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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지 마세요. 피부를 생각하세요. - 2010/03/28 00:06
시즌 일정 처음 나왔을 때부터 제 불만은 왜 개막전이 홈이 아닌지.
이미 해가 지났고 이제와서 별로 내세울 것도 없는게 작년 우승입니다만 원래 전년도 상위권 팀 홈에서 시즌을 개막하는 게 아니었느냔 말이죠.
알아봤더니 재작년 순위를 기준으로 개막전을 배분했다고 하는데.
제가 알기로 원래 제도가 그랬던 것 같지는 않아요. (어차피 하위권에서 맴돌았기 때문에 윗공기라든지 세상 돌아가는 물정을 모르는 것입니까-_-)
죽어도 광주 무등구장 따위엔 개막전을 주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잠실 사랑하시는 기아 몇몇 선수들, 그리고 잠실이 제2의 홈이라고 가끔 게시판에서 주장하시는 몇몇 팬분들께는 대단히 미안한 말입니다만 그 초라해빠진 구장이나마 광주가 홈입죠. 그러니까 우린 광주 개막전을 따낼 권리가 있었다 이 말입니다.
잠실이 2층을 넘어가는 대형구장이기 때문에 함성이 더 높고 넓고 우렁차게 울려퍼지는 장점은 있겠습니다만 관중 함성소리가 경기 승패에 얼마나 큰 영향 끼치나요.
관중의 드높은 환호에 힘을 내서 경기력이 향상될 수 있었다는 둥, 잠실가면 힘이 난다는 둥, 그런 강한 근성을 보이는 발언따위 넣어두세요. 그래서 우리 선수님들은 지난 몇년간 잠실가서 그 우렁찬 환호 받으면서 8486 찍으셨나요? 훗.
관중 함성소리 따위가 승패를 좌우하는 게 아니라 경기는 초공격인지 말공격인지 여부가 더 중요합니다. 잠실에서 기아팬 관중 비율이 70%를 넘어가든 말든지 말공격을 하지 않는한 경기 승률과는 상관 없다 이겁니다. 즉, 한국시리즈 같은 특수 상황이 아니고서야 두산이 미쳤다고 말공격을 양보하지 않는한 잠실은 원정구장인거죠.
아무리 봐도 조삼모사 행정.
개막전을 잠실에서 하든 광주에서 하든, 어차피 잠실에서 치를 수 있는 경기 숫자와 광주에서 치를 수 있는 경기 숫자는 바뀌지 않을 것인데 뭘 바라고 저런 짓을 했는지.
wbc 배당금을 횡령한 kbo님께서 개막전엔 만원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3만명 가까운 구장을 채우고 싶었다거나 혹은 광주구장 신축을 촉구하기 위해서 개막전을 잠실로 옮겼다거나 하는 고차원적인 전략을 쓰셨을리는 없으니, 그딴 소리는 귓등으로도 듣고 싶지도 않고요.
어쨌든 처음부터 마뜩치 않았던 개막전은 예상대로 졌습니다.
'예상대로'...
야구팬 된 이래 기아가 개막전에서 승리한 꼴을 본 기억이 없고 우승 씩이나 하신 작년도 예외는 아니었으니 이게 대략 몇년째인지 모르겠습니다.
고로 kbo가 개막전을 원정으로 배분했다고 욕할 상황도 아닌 것입니다만 저는 화풀이를 할 대상이 굉장히 필요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현 사회에 불고있는 수도권 중심주의와 지방 분권주의에 대한 고찰과 함께, 수도권 개막전(이라고 쓰고 3만명과 함께하는 개막전이라고 읽는)의 서울 공화국의 굳건함 및 신자유주의적 감각의 전면드래프트가 초래하는 수도권 명문고로의 지방 유망주 이동과 지방 야구부의 공동화, 수도권 야구 명문고의 자립형 사립고화(신일고가 자립형 사립고가 되었다지요? :D) 등 야구를 통해 사회 전반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만.
귀찮습니다. 기력이 딸립니다. 실은 머리가 딸립니다.
- 근데 반농담삼아 썼지만 사회의 보수화, 어설픈 신자유주의화에 대해서 경각심을 갖게되는 건 사실입니다.
로페즈의 6점 실점보다도 참 그 후의 경기 흐름이 여러모로 뒷목이 뻐근하더군요.
