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 스토브리그 - 2009/11/02 00:44
종범성은 되지도 않는 언플이라고 생각했고,
대진성은 FA 자격을 얻는 것 때문에 서로 밀고 당기기라고 생각했으며,
나름대로 쿨하게 생각하며 마음의 준비를 했으나 시끌시끌한 스토브리그입니다. ㅋㅋㅋ
스나가 FA 선언했네요.
뭐, 매몰찬 건지는 모르겠는데 선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한 2년전부터 했던 것 같습니다.
FA 선언 안한다고 했던건 알고 있는데요. 위기의식을 안 느낄 수는 없어서.
팀 분위기에 대해서는 밝고 희망적인 이야기만 쓰고자 생각해왔지만,
내가 응원하는 팀은 네버랜드고 엘리시온이며 천국이라고 생각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안 좋은 얘기를 쓰느니 좋은 쪽을 부각시켜서 쓰려고 했을 뿐이죠. 그리고 그게 타이거즈팬으로서 맘고생 덜하고 살아남는 길이기도 했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으나 불행의 씨앗은 누가 뭐래도 '최희섭의 귀환'일 겁니다.
- 누구든 원망할 생각은 없습니다. 사건의 선후관계가 그렇다는 거죠.
1회 wbc 이후 귀향 선수들을 위해 2년간 우리나라 리그에서 뛸 수 없는 조건을 무효화 하는 특례 조항이 생겼고, 그중에서도 외국에 나간 선수들을 선지명했던 전례가 있는 롯데와 기아에게 우선지명권이 주어졌습니다.
기아의 우산 지명 대상자는 김병현과 최희섭.
기아는 김병현을 잡고 싶은 생각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누가 뭐래도 특례 대상자 중에 최대어인데요. 당시 강철오빠가 의사타진을 위해 외국에 파견되었을 정도니까.
다만 BK는 한국에 돌아올 생각이 아예 없었고, 기아는 한국에 올 가능성이 좀더 높고 타선의 모자란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최희섭을 선택하게 됩니다. 아니... 선택이 강제된 것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그 최희섭은 2007년 시즌 초중반쯤에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게 되지요.
최희섭이 1루수인 장성호와 포지션이 겹쳤다는 게 불행의 시작...
본디 몸상태가 좋지도 않아서 현대 시절에도 지명으로 뛰었던 서튼의 무릎을 아작내고 선수 생명을 앗아간 무등구장의 외야. (저는 아직도 서튼에게 미안합니다...)
최희섭 같은 거구가 외야로 뛴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팀 타선은 이재주를 주전 라인업에 넣었을만큼 허약했고 어쨌든 장성호는 외야수로 뛴 전적이 있었습니다. 수비 센스로 2000년 올림픽에서 희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는 했을 망정.;
당시의 코칭스탭에게 지명 자리를 비워줄 수 있는 결단력(=즉, 이재주 포기)은 없었다보니, 결국 장성호에게 양해를 구한 뒤 스나가 외야수로 나가게 됩니다.
양해를 구했고 받아들여졌는데 아무리 그렇다 해도 불만이 없었을리는 없었을 겁니다.
어떻게 보면 최희섭에게 밀리고 이재주에게 밀린 것이나 다름 없는 거라서.
그 2007년, 스나는 많은 걸 잃어버렸죠.
선수 본인이 가장 자랑스러워했던 연속 3할 기록도 9년 연속에 그치며 두자릿수 해 문턱에서 좌절되어 버렸고.
- 이때의 상처에서는 회복 못하고 있는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가끔 해보곤 합니다....
손목 부상 등이 고질화된 시점이 이 시기.
올해는 최고이지만 최희섭의 작년 시즌 성적이 그다지 좋은 편도 아니었고요.
단순히 보는 입장에서도 굴러온 돌과 박힌 돌 이야기를 생각 안할 수가 없었지요.
솔직히 말해서 코칭스탭들과의 데면데면함 못지 않게 이런 부분들 때문에 최희섭에게 더 서운했었습니다... 최희섭의 어깨에 달린 게 단순히 개인 성적과 팀 성적만이 아니어서.
