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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기록이란 덧없는 것 - 2010/06/17 05:19
짬을 내어 무등기 3일째 3, 4경기를 보고왔습니다.
어제는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대회에서도 보기 힘든 퀄리티의 대진이 나온 날이어서 안 갈 수가 없었어요.
잠시 다른 일로 땅을 파다가(+오랜만에 두 경기나 봤더니 체력 고갈이라) 이제라도 후기를 간단히 써보려고 협회 가서 기록지를 펼쳐들었는데요.
네번째 경기의 용마고 : 북일고 기록지를 보니 마음이 답답해져서 포스팅 제목을 저렇게 뽑아봤어요.
사진을 몇장 찍긴 했는데 갈수록 게을러져가는 손발 때문에 정리할 시간이 나올지는 모르겠고. 먼저 간단히 후기만 적어볼게요.
성남고 : 진흥고 경기는 3루수의 수비력으로 승패가 갈린 경기였습니다.
제가 봐온 진흥고도 그다지 내야 수비력이 좋은 팀은 못 되어, 3루 같은 경우는 작년에 임병훈이 보던 시절 제외하면 항상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같은 자리였는데요.
진흥은 그런대로 티가 안 나게 선방을 했다면, 성남은 초반에 나온 실책성 플레이에 맥이 탁 풀려버린 걸 수습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3루수를 교체했는데 교체한 직후에 이상한 플레이가 나오기까지 했고요. (안정을 되찾은 뒤에 보니 교체되어 들어갔던 선수는 영 수비가 안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외에 진흥은 고재황(U, 3학년)이라는 작년부터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린 에이스가 있는 반면 성남은 그렇지는 못했다는 느낌이고요.
- 박병호와 김현중으로 시작하는 기억 덕분에 제게 성남고는 왠지 항상 투수력을 빠따로 만회하는 팀 이미지죠.
진흥은 전반적으로 한 베이스 정도 악착같이 더 진루하려는 주루플레이들이 좋았어요.
이번 경기에서는 득점권에 주자가 있으면 적시타를 몰아치긴 했지만 진흥은 누가 뭐래도 도깨비팀이지 타격이 강한 팀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공격력을 만회하는 방법은 주루플레이라고 작년 정도부터 가닥을 잡았던 것 같고, 그런 적극성이 경기 초반 승부를 일찌감치 결정지었죠.
고재황의 살짝 흘러나가면서 떨어지는 변화구와 커브(?)는 상당히 건드리기 힘든 것 같아보입니다. 잠수함 유형이라 큰 상관은 없겠지 싶으면서도, 기교파이지 힘있는 유형은 아니라서 아쉽고...
작년부터도 형님들(우리 기준이라든지 =ㅅ=) 이 삽질할때도 혼자 버티는 사실상의 에이스였고 올해도 고3병 같은 커다란 문제 없이 선방하고 있는듯 합니다. 초반에 정말 많이 흔들렸는데 제법 빨리 안정을 되찾는게 경험이 풍부한 것을 보여주는 듯. 다만 작년의 그 삽질하던 형님들만큼이라도 받쳐주는 투수가 없다는 게 팀에게는 문제죠.;
양승철은 1학년 때부터 체격과 힘을 보고 내심 다듬으면 크게 될 거라고 점찍어놨는데 투수로 발전이 더디다는 글은 전에도 썼고. 1루수로 수비하는 걸 보니 순발력이 조금 떨어지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1루 주자 견제구가 빠졌는데 즉각 대응하질 못해서 그 주자를 3루까지 보냈죠.
6회부터 큰 점수 차이에 투수로 점검차 나왔는데 아예 밸런스를 잡지 못하는 느낌마저(타자들이 파울을 치거나 쓰리볼에서 한 가운데로 넣는 것 외엔 스트라이크가 거의 없는?) 보여서 막막했습니다.
타석에 들어서니 꽉 차는 느낌인 게 위압감도 있고 타격하는 것 자체는 괜찮은 것도 같습니다만, 졸업을 앞둔 지금도 어떤 방향으로든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이미지네요.
이날 나온 선수 중에 몇년전 소체에서 보고 무등기에서 다시 보게 된 것에 저 혼자 추억에 젖게만든 선수가 둘 있는데, 중학에서 이름날리던 선수들이 고교에서 정착하기가 쉽지는 않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성남고 서예일은 경주중 시절 유격수로 센스가 참 좋았던 것 같은데 고교 진학 이후 생각보다 성장하지 못하네요. 지인께서는 파워가 문제라고 하시고 제가 보기에도.