6점 실점한 선발투수라도 믿고 길게 끌고 간 덕에 붙잡을 수 있었던 찬스(더욱 자세히 말하자면 투수 교체에서의 우위랄까요)가 어찌나 허무하게 산산히 부서져 흩날리던지.
진야곱이 내려가자마자 기세와 흐름이 뚝 끊긴다는 건 여전히 자력으로 찬스를 생산할 능력이 없다는 얘기잖아요? -_-
6 : 3으로 지는 상황에서 좌타자를 편안히 상대해보자꾸나 하고 낸 용운이 이 놈은 이성열 헬멧이나 맞히면서 TV중계 보던 1인에게 오늘 게시판은 시끄럽겠군 하고 예감하게 만들었고. 그리고 그 뒤로는 으하하;
누굴 원망해야할지 경기 흐름을 보면서 얼마 있지도 않은 머리숱을 쥐어 뜯다가 TV를 껐습니다. 그리고 성인회원으로 가입한 덕에 몇 분 후에 8 : 3으로 졌다는 문자를 받았고요.
역시 나름 평온하게 살았지만 야구 시즌 개막과 동시에 홧병이 도진다는 걸 깨달은 걸로 오늘의 수확은 끝이랄지. 그래도 TV를 끈 시점에서 더욱 실점하는 모냥빠진 경기내용을 끝까지 안 봐서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어요.
- 알아보니 정규방송 및 뉴스속보 관계로 중계도 중단되었던 것 같군요. 뜬금없지만 천안호 침몰로 실종되신 분들의 무사귀환을 바랍니다.
저는 안타/홈런수 시즌 보존의 법칙-_-을 믿는데요.
이를테면 한 명의 타자가 한 시즌 동안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갯수가 20개라면 그 20개는 시범경기과 정식경기 통합 20개라는 것입니다.
어쩐지 종범성이 너무나 홈런을 많이 치신다 했어요. =_=
곤조 홈런도 기대치 대비 -3 정도는 합시다. =_=
짱어주장은 작년에 이어 20타수 무안타에 첫 안타를 홈런으로 기록하는 식의 흐름이 올해도 가능할 성 싶어서 스윙을 보고있는게 두려웠습니다. (시범경기에 안타 하나 칠때마다 두렵더니만 역시 -_-)
나비의 까방권은 한국시리즈 끝나는 날 자정에 이미 소멸되었으니, 올해도 끊임없이 함평 이야기와 함께 녀석의 매 타석을 구경하게 될 듯 하여요. 방송사들이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 홈런 영상 따위를 밥먹듯이 틀면서 팬들을 교란하려고 해도 저는 흔들리지 않을테야요. 저는 의연하고 강인한 갸빠니까요. -_-)v
치홍이는 별 걱정 안했는데 역시 좋네요. 그렇지만 작년에도 개막과 함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으니 아직은 기대하지 않으렵니다. 또한 형님들/선배님들 까이는데 혼자만 예외라는 건 야구는 팀 운동이라는 기본정신에 위배되는 것입죠. 암요.
올해는 가망없는 경기를 볼때 TV를 끝까지 붙들고 있지 말자는 교훈을 첫 경기부터 얻었습니다.
스트레스 받으며 보지 마세요. 피부를 생각하세요. (화장품 브랜드 스킨푸드 CF)
HD 화면에 비치는 덕아웃을 보니 그 잔인한 HD 카메라에도 양햄 피부가 살아남는 걸 보고 이를 질끈 깨물어서 이런 이야기 하는 게 아닙니다. -_-
팬들은 음주를 부르는 야구에 스트레스에 홧병 도져서 피부/건강/항문(...)이 모두 안녕하지 못한데 자기 혼자만 안녕하면 좋지 않습니다요. 그렇지요?
아, 전 뭘 믿고 일전에 그리 희망찬 글을 썼던것일까요.
야구의 신(혹은 마운드의 신)이 저에게 염화미소를 보낸 날이었으나 알고보니 그 미소는 낚시질이었나 봅니다.
내일도 야구 보려니 벌써부터 정신이 안드로메다 은하를 향해 날아가는 것 같습니다만 야빠된 죄가 무언지.
그래도 작년보다는 덜 연패하겠지, 하고 부질없는 기대를 품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