그래서 다른 무엇보다도 장성호와 최희섭이 얼굴 마주하고 웃는 모습들이 간간히 눈에 띄면 기뻤고요. ㅎㅎㅎ;;;
서정환 경질에 대비해서(+견제 차원) 구단에서는 2007년 여름 조범현을 포수 인스트럭터로 초빙했고 결국 그가 감독이 됩니다.
아시다시피 노장들의 희생과 헌신을 강조하는 감독인데 그런 그와 스나와의 얽히고 섥힌 부분이 생길 줄은.
참 예상치도 못하게 불거져 나온 일이지요.
올해 주장이 감독 선임으로 짱어주장으로 바뀐 것이 갈등 표출의 시발점이었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올해의 장성호는 부상 문제로 스프링캠프를 잘 소화하지 못한 상태로 시즌에 임했고,
그 결과 작년에도 표면으로 드러난 성적에 비해서 실적이 좋지는 못했으나 올해는 더욱 좋지 않은 시즌이 되고 말지요. 타격폼 변화를 시도했다가 결국 그조차도 이루지 못했고... 상처뿐인 시즌이었달까.
감독은 노장의 반열에 접어드는 그에게서 헌신하는 모습을 기대했으나 그 부분에서 더욱 갈등이 커지고 말았죠.
...차라리 과거의 일이라 그런지 최희섭과 관련된 앞부분은 덤덤히 쓸 수 있었는데 이 부분은 현재진행형이라 덤덤하게 쓰기가 쉽지 않습니다만.
어쨌거나 애초부터 켜켜이 쌓여있는 갈등에 감독 역시 일조를 한 셈이지요.
스나 역시 상처 입은 자존심에 좋지 않은 성적만도 힘든데, 플래툰 조치나 2군 강등 등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고.
대타 출장 등으로 FA 조건을 채워준 것이나 한국시리즈에서 두어번 3번타자로 기용된 것 등으로는 해소하기 힘들어보이는 갈등의 골.
갑갑합니다.
FA 선언을 한 이상 어떤 식으로든 좋게 끝날 일이 아니라.
우선협상기간에 협상이 된다해도 앙금이 남을 것이고, 타팀 유니폼을 입는다면 그 모습을 보고있기 힘들테고.
신청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지만 그것이 작금의 충격을 덜어주는 건 아니군요.
종국성이 감독 요청으로 1년 정도는 더 유니폼을 입을 것 같은게 그나마 위안이 되네요.
아, 그리고.
신용운 귀환의 시기가 다가오면서 이야기가 많이 나오다보니 예민한 문제를 건드리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작년~올해 정도에 팬이 되신 분들이 많다보니 신군빠들은 나름대로 홍보;;에 여념이 없습니다.
어차피 내년 시즌이 닥쳐오면 다 아실 선수이긴 해도, 또 만에 하나 못할지도 모른다는 노파심도 있고. _-_;; 이왕이면 어려운 시절에 제일 많이 고생한 녀석을 알고 아껴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크고.
반쯤은 과장을 섞어서 홍보를 하더라도 그에 전혀 부끄럽지 않을 선수라는 자신감도 있겠고. ㅋ
그렇더라도 영민이가 올해 부쩍 성장하고 고생 많이 했다는 건 진실이지요.
올 시즌에도 가끔 웃으면서 이야기하곤 했는데 굳이 19번은 신용운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은 마음은 적어도 저는 없어요. 영민이가 이강철과도 더 비슷하기도 하고.
고로 둘이서 알아서 잘 정리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걸로 서로 상처받을 일 없게 19번 영구결번 했으면 얼마나 좋아. =ㅅ=;
토요일에 감기 증상 때문에 병원에 갔습니다.
개인사정상 광주 한국병원이 제 지정 병원 비슷하게 되어 간 거지만 아시다시피 한국병원은 타이거즈 지정 병원입죠.
토요일임에도 사람들이 많아서 진료를 받고 수납을 위해서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감기에 들떠 멍한 와중에도 우연히 우리 트레이너님의 유니폼 바지를 보고 말았지 뭡니까.
트레이너님을 알아보고나니 옆에 있는 선수의 얼굴이 자연스럽게 시선이 갔는데 김형철이더라고요.
무릎 통증 때문에 재활 중이라더니 얼굴이 참 초췌했습니다. 재활이 힘들긴 힘든가봐요.
얼른 나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서....
도촬을 했는데 -_-; 망할 수전증 때문에 심령사진이 되었습니다.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