성남고의 중견수 김선균(3학년, 좌타)이 스윙이라든지 발 빠르기 등에서 눈에 들어오더군요.
야수 정면으로 가서 아쉽게 잡힌 타구가 많은데 대체로 직선타로 빠르게 형성되었고 거침없이 스윙을 가져가는게 좋았어요. 나름대로 변수로 기습번트도 시도해보고요. 한 경기로 판단하기엔 이른 감은 있지만 볼을 고르는 타입은 아닌듯... 근데 저는 원래 테이블세터라도 공격적인 타입을 좋아합니다. 취향에 가깝다는;;;
진흥고 김도현은 1학년때 지역경기에서 한번 보고 칭찬했는데 그 이후의 행보엔 불만이 좀 있었는데요. -_-); 잘한다는 소리가 들려도 겨울시즌에 친선대회 같은 곳에서만... 정작 공식 경기;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죠.
그래도 1학년때 빡세다는 광주지역예선에서 그 정도 타격을 할만큼 힘있는 거포 유형이라는 건 결국 어떻게든 티가 나는 모양입니다. 성남고가 양승철의 제구 불안을 틈타 쫓아와도 이미 승부는 기운 상태라고 생각했지만, 여지없이 좌측담장을 넘긴 공은 더위에 지쳐가고 있던 제 눈에도 친 순간 이미 일말의 추격 불안감조차 날리는 홈런이었고요. 결국 경기는 이 3점 홈런으로 8회말 콜드게임으로 막을 내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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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감을 갖고 간 경기는 역시 4경기 용마고 : 북일고였죠.
요 근래 아마야구를 그렇게 많이는 못 봤어도 내심 찍어둔 유망주 정도는 있습니다.
광주지역 학교들이야 많이 봤지만 용마나 북일이나 서울 가서 챙기지 않으면 왠만해서는 못 볼 팀들이라 꼭 보고 싶었어요. ㅎㅎㅎ
북일고의 임규빈(3학년, 투수), 이영재(3학년, 투수)야 워낙 유명하니 더 말씀드릴 것도 없을 듯 하지만 용마고의 배준빈(3학년, 투수)도 널리 이름을 알린 급은 아니라도 개인적으로는 아끼고 있는 선수입니다.
포스팅 제목은 배준빈 관련으로 뽑았는데, 이유인즉슨 기록을 보니 정작 직접 보고 받은 인상 대비 처참하더라고요.
하루에 여러 경기가 펼쳐지는 경우 첫 경기의 흐름이 뒷 경기에도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 경기가 승부치기까지 간 접전으로 시작되었으니, 북일이 명문 강호지만 저는 왠지 용마에게 고전할거라고 생각을 했는데요. 거기에는 용마고 에이스인 배준빈에 대한 기대치도 상당히 작용했습니다. 뭐 예상대로 되더군요.
이 선수가 매스컴 운은 있는지 중계는 꽤 많이 탔는데,
구속이 빠르지 않다보니 별로 입소문은 안 돌았어도 아마 두뇌 피칭을 눈여겨본 분은 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이효봉씨 멘트를 들으면서, 내심 아끼고 있던 선수를 어딘가의 스카우트가 좋게 평가한다는 걸 다행으로 여겼던 적도 있고요.
빠르지 않은 구속이라도 오프스피드 피칭이 가능한 선수이며 코너웍이 가능하고, 특히 몸쪽을 잡아주기 시작하면 피칭의 진가가 나오기 시작하지요.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이 경기의 주심은 몸쪽이 후했습니다. 그리고 본인도 영리하게 바로 캐치했죠.
북일 전반적으로 타격이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은바 있지만, 배준빈을 공략하기 힘들어보였습니다.
실제로 안타는 5개 맞았다고 기록이 나오는데 그중 2개 정도는 에러성 플레이로 인해 내야안타가 주어진 것입니다. 용마로서는 사활을 걸었어야 할 경기인데 선발로 안 나온 걸 보니 컨디션이 좋은 것 같진 않았는데(실제로 제구도 답지 않게 높게 형성되었고 투구수도 100개 이내에서 끊어버렸죠) 그럼에도 꾸역꾸역 막아내는 게...
이상하게 기록된 안타가 저만큼 나왔으니만큼 실제 에러로 문제가 생긴 건 말할 나위가 없겠죠.
