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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하는 기분 - 2011/09/17 23:58
안 좋은 글 밀어내고 뭐라도 하나 써놔야 할 것 같아서 써봅니다.
용큐의 결혼 발표가 있었습니다.
누구와 교제하고 있다거나 하는 건 알 길이 없었지만 어쨌든 선수로서는 결혼 적령기였(거나 이미 지났)으므로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상대가 연예인이라는 게 좀 떨떠름하긴 했는데,
하나씨가 싫다거나 하는건 아니고(파목을 앞부분뿐이긴 해도 재밌게 봐서 오히려 이미지가 좋음;) 어쩌면 마음의 준비를 해야하는지도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큐의 나이가 빨리 들어서 주장이 되기만을 바라던 글들 보면서 선수인데 나이 들면 어쩌란 말인가, 하면서 픽 웃던 게 엊그제 같고... 저도 주장이 되기만을 바라왔는데 이제는 정말로 영원을 믿지 않게 되었나 봅니다.
광주에서 신접 살림을 차린다고 하니 마음은 좀 놓이긴 하네요.
...용큐 까치발 딛고 결혼해야하는거 아니냐능. 하나씨가 키가 크던데.... =_=a
개인적으로 다른 것보다 눈에 띄던건, 큐가 주례를 유남호 전 감독님께 맡긴다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렇죠.
막 홍-님 귀향 프로젝트에 딸려 왔을 때 절박한 마음에 열심히 노력한 것이 컸겠지만, 그 근거가 무엇이었건 유남호 감독님께서 대수비 대주자로나마 꾸준히 기용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용큐는 없었을지도 모르니까요.
지금에 와서는 워낙 전임후임 감독들의 단점이 극명했기에 무색무미무취처럼 묻혀가는 감은 있지만 유남호 감독님도 감독님이셨던 시절 꽤 까였더라죠.
그래도 누군가에겐, 그것도 우리의 희망인 용큐에겐 은사님으로 남아있는 걸 보니 한가닥의 훈훈함 정도는 든달까. 다행스럽기도 하고.
기대했다가 실망하고,
실망했다가 분노로 바뀌고,
몇년간 반복되는 질곡 속에서
앞으로는 차라리 모든 감독들과 조금 일찍 이별하기를 바라게 됩니다.
야구를 생방송으로 볼 마음의 여유조차도 없어서 얼마전에야 오랜만에 중계를 보았는데요.
어두운 정도가 아니라 그림자가 내려앉아 찌들어있는 양햄과 치홍이 얼굴, 잊어버리고 싶은데도 매번 감독님들 임기 말기마다 보게되어 기억들이 연쇄반응으로 되살아나게 만드는 그런 얼굴 표정을 보고 너무나 마음이 아팠으면서도...
- 양햄은 개인적으로 안 풀리고, 안되고,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얽혀 슬럼프인 게 더 크다는 건 알고 있어요. 지금의 레임덕 분위기가 전부 원인은 아니지만 예전 생각이 나게 만드는 건 비슷해서 덧붙여 써봤습니다.
그래도 지금의 감독님도 누군가에게나마 은사로 남을 수 있었으면 그나마 다행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올해는 제 시즌...이랄것도 없었고,
어쨌든 경기는 몇 경기 남았고 선수들에게는 끝나지 않은 시즌이지만 슬슬 마감하는 느낌이 들어서 허허로워집니다.
사실 요즘은 내가 왜 야구를 좋아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안팎으로.
그래도 식지만은 않기를 바라지만 또 모르겠습니다.
야구 말고도 만사에 재미가 없어지는데,
차라리 취미생활에 눈돌릴 여유도 없이 인생이 재미지다는 증거였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