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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치기 중  -  2011/07/18 23:19

모의지명을 앞두고 휴가를 받아 벼락치기를 시작했습니다.

귀차니즘에 글을 한 줄도 안 썼지만 그간 경기를 아예 안 본정도는 아니긴 해도(어쩌다보니 전라권보다 충청권 경기를 더 봤다는....=ㅁ= 우윳빛깔 청주고!), 그래도 글을 쓰는 것과 안 쓰는 것은 제 안에서 정리되는 차원이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씁니다.

동국대 : 인하대
연세대 : 성균관대 일부,
영남대 : 경성대를 일부 보고 왔습니다.

맡은 팀이 표면적으로는 어쨌든 빌리 빈 스타일의 야구를 지향하는 팀이라 의무감에 대학 경기를 보러가긴 했으나, 확실한 선수가 없는 올해의 대학 야구를 이 더위에 보는 건 심적 대미지가 좀 있군요.
내년부터는 김준환 감독님이고 뭐고 원광대를 좋아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한 게 엊그제인데 원광대는 평균적으로 여전히 괜찮은 팀이었어요. 단언할 수 있습니다. ^_ㅠ (물론 현재의 4학년들이 졸업하면 마음이 어찌될지는 여전히 알 수 없음)

좌완이 풍작인 날이었으나 보고난 전망은 그다지 밝지는 않습니다.

동국대의 좌완투수 노성호(4학년)의 피칭은 제가 올해 본 중에서는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9회를 버텼으니까.
제구는 여전히 날리는데 오히려 어떻게든 꾸역꾸역 버텨나가고 난 뒤엔 제구가 좀 나아지더라고요. =ㅅ=a 제구가 나쁜 것 치고는 신기하게도 밸런스고 뭐고 없는 유형은 아닌데(그래서 제구를 잡아나가기 쉽지 않을것 같아 전망을 밝게보지 않는 분들이 많음), 그런 중에도 저같은 문외한이 보기에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는 힘 배분하는 법의 오류 같은게 있나보죠. 상체로 피칭하는 유형이라든지.
공을 한 100개쯤 던져야 몸이 풀리는건 아닐까 농담하기는 했습니다만...;;
제구가 안 좋고 피해다니는 것 같은 와중에도 예전부터 몸쪽 공은 나름대로 잘 쓰는 편이라는 것은 비슷한 유형의 투수들 대비 장점이라고 할 만 합니다. 오늘도 그 몸쪽 공으로 버텨나갔고요.
다만 아무리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서라고 할지라도 구위가 떨어진 게 이미 확연한 상황에서 아웃 카운트를 하나 놔두고 투수를 교체하지 않았던 것은 패착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가 저번 타석에서부터 정확한 타이밍에 맞혀나간 타자 김민욱(2학년)이었으며 득점권에 주자가 있었다는걸 감안하면 더더욱.

다만 그 김민욱이 홈 쇄도하는 주자를 태그해서 잡아내지 못한 포수 신민철에 대한 문책성 교체로 들어온 선수였으며, 그 교체가 결과적으로는 전략적인 실수였다는 것 또한 의심할 나위가 없습니다.
저학년 포수라고 다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배터리간에 손발이 안 맞는다거나 소위 패대기성 공에 대한 포구가 좋지 않다거나 하는게 제 눈에도 티가 나더라고요.
특히 인하대는 연속해서 잠수함 투수가 나왔으며(박민호-윤강민) 박민호는 떨어지는 공을 활용하는 유형이었기에, 포일(혹은 폭투)이 주자를 3루에 놔둔 상황에서 나와서 점수를 허용하는 등. 나중엔 힘이 떨어진 선발투수 박민호가 선택할 수 있는 구질의 폭을 줄이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결국 10회 승부치기에서도 포수 수비의 미비함이 동국대가 2점을 뽑는데도 영향을 끼쳤는데, 인하대로서는 김민욱의 동점타 덕에 연장까지 갔다는 게 그나마 위안일 듯.

박민호는 예전에 보기로는 얼굴 빼면 인상에 남지 않는 투수였으나 오랜만에 보니 상당히 좋은 투수 티가 났습니다. 동국대 타선이 좋다고는 할 수 없어도 그렇다고 나쁘다고 할 수준도 아닌데 3실점으로 틀어막았고, 수비 에러 및 포일만 아니었어도 더욱 실점을 줄일 수 있었다는 점을 보면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립을 감추고 나오는게 헷갈릴만 하긴 했고 슬라이더가 괜찮기도 했으며 무엇보다 좋은 건 견제.
2루 견제도 수준급, 1루 견제도 수준급. 마치 좌완투수가 견제하듯이 주자가 죽어나가;;;서.
처음엔 별 생각없이 보다가 세번째 견제사를 잡아내는 시점에서 좀 뜯어보니 피칭할 듯한 폼에서 1루 견제로 전환하는 게 재빠르고 무리가 없어 리드하던 주자들이 조금만 주의력이 흐려져도 속기 딱 좋아보이긴 했습니다만, 언젠가 다시 한번 견제하는 걸 봐야 판단이 설 듯.

지구력이 아주 좋은 건 아닌지 힘이 떨어진 느낌인데도 감독이 차마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뒤에나온 윤강민(3학년)을 보니 알겠던 게. 몸이 상당히 불은 듯? 손영민도 그렇더니 사이드암이 살이 찌는 게 트렌드인가요.
저학년때는 공끝이 괜찮아 보였는데 좀 평범해진듯도 합니다. 체격 보고 놀란 이후로는 인상이 흐릿하네요.

