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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 넥센 히어로즈 : KIA 타이거즈 시청기  -  2011/04/12 23:06

좋은 얘기로 시작해야 할텐데 우리 정철이 어쩌면 좋습니까...
5점 차이 잘 풀려나가야 할 상황에 올려보냈는데 홈런을 또 맞는게 너무너무 걱정스러워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볼질을 해도 놀리거나 깔 수가 있었는데 이젠 깔 수가 없어. =ㅅ=;

알드리지가 잘한 거긴 하지만 씁쓸해요.
곽이 팬들에게 믿음을 못 주는 선수가 되어가는게.
저만해도 홈런 맞고나서 맞은 건 어쩔 수 없지만 볼질만 하지말자 하고 속으로 되뇌게 되었고요.

생각해보면 강한 멘탈과 유리같은 멘탈에는 그렇게 큰 차이가 있지 않아요. 종잇장 한 장 정도.
어쩐지 한 2년 쉬고(?) 1년 재활하며 기억들이 윤색되어 투지의 상징처럼 되어가는데 사실 팀이 파행으로 치닫고 본인도 한참 힘들 때의 신군도 그렇게 큰 차이는 없었지요. 전 어려운 상황에서 또 홈런 맞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마운드에 주저앉았을 때의 울것 같이 빨개진 얼굴이 지금도 생각나는데.

그렇게 극한으로 밀어붙여질 상황은 어느 순간부터 사라졌으니 기억에서 사라질만도 하련만
가끔 위기에 빠진 투수들을 볼 때마다 그때의 처참함이 비디오 화면처럼 눈앞에서 재생되곤 합니다.
신군도 극복하는데 시간이 꽤 필요했단다. 어쨌든 볼넷까지 주지는 않았잖니. 그러니까 너무 자책하지 말자.
산적같이 생긴 애가 왜 이렇게 여려서 사람 애간장 태우는지 몰라요.


아버지한테 우리가 4월 경기는 안 보는 게 1년치 스트레스 중에 30%는 줄이는 길임, 하고 큰소리를 쳤는데 그게 가능하겠습니까.ㅠㅠ 넥센전 두산전은 직관은 커녕 시청도 제때 안 하는 게 그나마 여유로운 맘으로 갸빠질하는 길이라고 생각하지만 역시 안 보는 게 가능할리가 없고. ㅡㅡ (트레비스가 저한테 큰 용기를 준 듯)

어쨌거나 4월, 넥센과의 경기치고는 아무런 긴장감 없이 흘러간 경기였습니다.
2 : 0에서 허준한테 동점 투런을 맞을때 작년의 데자뷰라도 될까봐 약간의 위기의식은 느꼈는데 생각보다 그게 길어지지 않아서 팬인데도 놀랄 정도였지요.

갤에서는 히라노 켄 타격코치가 켄神이 되었다면서요? ㅋㅋㅋ
솔직히 야구 외의 다른 것에 시간을 투자하기 시작해서 그런지, 다른 선수들은 봐도 모르겠지만 나비 타격자세를 보면서 정말 많은 걸 느꼈습니다.
- 글 쓰고 있는 중에 건열매직 덕분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하는 기사가 뜨면 어떡하냐 인뫄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저도 건열매직 싫어하지 않음 ㅋㅋㅋㅋㅋㅋ

스탠스를 제 눈에까지 띄일 정도로 많이 좁혔으니 위화감을 느낄만도 하련만 밸런스가 좋더라고요. 타격 대기 자세에서 오른 다리 각도 꽤 경쾌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느낌이고, 느린 화면으로 보니 이후 타격으로 넘어갈 때 축이 되는 왼쪽 무릎의 움직임도 상당히 탄력있고 부드러워 보였습니다. 하체 밸런스가 받쳐주면서부터 스윙도 쓸데없는 부분 다 쳐내고 간결해진 것 같고, 역풍을 뚫고 우측 담장을 넘길 때도 좀 먹힌 듯 하면서도 포인트에서는 힘이 실리며 팔로우는 끝까지 가져가는 게 좋았지요. 물론 그게 넘어갈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지만.
사실 프로 와서 적응하는 과정에서 힘에 치중하느라 좀 미묘해진 감은 있는데 은근히 정교한 편이었죠. (물론 하부리그라고 할 수 있는 대학에서 =ㅅ=;;) 타격 자세는 완연히 달라졌지만 그때의 느낌도 좀 나네요.
이순철 해설위원도 나비 타격 자세 관련으로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많이 하시던데 글 쓰고 다시 보기에서 한번 더 돌려보면서 공부를 해보려고 해요. ㅎㅎ

띄워주나 갈구나 나비 being 나비일테니 편안하게 좋은 말을 씁니다.
실금 간 줄 알았을 때엔 트레이너한테 업혀다니면서 아프다고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다녔다더니 오진인 게 밝혀지자마자 걸어다니는 바보 자식. ^_ㅠㅠㅠ
그래도 이래저래 황망했던 지난 주말은 나비 덕분에 웃었습니다... 저 기사는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와서요.


트레비스가 완봉을 했으니 로페즈가 완봉으로 되갚아(?)주며 훗 하고 서로 대등해지는 시나리오를 생각했지만 거기까진 가지 못한 게 아쉬웠죠.
사람이 상태가 너무 좋으면 오히려 완벽함에 이르지는 못한다고 하던데(뭔가 하나씩 실수가 나오고), 2% 정도의 아쉬움과 긴장감은 가지고 있었나 했나봐요.

