다. -_-;;;;;;;;;;
비유하자면 마치 e-sports에서 대략 8년 플토 종족팬으로서 [임]을 인정하면서도 안티인 그런 심정이랄까.
좀더 메이저급 비유를 하자면 에쵸티 팬으로서는 젝키나 god를 인정은 하지만 절대 좋아할 수 없는 그런 심정 정도? -_-
...아, 저라는 인간은 이상한 환경에서 성장해서 그런지 비유가 다 마이너하군요. orz
어쨌거나 중요한 건 할배가 아니고 박현준.
현준이를 본 심정은 몇달 전 제 글과 한 치도 다르지 않습니다. http://nemobandt.com/yagu/659
정식 경기도 아니고 이제 시범 경기를 한 경기 본 것 뿐인데도 비수라는 걸 느끼고 있다고요.
'쿨 타임 됐다, 일고 찍자'
일고도 광주에서 열리는 경기마다 쫓아다닐 정도로 좋아하는 팬이지만 이건 좀 아니라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그 놈의 쿨타임이 언젠지 몰랐던 대가, 분명히 톡톡히 치를 겁니다. 적어도 기아만이라도.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지만, 최근의 두산 유격수를 보고 기아의 포수를 보면 느끼죠.
야구엔 포지션 '적체'라는 건 없어요. 중요 포지션의 경우 시즌은 길고 수요는 꾸준하기 때문에.
머리가 들리는 투구폼이야 어차피 예전에도 변화구 던질 때 머리를 들면 된다고 신경 안 썼고.
중간에 모자가 벗겨진 적이 한두어번 있었는데 그 뒤로는 그런 게 신경 쓰이지는 않더라고요. 투구폼 교정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상태라고 생각되네요.
대략 직구, 슬라이더, 커브를 던졌고 체인지업도 섞었던 것 같습니다. 평균 직구 구속은 139km/h 정도.
전력 피칭은 아니고 대략 70~80%의 힘으로 피칭을 했습니다. 140 안쪽으로 구속이 형성될 때도 공끝은 좋았습니다만 가만히 보니 3, 4, 5번 클린업에게는 진면목을 보여주더군요. 최희섭 상대로는 142~146km/h까지 나왔으니까.
이 녀석은 투지도 있지만 머리도 상당히 좋아요. 뭘 보여줘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는 것 같더군요. 다른 신인들처럼 쓸데없이 시범경기에서 어필해야 한다고 1번부터 9번까지 똑같은 강도로 던지며 힘 빼지 않고, 상대 클린업에겐 거의 전력으로 상대하면서 쓰임새를 증명해 보였죠.
최희섭에겐 가운데에서 약간 몸 안쪽에 가까운 낮은 코스에 정확히 걸치는 직구로 삼진을 잡았고,
이재주에겐 스트라이크존에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습니다.
김형철에게 안타는 맞았지만, 굳이 전력으로 던지지 않았으니 그게 가능했죠. 어쨌든 좌타자이기도 하고.
사실 적당히 던져도 애초에 잘 맞아나가는 타구 자체가 나오지 않는 라인업이기도 했습니다. 막눈으로 봐도 공끝이 예리하고 얼핏봐도 변화구 두 종류가 완벽히 제구가 되는데, 경험이 많지 않은 그 타선에서 대처할 타자들이 있을 리가 없지요.
시범경기라서 3이닝 정도 던지고 내려갈 거라고 생각했고 일찍 내려가기만을 바랐습니다.
잘하는 건 너무 좋은데 마음은 아파요. 저는 당연히 연고지에서 가장 좋은 '투수'를 뽑는다면 박현준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실제로도 당연했기에.
저도 눈이 있고 귀가 있습니다. 광주는 좁거든요.
많이 좋아졌다는 걸 알지만 성철이가 지금 정도에 그치지 않고 좀더 노력해주길 바랍니다.
최소 3년은 걸릴 수 있다는 거 압니다. 대신 그만큼 완성되어 왔으면 좋겠습니다.
박현준이 있을 땐 속이 제대로 뒤집힐 것 같더니 그래도 현준이가 내려간 다음엔 마음이 좀 편안해져서 '야구'를 볼 수 있었네요.
저도 그렇지만 팬들도 선발이 대진성이라 많이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대진성이 던질 때는 햇볕이 따사롭게 내리쬐고 바람도 거의 불지 않았습니다. 2이닝 던지고 내려가신 이후 유동훈 등판 시점부터 바람이 쌩쌩 불더군요. =_=;;; 그리고 유동훈이 내려간 이후쯤에 다시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기도 하던; 변덕스러운 봄날씨랄까요.
