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또 울고

이야기/진지함 | 2009/10/24 19:17 | 채니

울면서 블로그 열고 또 줄줄줄 울면서 글 쓰고 있는 저는 바ㅋ보ㅋ

그동안은 좋은 경기 뒤에, 아름다운 밤이라던가... 이 맛에 야구팬 한다던가...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오늘은 그냥 대책없이 눈물만 나오는 저녁입니다.

5회까지만 해도 신용운 냅다 까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자기 밥그릇 찾아먹지도 못한 그 바보는 내년에 와서 V11 준비하라고 하고 오늘은 그냥 마냥 울지요.
하긴 저도 예매까지 해놓고 야구장을 못 갔으니 바보는 맞죠. 그것도 심지어 두 자리 연석 성공했었는데.

뭔가 써야 하는데 아무 생각 안 들고요.

그냥 어제만 해도 열라 화가 났는데요.
아까 조갈량이 김성근 감독한테 가서 악수하고 서로 바라보던 거 보면서 또 줄줄줄 울면서
"우리는 이렇게 친할 수도 있는 사이였는데 그동안 왜 그랬어"
하고 그간 언론에서 사제지간 운운하는 게 제일 싫었던 주제에 또 쳐울고...
채병용은 또 왜 울어서 심금을 울리나 하고 있었는데

갸갤에서 그동안 서로 싸우면서 빡치게 만들었던 소위 솩충이들이 와서
지완이 우는 거 보면서 같이 울었다고, 서로 내년에 다시 만나자 하네요.
그나마 남았던 앙금마저 녹아내렸습니다. 댓글은 안 썼지만 또 울면서 읽었던 갸빠 하나 여기 추가입니다.

서로 솔직하게 인정하면 다 됐을 것을 참 힘들었죠.
그렇다고 내년에 안 싸울 것도 아니고 진짜 찌질이들은 자기 반성도 안 했지만,
암튼 타사모 생각하면 우리도 할 말은 없으니까.

이런 날은 내용은 중요하지 않고(삽질했어도 깔 수도 없고)
서로 참 열심히 했고 최선을 다했다, 하나면 충분하지 않나 싶습니다.

별 하나에 종범성
별 하나에 종국성
별 하나에 대진성
별 하나에 김상진 김상진...

그리고 저는 언덕배기에 썼던 욕지거리들... 부끄러워하며 흙으로 덮어버립니다. ㅎㅎㅎ
(이 시가 이런 데에 이런 의미로 쓰일 시가 아닌데 말입니다;;;)


이제는 드디어 한을 승화시키고 새로이 시작할 수 있겠다는 느낌입니다.
지겨웠던 꼬리표, KIA로 바뀐 뒤에 우승한 적이 없다는 것... 그게 팬들에게만 무거웠을 리는 없을테니까요.
내년은 또 힘든 한 해를 예감하고 있지만 그래도 오늘은 마음껏 울어보렵니다.

이렇게 울 수 있을 때가 행복해요.

몇 주간 정말 아무것도 못했던 걸 울음으로 승화시키고, 저는 이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 참, 진리의 리얼李방. 그간 지인과의 단관 등으로 항상 다른 데에서 보다가 이번에 7차전 6회쯤에 처음으로 아프리카 들어갔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아프리카로, 것도 리얼리 방으로 봐야하는 것입니까. ;ㅁ;

2009/10/24 19:17 2009/10/24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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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09/10/2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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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니 2009/10/24 20:32

      건너가서 댓글 달았습니다.
      정말 힘든 코시였어요... 피가 바작바작 마르는.
      그래서 이 순간에도 눈물이 나나봐요. ㅠㅠㅠ

  2. Profane 2009/10/24 20:42

    아 정말 아직도 실감이 안되네요

    V10 티랑 모자나 나왔으면 좋겠네요 예쁘게 말이죠

    캐감동입니다.

    조감독도 우승 9번만하고 그만뒀으면 좋겠네요

    • 채니 2009/10/24 20:52

      이번 챔피언 티셔츠는 정규리그 우승 티셔츠보다 더 예쁘게 나온 것 같아요.
      시간+총알 걱정 때문에 7차전을 못 갔는데 그때 아낀 돈으로 티셔츠나 사라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ㅋㅋ 모자는 잘 못봤지만 하얀 색인 것 같던데 판매할 걸 기대하고 있습니다.

      9년만에 9번 우승하면 큰일나는걸까요. ㅎㅎ;; V10, V10 하도 외쳐대서 이제 V11을 외치게 된다는 게 실감이 안 나네요.

  3. 비밀방문자 2009/10/2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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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니 2009/10/24 21:24

      승리의 직관 축하드립니다.
      저 안 그래도 춤 사진 보고있어요. ㅋㅋㅋㅋㅋ

      ...오그라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까 우승한 순간에도 안 웃었는데 이거 뭡니까. ㅋㅋㅋㅋㅋ
      어우. 춤선생님 불러와야할 듯.