인하대 타선에 관한한 기대치가 사라진 지는 이미 수년 되었는데, 오랜만에 보니 민찬희(2학년)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맞혀나가는 재주도 있고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나 판단력도 좋군요. 폭투로 볼이 빠진 상황에서 과감하게 1루에서 3루까지 파고드는 주루 플레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승부치기까지 가는 긴 경기 끝에 주의력이라고는 요만큼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로 다음 경기 돌입.

연세대와 성균관대 경기는 불볕더위와 함께 하는 양팀 선발의 살인적인 인터벌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유신고 정태승은 기억하는데 정태승이 구위로 자신감 있게 찍어누르는 투수가 아니었고 인터벌이 그닥 짧지는 않았다는 걸 잊고 있었다는게 뼈아프군요. =ㅅ=

아마도 성균관대가 나성범을 염두에 두고 좌완 공략하는 것만 준비해왔는지 초반엔 연세대 김병승(3학년)을 제대로 공략하진 못했는데요. 인터벌과 공을 던지는 타이밍 등을 조정해가며 완급조절로 버티는 투수였던 이상 한 타순 이상 돌아가는 시점까지 버티기는 힘들었고 어쨌든 나성범이 나오기는 나올 거라는 점에서 성공할 수밖에 없는 전략이긴 했죠.
...두 팀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이 보는 입장에서는 경기 진행 속도가 더딘 것에 숨이 넘어가서 문제일 뿐.

까기는 까야겠는데 어떻게 써야 적당히 상처입히지 않을 수준으로 깔 수 있을것인가.
자신할 수가 없군요. =ㅅ=
- 하도 방치해서 어차피 보는 눈도 없는 블로그가 되었건만.

확실한 건 정태승(4학년)은 고등학교 때 보던 패기는 없네요.
유신고 감독님이나 성균관대 감독님이나 지도하는 스타일 자체는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당시엔 있던 패기가 지금은 왜 없을까염.
적어도 투구 중간에 있는 멈추는 동작이 현재의 그에겐 맞아보이지 않는다는 건 알겠습니다. 그런 폼을 선택한 이유 자체는 이해할 수 있어도요.

나성범(4학년)은...
까놓고 말해서 모 스카우트의 잘못되고 안일한 선택이 얘 인생을 혼돈으로 몰아넣었는데요.
- 연세대 진학이 확정된 상태였습니다. 형이 연세대를 간 것 자체가 나성범이 연세대를 간다는 예고편이었고요.
그때의 스카우트의 선택이 몰고온 비극과 사태의 심각성을 당사자가 알게된 이후 솔직히 최고가 되는것만 생각하며 던져온 투수로서는 의욕이 한풀 꺾였어도 하등 이상하지 않다 싶습니다. 연세대라는 팀이 결코 선수들에게 좋은 팀은 아니라, 이 친구가 투수로서 성장하기 위해 고민하고 선택한 길도 결코 현명한 건 아니었다는 걸 차치하고서도요.
그리고 예전부터 생각한 거지만 포수를 좀 타는 선수일 것 같습니다.
그런 쪽에 대한 적응도는 본인도 좀 키울 필요가 있죠. 프로에서는 형과 맞추지 못할 거라는 건 모두가 알고있는 사실이니까.

이성곤(2학년)의 야수로서의 기본기와 판단력은 심각한 수준.
이순철 위원이 말은 그렇게 해도 아들을 사랑하는건 알겠지만 사실 선수로서는 아직 먼 것도 사실이기는 합니다. 최재원이 졸업하면 내심 유격수 행을 노리고 있을텐데... 소속팀에 뭘 바라느니 아버지가 작심하고 입에 단내나도록 굴리는 게 낫지 않을까요.

손형준(4학년)은 그간 정기 연고전에서의 활약을 생각하면 빅게임에서도 주눅들지 않을 타자라고 생각해서 내심 기대하고 있던 선수인데요.
오히려 중견수라는 수비 포지션이 생겨서 그런가요... 타격에서의 매력이 죽은것 같네요. 오늘만 그런것이었으면 좋겠지만. 수비에서의 부담을 줄이고 좀더 타격에 집중하는게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튼 연세대가 잘하지 못할 거라는 건 새삼스럽지 않은 사실인데, 성균관대도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은 그다지. 상대한 투수가 나성범이 아닌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을 보면 이 팀도 좀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보고 싶은것만 보고 나오느라(+그리고 힘들어서) 2~3이닝 정도만 보고 길게 보지는 않았는데 오늘 본 경기 중에는 영남대와 경성대의 경기가 아기자기하니 즐거웠습니다.
요즘은 확실히 성적이 평준화되면서부터 지방대들이 다듬어지지 않은 매력이 있어 더 재밌더군요.


시꺼멓게 탔으며, 목은 새빨갛게 익었습니다.
볼 일 있다고 거짓말 하고 겨우겨우 시간을 내서 올라왔는데 볼 일이라는게 어디 바닷가로 놀러간 것을 확신하게 만드는 상태네요. ;ㅁ; (차라리 바다가 낫지 아마야구 보러갔다고는 입이 찢어져도 말할 수 없음...) 어찌 뒷수습할지 심란한데 내일도 어딘가로 경기를 보러갑니다....

2011/07/18 23:19 2011/07/18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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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도루팡 | 2011/07/24 17:0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수고하셨습니다. 방전된 체력은 다 보충하셨는지 궁금하네요 ㅎㅎㅎㅎ 저는 올해 모의지명 3라운드 찍고 패스할 작정입니다. 좀 도와주십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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