유동훈은 4회무렵엔 제대로 스트라이크존을 피해서 공을 난사;;;하긴 했으나, 전 대진성이나 유동훈 정도는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걸 믿어요. 자기 관리도 좋은 선수들이라 사실 이분들은 어쩔 수 없이 구위가 떨어질 때도 있다는 게 문제이지, 걱정할 거리는 없어보이네요. 노련함은 여전히 살아있었기도 하고요.
현정양은 입이 찢어져도 잘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_=;;;; 노력한 흔적은 역력히 보였습니다.
예전엔 상당히 호리호리했는데 겨우내 구슬땀을 흘린 모양인지 몸에 벌크가 약간 생겼습니다. 특히 하체의 단련강도는 지정석에서 보기에도 얼핏 눈에 띌 정도.
공끝도 좋아지긴 했는데^_ㅠ 탁구공 직구 소리 듣던 과거는 어쩔 수 없는지라.
직구+커브 위주의 단조로운 패턴에 커브가 제구가 잘 안 되는 경우(한번은 타자를 좀 강하게; 맞췄는데 그 이후부터 제대로 난사를;;;)엔 곤란을 겪는 걸 보니, 아무래도 현정양은 슬라이더든 뭐든 횡으로 변하는 변화구 하나를 추가하는 게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1군에서 통하기는 어렵겠어요. 그렇게 단련을 했는데도 하나만 제구 안되면 마인드 컨트롤까지 흔들리는 성향은 그렇게 쉽게 고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근데 현정양 등번호는 이번엔 왜 11번인가효. ㅠㅠ 등번호에 자기 주장을 펼칠 군번은 되지 않았나효. ㅠㅠㅠ;
임준혁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쯤 원통하다는 이야기로 도배한 앞부분만 찍 올리고 잠적했을 겁니다만, 그나마 위안이 됐습니다. (나머지 하나는 치홍이 *-_-*)
아, 이렇게 편안하다니 이건 12일 연습경기에서도 느끼지 못한 행복.
물론 슥흐 타선이 주전은 대거 쉬게 해준 라인업이었지만 아무튼. ^_^;;;;;
원래 강력한 직구 위주의 단순한 패턴의 투수였는데 작년의 경험이 많은 약이 되었는지 엄청 노련해졌네요.
구속도 그렇고 테스트 겸 던지는 기색이 역력한데 슥슥 잘 맞춰잡았죠. 스플리터 계열?도 섞었고 변화구 하나를 더 테스트하고 있는 모양인데, 손에서 빠져도 여유있게 웃으며 다시 테스트를 해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올해는 예전과는 달리 중간에서 기용하기에도 부담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주자 있을 때 올라온 게 아니라 확신할 수 없지만요. 그리고 그렇게 계속 어필하다보면, 감독이 구상하는대로 어느 순간 외국인 하나를 다른 포지션으로 교체할 여유가 생길 수도 있겠지요.
진민호도 상당히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에, 뭐, 물론 주자 있는 상황에서는 참으로 난감하긴 합니다만. -_-;;
이런 걸 싫어하시는 분이 많아서 원래 자세히 안 썼는데, 겨우내 투구폼을 바꿨는지 곽정철이나 진민호나 투구폼에 버퍼링;;; 즉, 멈추는 듯한 잔동작이 들어갔죠. 대개 투구폼 밸런스를 맞춰주고 변화구를 잘 던지게 하기 위한 일시적인 폼 교정인데요. 정철이는 현재 제대로 헤매고 있다면ㅠㅠㅠㅠ 민호는 그 덕분인지 예전보다 밸런스가 많이 잡힌 것 같아요.
셋포지션에서는 공도 난사하기도 하고 대책이 없긴 하지만;(직구는 제구가 되는 편인 거 같은데;;) 주자 없을 때의 밸런스는 많이 자기 것으로 소화하고 있더라고요. 밸런스가 잡혀서 공끝도 작년에 한참 헤맬 때와는 달리 좀 올라왔고. 훈련을 계속 열심히 한다면 아마 버퍼링 없이도 균형을 잡을 수 있겠죠.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블론-_-을 하고 승을 챙기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긴 했는데, 어쨌든 한 점 차이에서도 침착하게 상대 타자에게 승부를 들어가 삼진 유도하던 모습에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9회의 직구는 로케이션도 참 좋았어요. 오현근 같은 타자들은 아예 대처가 안되어 보였지요.