용마고 선수들은 의욕도 있고 근성도 있어보였는데, 문제는 1/2학년이 다수고 특히 수비의 핵심에 포진된 선수는 모두 저학년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뜬공이나 땅볼을 잡는건 될지 몰라도, 야구 센스나 실전 경험이 필요한 여타의 플레이는 거의 손발이 맞지 않았어요.
투수가 견제로 주자를 런다운 상황에 몰았는데 주자 몰기가 안되어서 주자 올 세이프(및 3루주자 홈인까지;) 되는 상황을 한 세번은 본 것도 같고. 슬슬 몰다가 다른 주자의 움직임을 유도하여 아웃시키는 플레이같은 고난이도는 더욱 힘들고...
안 그래도 구위가 좋지 않아서 슬슬 유인을 해야하니 풀카운트 승부도 잦은데다가, 겨우 아웃카운트를 유도하려하면 이상하게 주자가 살아나가는 식이라 꼬이더군요. 내야플라이 유도했는데 라이트에 익숙치 않은 내야수가 어리버리하다가 놓치질 않나.. ;ㅁ;
결국 기록상으로는 에이스로서는 초라한 성적만 남았는데 본 사람은 알죠. 그게 아니라는 걸.
류현진 이후로 처음 보는 좌투우타라, 무조건 투수를 해야만 하는게 아닐까 생각했는데(1루나 외야 아니면 갈 데가...) 최근 생각해보면 그것도 아닌 듯 합니다.
투수로 그렇게나 빼어난 두뇌피칭을 하던 배준빈은 중학시절에는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해서 이름을 알렸던 선수이기도 하죠. (물론 저는 모 대회 팜플렛 소개글에서 본 게 고작)
타자로서 본 소감은 가능성 있다입니다.
스윙이 크긴 하지만 팔로 스로를 끝까지 가져가는데다가 한 손을 슬그머니 놓는 동작이 눈에 들어와서 말입니다. (...기술적으로는 공부를 안하니 이걸 설명할 능력이 없...)
고비마다 안타를 기록하며 멀티히트를 친데다가 나가서 주루플레이 하는 것도 좋더군요. 다른 주자 수비하는 틈을 타서 한 베이스 정도 더 가는 센스도 있고.
제일 놀랐던 게 7회초 박헌욱의 좌익수 앞 안타에 2루에서 3루 돌아 홈쇄도를 시도하는 장면이었는데요.
아마야구에서 좌익수가 어깨 좋은 선수가 있는 경우란 없다보니 쇄도는 시도할만 했습니다. 다만 생각보다 짧은 안타였고 송구가 정확하게 가서 아웃 타이밍이었죠. 그런데 미리 길을 막고 있는 포수의 틈을 노려 허벅지를 슬쩍 틀어서 슬라이딩해 들어가는 동작이 3루쪽에 앉아있던 제게 보인 겁니다. =_=
제가 보기에는 그 절묘한 피하는 동작 덕에 태그가 안된 것 같아보였지만, 관중석의 저는 심판보단 한참 멀리 있었으니까요. _-_);;; 결국 아웃 판정되고 이닝 종료가 되었는데요.
아웃인지 아닌지 여부는 이제와서 중요하지는 않고 순간적으로 그런 플레이 하는 센스가 보기는 좋았어요.
다만 타자로서도 투수일 때와 다를 바 없다는 것...
좌투우타의 애매함에 발이 빨라보이진 않았다는 것...;(말그대로 주루플레이는 참 잘하지만)장타력의 여부는 판단이 이르지만 중장거리 유형 같다는 것... 등, 타자로도 빵 터지는 대형 유망주라기엔 좀 애매하긴 하네요. 그래도 타자로서의 입지가 더 나을 것 같기는 해요...
요즘은 만사가 귀찮고 뒷감당이 안되어서 이 정도 붕붕 띄우는 유망주 소개글은 잘 안 쓰는데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쓰고 싶었습니다.
머리가 워낙 좋아보여서 가까이에서 뛰는 걸 보고 더욱 맘에 들었어요. ㅇㅇ
용마고 박헌욱(2학년)은 이전 경기에서 언급한 서예일과 더불어 무등구장에서 열린 소체에서 봤던 선수입니다. 처음 봤던 무등에서 다시 보니 정겹더라고요.
물론 호타준족 혹은 좋은 투수가 될 것 같았던 기대치보다는 성장이 아쉬운 건 서예일과 마찬가지지만 나름대로 타격도 강단있게 하고 볼도 잘 골라내고.(3볼넷!) 중견수 수비도 어리버리하지만 잘 해내고 있고. 차근차근 성장해나가길 빕니다.