  4. 비밀방문자 2009/10/24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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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니 2009/10/26 17:55

      에휴, 추위에 고생하셔서 감기가. ㅠㅠㅠ
      그래도 그 감기기운을 어느 정도 날려버릴 정도로 통쾌한 7차전이었어요.

      전 웃음보다도 거의 눈물밖에 안 나더라고요. 웃은 건 한참 뒤에 댄스 사진 보면서부터. ㅎㅎ;; 예전 생각들이 났던 것도 아닌데 왜.;
      전 울다웃다 정신이 없어서 그런지 아직도 일상에 돌아오려면 멀었습니다. ㅠㅠㅠ

      항상 지켜봐주시는 분들이 저에겐 기쁨이었습니다. 덕분에 팬질도 즐겁게 했고요. 저도 감사드립니다. >_<

  5. 2009/10/24 23:22

    5회말에 찬스 무산되는거 보고 아 졌다 싶어서... 티비끄고 혼자 땅파다가 우승에 대한 기대는 접어버리니 맘 편해지더라구요 ㅎㅎ 야구 끝났나 싶어 스코어만 확인하려고 틀었더니 8회말 5:5 전 그때부터 울었네요... 역전당해 진다 해도 점수 따라온거 너무 자랑스러워서 ㅠ,ㅜ
    그나저나 이젠 무슨 재미로 살아갈지 ㅠ,ㅜ

    • 채니 2009/10/26 17:58

      저도 3 : 1에서 더 따라가지 못한채 이닝 종료되는 걸 보고 어느정도 희망을 버렸는데 5 : 1로 끝나는 걸 보면서 TV를 껐답니다.
      그리고 컴퓨터를 틀고 버릇대로 문자중계를 딱 켰더니 나비 홈런이었습니다.; 바로 아프리카 들어가고 난리 났습니다.

      힘들거라고 생각했는데도 따라온 게 자랑스러웠는데 전 그때 워낙 승패에 집착하고만 있었나봐요. ㅎㅎㅎ;; 내내 긴장하고 있다가 끝나자마자 줄줄줄 울고.

      저도 시즌이 끝났다는 게 실감이 안 나요. 무슨 재미로 살까요. ㅠㅠ

  6. 고등어자반 2009/10/24 23:35

    채니님의 '까는 포스팅 하면 담경기 이긴다' 는 징크스는 명불허전입니다... 어제 포스팅보고 오늘 승리를 예감했어요...^^

    전 아무한테도 말안하고 혼자 가면 이깁니다... 이건 좀 슬픈 징크스라서 대진성 100승이나 코시 7차전 같은 데나 써먹는 게 맞을 듯 해요. 남용하지 않을래요..

    아름다운 밤입니다. 로느님만 엠뷔피 되셨으면 완벽했을텐데 기자놈들 로느님 심기를 어지럽히고 ㅠㅠㅠㅠ

    나비 오늘 삼진이 없어서 ㅋㅋㅋ 전 칠 줄 알고 끝내기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면 결과론이죠? ㅎㅎㅎ 막판에 엔트리에 들어간 경환옹의 3루타까지 해서(득점은 못하셨지만, 경기분위기를 완전히 바꾼 안타였지요.) 그냥 올해 기아는 모든 것이 완벽하구나 싶었습니다.

    전 이길 줄 알아서, 끝내기 홈런보고도 안울었지만, 선수들이 너무 많이 울어서...........

    꿈결같네요. 그런데 현실이네요. 축하드립니다, V10!

    • 채니 2009/10/26 18:11

      ㅎㅎㅎ 그러고보니 까면 적어도 하루는 간다는 게 먹혔네요. 근데 쓸 때는 그런 의도는 아니었답니다. 전에 물 떠놓는 징크스도 그랬지만 의식하지 않은 사이에 조건을 달성해야 더 효력이 있는 모양입니다.;;

      야구장 가서 떠드는 게 일과인 저라서 그 징크스 참 슬프네요. ㅠㅠ 정말정말 중요할 때 외엔 안 쓰시는 게 좋겠습니다. 야구장을 혼자 가셔야 한다니.;

      나비가 극적인 순간의 주인공이라서 좋기는 한데 로느님 참 섭섭하신 게 느껴져서 슬픕니다. ㅠㅠㅠㅠ 이대로 화내면서 팀을 떠나는 일만은 없었으면 좋겠는데요. 흙흙.

      치홍이한테도 그랬지만 나비가 언제 홈런칠 거라는 기대는 했는데 한번은 쳤으니 두번은 안 칠 줄 알았죠. 무서운 녀석. ㅎㅎㅎ 그러고보면 원래 나비는 참 무섭게 야구하는 선수였는데 우리팀 와서 너무 개그 캐릭터가 되어버렸어요. 내년엔 야구도 예전처럼 카리스마있게 해주길. ;ㅁ; (그래도 나까맛;)

      올해는 참 여러모로 하늘이 웃어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비마다 항상 운과 분위기가 따랐죠. 말씀하신 경환옹의 3루타까지도요. 힘든 코시였지만 이런 해가 또 있었나 싶습니다.