원래 타팀 이야긴 잘 안 쓰는데 박상현이 눈에 띄어서 써보자면.
사실 왠지 박상현이 연훈이를 밀어낼 것 같았습니다.
코칭 스탭에서 립서비스도 많이 해줬기도 하지만. 제가 보기로도 상현이는 타격이 아주 좋지는 않아도 적어도 자기 중심은 갖고 있는 선수인데 반해, 연훈이는 프로에서 보니 자기 스윙은 없어보이는 편이랄까... 그래서. 물론 이 선수의 프로에서의 스윙이 어떨지는 모르는 법이지만 일단 기대치는 갖고 있을 수 있는 백지 상태인 것이고, 똑같이 유틸리티로 쓰더라도 타격에 어느 정도 재질이 있는 쪽을 선호하고 싶었겠죠. 그래야 작전 구사폭이 넓어지니까요.
나주환이 대타로 나온 뒤로도 2루로 이동해서 계속 수비를 소화하던데, 시범경기를 더 두고봐야 알겠지만 심증이 굳어져가는군요.
기아의 내야 짜임은 죽어도 좋은 말 못해주겠습니다. 흥칫핏. -_-
아직 박진영의 2루에서의 주자 견제를 위한 백업 동작도 좋지 않고, 포수와의 호흡도 별로. 유격수인 김형철도 좀더 나은 것 같다 뿐이지 포수와 손발이 잘 맞진 않고... 설상가상으로 어쩌다 맞아도 차일목의 송구도 안 좋게 들어가. 상대 주자들이 휘젓고 다니는 상황을 내야가 유도했죠. -_-;; 유동훈도 주자 견제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선수이고.;
타석에서도 집중력도 흐려지니 4회 끝나자마자 차일목이 교체될 수밖에 없었어요. 이성우라고 더 나을 것도 없었지만...; (그래도 임준혁과의 호흡은 환상이었으니 -_-) 어찌 됐든 김주장이 주전은 주전일 수밖에요.
주전 유격수는 이미 이현곤으로 공언되어 있는 상태이고 이현곤을 축으로 하는 호흡을 아직 못 봤지만 시범경기 동안 다른 유격수-2루수들과의 손발도 잘 맞는 상태가 되기 바랍니다. 이현곤의 체력은 모두가 알다시피 좋은 편이 아니라, 앞으로 이런 상황이 자주 나올테니까요.
포수와의 호흡과는 달리 내야수들끼리의 호흡은 많이 맞춰져 있는 상태인 것 같습니다.
트레이드 당시 카드 규모를 맞추기 위한 덤;;;;;;; 정도로 치부 되었던 김형철인데, 타격의 기복이 심하고 체력 관리를 해줘야 하는 종국성을 생각해보면 의외로 풀타임은 아니라도 반 시즌 이상 1군에서의 좋은 역할을 기대해봐도 될 것 같아요.
겨우내 유격수로서의 연습 소화가 많았는지 심하게 이상한 상황;이 아닌 이상 유격수로서의 수비 소화엔 문제가 없더군요. 종국성도 그렇지만 이현곤도 체력을 관리해줘야 하는 선수이고 말이죠. 아마 그 틈바구니를 메워주는 역할을 톡톡히 담당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야의 짜임 걱정을 했는데 김형철이 어느 정도 해줌으로써 부담없이 종국성과 현곤씌를 쉬게 해주고 안치홍을 주구장창 테스트해보는 기회가 생기는 것도 의외입니다. 아마 시즌 중에도 이런 모습이 자주 나올 성 싶은데... 팀에서 이 두 선수의 지향점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걸 너무 간과했나 보아요. 12일에도 3루에서의 안치홍의 좁은 범위를 김형철이 커버해줬지만, 14일도 마찬가지였어요. 생각보다 3-유간의 김형철-안치홍 호흡이 괜찮습니다.
게다가 2-유 김형철-박진영 호흡도 작년 2군에서도 맞춰봐서 그런지 의외로 괜찮고, 박진영 개인에게도 김형철을 밀어낼 수 있기 전;;;에 발판을 다지기 위한 호재일 수도 있겠죠. (무슨 적과의 동침;도 아니고;;;;) 일단 코칭스탭에게 가장 먼저 어필되는 건 안정성이니까요.
김형철 개인에게는 타격에서도 어느 정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숙제라고 하겠습니다. 박상현 부분에도 썼듯 유틸리티라도 너무 타격이 안되면 엔트리 운용하기 곤란하지요.