용마고 김한솔(2학년, 외야수)도 처음 보는 것 같은데 기억에 남네요.
북일고 송윤준(3학년, 좌완투수)이 하드웨어 대비 아쉬운 점이 적지 않은 투수이긴 해도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선수인데 이 선수 상대로 멀티히트를 기록했으니까요. 이정훈 감독님도 맞아나가는 게 심상찮으니 좌투수를 공략하는 요령이 있다고 생각하셨는지 세번째 타석엔 아예 우완투수 윤형배로 교체하더군요.
우익수로는 거의 전진 수비에 짧은 안타였긴 했으나 그것을 잡아 바로 홈송구로 정확하게 연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포수가 포구만 했다면 아웃되고 어시스트로 기록됐을텐데... 어쨌든 내년을 기대해봐도 되겠지요.
북일은 사실 기대치 대비 경기를 잘 풀어나가진 못했는데요.
송윤준이 원래 제구가 좋은 선수라고는 생각 안했지만 생각보다 더 안 좋아보이는게... 대체로 공이 스트라이크존에서 뜨더라고요. 투구폼이 부드럽게 연결되지 못하는 게 원인인 듯.
땅으로 꽂히는 공도 꽤 있어서 안되는 제구로 고전을 많이 했어요. 용마고 타선이 편차가 매우 큰 편이 아니었으면 근근히 버텨나가기 힘들었을 정도로 불안했습니다. 봄엔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매우 기대하며 보러간 임규빈(3학년, 우완)은 두 타자 상대로 상태 점검하는 선에서만 피칭을 끝냈습니다. 어차피 볼 기회는 더 있으니 짤막하게 본 건 아쉽지는 않습니다만 피칭 내용이 문제군요. 공이 전반적으로 높게 형성되고 스트레이트 볼넷도 기록했을 정도로 제구가 불안했습니다.
점검차원의 등판이니 그렇겠거니 합니다만 날 풀리면 상승할거라고 생각했던 구위도 봄과 비슷하거나 그 아래인 듯?
반면 올초에 매우 불안한 모습을 노출한 이영재(3학년, 좌완)는 제구가 좀 많이 잡힌 것 같네요. 뜬금없이 커브 두 개를 던지며 피칭을 시작하길래 의아했는데 역시 변화구는 그저 점검차원이고(제구도 안 됨;) 직구를 뿌리기 시작하니 요즘 컨디션이 좀 보이는 듯도 했어요. 측면에서 봐도 공끝의 힘도 느껴지고 배준빈의 배트스피드도 따라가지 못하는 듯.
기복이 꽤 있다는 말은 들었으나, 왠지 처음부터 결정적일 때에 잘할 선수로 보였기에 지명 시기를 앞두고 기량을 보이는 게 새삼 놀랍지는 않습니다.
5이닝동안 배준빈의 오프스피드 피칭에 당한; 탓도 있겠지만,
경기 끝나고 나가는 길에 부모님들이 걱정하실 정도로 북일 타선이 전반적으로 침체 상태이긴 한 모양입니다.
유명한 홍성갑도 작년 황사기의 포스는 안 나오고 있는듯 하고, 포수인 최형종도 아쉽고. 지인께서 체크해달라고 하신 오준혁도 썩 상태가 좋아보이진 않네요.
홍성갑은 방망이는 시원하게 돌리긴 하지만 조급한 것 같은 느낌도 있고요.
최형종은 볼넷으로 두번 정도 출루해서 현란한 주루플레이;를 보인 정도만 기억에 남습니다. (포수인데 -_-;;) 오준혁은 상태가 나아보이는 듯도 하지만 역시 조급하기는 비슷.
아참 오준혁의 타격폼과 스윙 궤적은 참 독특하더군요. 보통 배트가 귀 근처에서 나오거나 특이하면 어깨 위에 얹어놓는 정도는 많이 봤는데, 그보다 훨씬 낮고 몸에서 멀리 떨어지게 쥐어요. 스윙 궤적이 특이해질 수밖에...; 그런 폼으로 타격하는 걸 보니 신기하더랍니다.
그래도 북일고 타선이 부진한 와중에도 유인구를 커트해내는 능력은 주축에게는 건재한 걸로 봐서는, 2회전에는 타격 흐름이 상승쪽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진은 정신줄 놓을 일만 없으면 올라갈 겁니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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