그간 눈 썩어들어가는 공을 많이 봤는데(저같은 투수 마니아들에겐 참 힘든 경기였죠 그동안은ㅡㅡ) 오늘은 참 공이 너무 좋아서. 8이닝 던지면서 볼넷이 하나뿐인 깔끔한 제구에 경제적인 맞춰잡음까지. 지난 겨울 윈터리그에 안 나갔던 것만으로도 이렇게까지 사람이 달라지나 생각을 많이 했어요. 물론 그 이전 경기부터 했지만.
7회에 좀 흔들릴 법도 하니 로페즈에 대한 신뢰감을 보여주던 내야수비까지, 도대체 위기의식을 느낄 틈이 없었지요.
그때 사실 1루주자 스타트가 상당히 괜찮았다고 생각했기에 2루로 던지는 판단을 하기란 어렵지 않나 생각하고 있었더니, 치홍이가 머리가 아닌 몸이 먼저 움직이듯 지체없이 2루로 공을 던져 주자를 잡아내고 또 선빈이가 그걸 1루로 연결시키는 유기적인 플레이로 병살을 만들어내었습니다. 송구도 좋았습니다. 지난 겨울의 연습량이 눈에 보이더군요. 선수들에게도 딱딱 맞는 플레이라는 느낌이 왔는지 당시 비춰진 얼굴에도 미소가 지나갔지요. :D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지는 장영석의 타구의 3루 땅볼 처리까지. 언제봐도 이범호의 글러브질은 참 좋습니다...

아직은 우리가 맞이했던 최고의 외국인 투수는 그레이싱어라고 생각합니다. ^^;;
무너진 마운드를 혼자 지키다시피하던 그 냉철함과 강인함, 아마 절대 잊지 못할 거예요. 그렇지만 올해 막바지엔 분명히 바뀔거라는 예감이 듭니다. 이런 예감은 입밖으로 내지 않아야할텐데. 그냥 하고 싶어요. =ㅁ=


이범호에 대해서도 약간 첨언하자면,
사실 상대로서 신물나게 겪어왔기에 결정력에 대해서는 별 걱정 없으면서도(골 결정력이 물들까봐 걱정은 했음;) 기대치가 그리 높지는 않았어요. 그 기대치란 정교함에 대한 기대치인데, 솔직히 전 2할 7~8푼의 기대치조차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가끔 절실히 필요할 때 나오는 적시타에 솔로라도 좋으니 뻥뻥 20홈런 정도랄까. 매번 당해왔던 환상적인 내야수비는 거기에 옵션으로 따라오고.

하, 그런데 정교함과 결정력의 상징인 3번 타자가 되시더군요. =_=;;;
일정 경지에 한번 오른 이에 대해서는 별 걱정을 할 필요가 없으며, 뭘 해도 된다는 것을 다시금 느낍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상현도 좀 상태가 심하긴 하지만(사실 많이 심하긴 하지만) 어떻게든 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라인업에서 빠지는 법은 없으니까 어떻게든 극복하겠지 생각을 해요.
못 치는 타자들은 보통 헤드업이 되는데, 이건 헤드업이 아니라 뭘 콕 찝을 수가 없을 정도로 총체적 난국이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난감한 정도이긴 하지만. 아마도 변태 안타 하나가 실마리가 되지 않겠습니까. ㅋㅋㅋ

그리고 변태 안타라니 떠오르는 오늘 용큐의 타구들. ㅋㅋㅋㅋ
그 말도안되는 2루타는 둘째치고, 체공시간이 긴 이상한 땅볼을 날려놓고 힘껏 달려서 1루 세이프로 안타로 기록된 이후 잘 됐다고 특유의 현란한 제스처로 손뼉을 짝 치는데 ㅋㅋㅋㅋㅋ 거기서 손뼉이 나오니?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와요. ㅋㅋㅋ
지금은 나이 및 경력상 타자조에서도 중견급 정도엔 발을 디디고 있는 위치인데, 참 뭘해도 귀엽습니다. 아마 서른 넘어도 이런 생각이 들 듯.;;; 본인이야 수염도 기르고 이런 취급 미치게 싫어하는 것 같지만 어쩌겠니. 그게 더 귀여운 걸.

125m는 될 법한 큼직한 타구가 그린몬스터에 맞고 튕겨나오면서 홈런을 도둑맞은 저메는, 뭐 야구가 다 그런걸 어쩌겠냐며.
대신에 그 뒤에 이상한 야수선택이 나오면서 그게 안타로 기록되었고 득점으로까지 연결되었으니 쌤쌤인 것으로 합시다. ;ㅁ;


후기나 시청기를 이렇게 업된 기분으로 쓰고나면 뒷감당이 안되는데;;;
올해는 늘 겪어오던 기아 야구가 아닌 이상한 야구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으니 제 징크스도 좀 바뀌지 않겠냐능. ㅋㅋㅋ
정 안되면 선발이 김희걸이라니 어쩔 수 없는 셈 쳐야죠. =ㅅ=;;

한 주의 시작이 산뜻합니다. 크게 바라는 건 없고 마지막까지도 산뜻했으면 좋겠습니다.


2011/04/12 23:06 2011/04/12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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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준완 | 2011/04/14 17:1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역시나...이채은양의 징크스는 황신 징크스 만큼이나 대단하다는...

    • 채니 | 2011/04/14 21:13 | PERMALINK | EDIT/DEL

      어제는 글 안 쓰고 건너뛰었더니 지금 경기는 좀 나아진 것 같기도 하고 =_=;;;
      저는 팬질 하지 말아야 할까봐요.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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