12일엔 2루에서 3루로 이동해서 어색한 모습을 보여줬던 안치홍의 3루 수비는, 오늘 경기에서 보고 많이 준비되어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팀에서 어느 포지션에 중점을 두고 키우고 있는지 보이는 거지요.
이 선수가 범위가 아주 넓다거나 3루수로서의 풋워크가 잘 갖춰져 있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어차피 치홍이에게 기대하는 건 그 정도의 엄청난 수비력은 아니죠. 3루수로 세워놔도 부담이 없는 정도라면 오늘 경기는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을 수 있는 수비라고 생각해요.
홈 근처에서 바운드 되어 큰 포물선을 그리는 타구 처리라던가, 핫코너 이름에 걸맞게 나오는 쉽지 않은 바운드 처리, 3루쪽으로 오는 부담스러운 뜬공 등에 생각보다 잘 대처했습니다. 12일엔 그저 의욕 과잉;이라 너무 쉽게 타구에서 눈에 떨어져 있었던 거지요. ^^;
- 반면에 모창민의 3루 수비는 어찌된게 대학 시절부터 변한 게 없네요. -_-;;;;; 3루 강습 타구 하나는 사실 3루수가 걷어냈어야 하는 건데, 글러브에 아예 스치지도 못해서 에러도 아니고 안타를 줘버렸다는.; 그리고 이 수비로 투수를 교체시켰죠. =_= 사실 수비수가 바뀌었어야 하는건데 투수가 바뀜.;
쓰는 김에 더 쓰자면 타격으로도 (많지는 않은 팬들이었지만) 처음 팬들 앞에 나서는 자리에서 인상을 남겼을 것 같습니다.
박현준을 두번 만난 건 불운이었지만^^; 첫 타석에서도 그래도 어떻게든 맞혀보려고 애는 썼던 축이었고(잘 맞지 않은 중견수 정면 뜬공이었지만;) 어지간한 투수의 공은 골라내더라고요. 오히려 연습경기에서 어떻게든 어필하려고 다급했지, 시범경기에선 그렇지만은 않아서 의외였습니다. 예전 고교 때도 그랬듯 무대 체질인건가요. ^^;
시범경기 첫 안타도 정확하게 가운데로 형성되는 안타였고요.
지인도 그러시지만 이상하게 지완이, 치홍이 걱정은 안 드는데;;;; 그게 이상한 느낌은 아닐 듯 해요.
기대치가 높고 충족하려면 멀었기야 한데, 지금 당장은 좀 못하더라도 분명히 언젠간 진보해서 리그에 어필할테니 편안히 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든달까... 무엇보다 '눈'이 살아있으니까. 지완이가 처음 시범경기에서 나타났을 때보다 분명히 미숙하지만 보여줄 시간이 많은 고졸 유망주로서의 장점을 자기가 알아서 잘 활용하겠지요.
최희섭의 몸은 잘 준비되었다고 말씀드렸는데 여전히 소프트웨어는. -_-;
대학 시절에 비해 구속이 오르기야 했지만 변화구 제구로 먹고살던 김준 같은 투수가 공이 몰렸다면 아무리 좌완이라도 여지 없는 거고(후배님의 선배사랑이려니 *-_-*), 그 이후 고효준에겐 늘 보던 그 패턴으로 속았습니다. 2스트라이크 이후 바깥쪽 낮은 코스 떨어지는 공을 하나 보여준 뒤, 몸쪽으로 붙이면 그게 높든 낮든 삼진. ^_ㅜㅜㅜㅜㅜㅜㅜ
그래도 힘 하난 진퉁이지요.
경기장 바람 부는 방향이 좌측이라 좌타자에겐 불리했고 위쪽은 모르겠는데 제가 앉은 자리에서 느끼기로 거의 외야에서 내야쪽으로 부는 바람이었으니까. 그걸 뚫고 나온 비거리가 120m였던 겁니다.
아마 희섭횽 광팬 지완이는 홈런을 보고 덕아웃에서 눈을 반짝반짝 빛냈겠지요. 근데 왜 만루에서 병살 따위나 치는지 모르겠지만. (먼산)
새삼 경기 끝나고 생각해보니 나주환이 경기 후반 대타로 나온 건, 성큰 할배의 도발성 떡밥이었던 것 같습니다. 조감독이 그걸 여지없이 무는 걸 보고 확신한 건데요.;;; 성큰 할배는 전력(全力)으로 상대할 생각이 없었지만 조감독에겐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는 한 수였고, 결국 어느 정도 전력(戰力)이 노출될 빌미를 줬달까.
이현곤 대타에 종국성 대주자에 심지어 종범성 대타 한 수까지 내밀었으니까요.
조감독이 얻고자 했던건 따로 있었고(아마 성큰 할배가 나주환을 내밀었을 때 전력을 다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기는 알았다고 생각해요), 그걸 원하는만큼 얻었다고는 생각합니다.
일단 타이거즈 입장에선 작년 슥흐전 기세가 워낙에 좋지 못했고, 시범경기이지만 올해를 여는 경기이며, 야구에 고픈 팬들이 생각보다 많이 왔어요. 2군급 선수들보다 주전급 선수들이 나올 때에 더욱 많은 환호를 보낸 팬들을 위한 어느 정도의 서비스이기도 했고, 종국성의 플레이만 봐도 선수들도 그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프랜차이즈 스타 종범성은 여전히 중용될 거라는 확신을 팬들에게 심어줬고요.
그렇지만 찝찝한 건 어쩔 수 없네요. ^^;
왜냐하면, 경기 끝나고 숙소까지 뛰어서 가던 슥흐 선수단을 봐버려서요. -_-;;;
정확히 말하면 선수단 전체는 아니고 모모나 박상현 등이 눈에 띄던 걸로 봐서 야수조였던 것 같습니다만.
제가 야구장에서 집이 가까워(걸어서 30분 정도) 야구 끝나면 보통 걸어서 가는 편인데, 천변을 걷다가 다리를 건너고 있는데 먼발치에서 빨간옷 입은 한 떼를 보고 급당황.;
그냥 잠시 천변만 뛰다가 선수단 버스를 타려니 했으나-_- 왜 그들의 행보와 제가 집에 가는 길이 정확히 일치하는 것입니까. -_-;;;;;; 저희 집은 큰길 부터 방향이 달라져서 확인은 못해봤는데요. 큰길까지 구보하듯 계속 뛰어가는게 아마 숙소까지 그대로 갔을 성 싶더군요. 선수단 숙소가 있는 호텔은 백운 로터리 쪽일테니 큰길 따라 쭉 뛰어가면 되거든요.
나주환을 내고 경기 진 것과 연관이 아주 없지는 않을 듯해서 신기하면서도 왠지 마음이 불편했다는 그런 것입니다.
*
경기 후반 이재주가 출루하고 대타로 이현곤이 나온다니 팬들은 엄청난 함성과 환호를 보냈습니다.
심지어 쟂스패로우의 대주자는 종국성이라서 팬들은 또한 뜨거운 환호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현곤에게 한참 환호를 보내던 팬들은 대기 타석에서 몸을 풀던 종범성을 보고 '이현곤! 이현곤!'하다가도 이현곤을 가차없이 버렸습니다.;;;;;;;;;;;;;; 나오지도 않았는데 종범성은 엄청난 환호를 받으셨고 현곤씌는 씹혔습니다.
볼넷으로 출루하는데 출루에 대한 환호보다 아직 대타 예고도 안된 나오려는 타자에 대한 환호가 큰 케이스도 참 드물지 싶은.; (먼산)
**
종범성이 1루 수비로 들어갔습니다.
우측 선상 따라서 1루수와 포수 사이에 파울 플라이가 하나 떴습니다. 보다 1루수쪽에 근접했을 겁니다.
종범성이 전문 1루수가 아니다보니 포수와 1루수의 콜 플레이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해, 그냥 파울로 끝날 뻔 했는데 종범성이 특유의 운동능력으로 간신히 잡아냈습니다. 아웃카운트가 하나 늘어나자 사실 실책성 플레이였는데도 환호가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한켠에선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상훈아, 니가 잡아야~!! 노인네 고생시키지 말고."
...관중이 많은 경기는 이래서 재밌는 것이죠. orz
뒤에서 들려오는 외침에 앞에서 팬 한 마리는 숨 넘어가고 있었다능;
***
뜬금없는 유휘봉 중견수 대수비 출장에 환호. 심장 부여잡고 있다가 휘봉이 보고 또 위안이 됐습니다.
상황이 상황이라 타석에 들어서지 못했지만 그래도 코칭스탭에 어필이 됐다는 거겠죠, 그런 거겠죠?
하위 라운드 유망주라 그렇게 나온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습니다. ㅠㅠㅠㅠ
답글은 이따 밤에 와서 달아요. 밀렸네요. 와하하, ㅠㅠ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