      전 지금도 안 믿어져요. 앞으로 V11을 외쳐야 한다뇨. ㅎㅎ
      그저 어려운 목표 달성해준 선수단에게 고마울 뿐. 저도 축하합니다. ^^

  7. 아오이 2009/10/24 23:56

    우승이에요 채니님 ㅠㅜ
    제가 초등학교 때 마지막 우승하고 세월이 이렇게 흘렀네요 ㅠㅜ 그 때만해도 당연히 이기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 그 다음번의 승리를 볼때까지 이렇게 많은 시간이 걸릴꺼라고 생각못했어요 ㅎㅎ우승이라는 거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다시는 안돌아오는데 거짓말 하고 있는거라고 생각한 저의 앞에 다시 나타난 대진성,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의 호투, 늘 뒤에 계시는 블링블링 강철오빠, 어리숙한 선수들 잘 이끌어주시고 해결해주신 종범신, 그리고...모진소리 다 들어가며 앞장서서 궂은일 해주시고 밤비 타이거즈 뭉치게 해주신 사랑하는 종국성, 욕만 배터지게 먹었지만 늘 그자리에서 웃어주는 우리 스나... 기대에는 못미쳤지만 제사랑 석민이 ㅠㅜ우리 이쁜 기주, 제 맘속의 엠브이피 우리 막둥이 찌롱이 ㅎㅎ 멋지게 재기한 최희섭, 기아의 굴러들어온 보물 김상현, 유격수자리에서 늘 안정감을 준 광고니 ㅋㅋ허세부려서 깠지만 우리팀 유일한 국대타자 용규, 부서질듯한 몸으로 홈런에 안타에 수비에 도루에 펄펄 날으시는 원섭동무, 넌 센스라곤 없다고 까지만 배만보면 웃음나는 로또 나지완, 포수부문 귀여움 일위 짱어주장...사랑하는 투수들, 야수들..잘생겨서 괜히 나까지 으쓱하게 해주셨던 김상진투수, 못생겼지만 제맘을 아릿하게 하는 돌아올 신군...아 너무 벅차네요..........................................................................................
    .........................................................................................................................................................근데 저는 왜 눈물이 안날까염 ㅠㅜ

    • 채니 2009/10/26 18:17

      저는 예전엔 그냥 해태가 일상에 있었을 뿐인 광주 아이였는데요.
      일상 속의 해태는 항상 야구를 잘했고 자주 우승하던 팀이라서 팬이 되고부터는 그렇게나 인고의 시간을 거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제가 팬이 되어서 이런가보다 생각도 했는데. ㅋㅋ
      해태 시절부터 지켜봐온 분들은 오죽하실까 싶기도 해요.
      그러면서도 한켠으론 팀 재건하기 참 어려울 것 같아서 금세 우승이 찾아올거라는 기대는 안했는데 또 생각보다는 빨리 찾아왔네요.

      우리 선수들 생각하면 진짜 마음 한켠이 시큰거리면서 웃음도 나고 그렇습니다. ㅎㅎㅎ 한 사람 한 사람 뭐라고 표현을 해주고 싶었는데 아오이님이 대신해주셨네요. ㅠㅠ 제 마음과도 그리 다르시지 않아요.
      그래도 언젠간 저도 써보고 싶다고 꼭 다짐해봅니다.
      앞으로 챔피언시리즈를 감안하더라도 야구 없이 버텨야 할 시간이 근 몇 개월이나 되니 그때 꼭 써봐야겠어요.

      저도 왜 그렇게 펑펑 울었는지, 그때 울었던 것도 현실감이 없습니다.;
      기뻐하고 좋아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른 것 아니겠어요. ㅎㅎㅎ 편하게 생각해보아요.

  8. 비밀방문자 2009/10/25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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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니 2009/10/26 18:25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에요. 징크스일 뿐입니다.
      지인께서도 요번을 계기로 징크스 모두 버리셨다고 했는데, 저도 리얼리방 징크스와 블로그와 관련된 몇몇 징크스들만 제외하면 모두 버리려고요. 석민이 경기 같은건 보면 안된다는 징크스 따위는, 이젠 안녕입니다. ㅋㅋ

      엊그제 글을 길게 안 써서 그렇지, 저한테도 석민이 용큐 나비는 이미 가루가 됐었죠. ㅎㅎㅎ 원섭씌가 공 지켜보는 것도 맘에 안 든다고 하면서; 정말 몇몇 제외하면 다들 깠는데.;;

      7차전 감상이 저와 다를 게 없으십니다. ㅋㅋㅋㅋㅋㅋ
      역시 우리 팬들은 모두 한 마음입니다.

      진짜 눈물나는 순간들이었어요. 지금도 가슴이 찡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 나가사키 가시는 게 부럽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 재밌게 보고 오시길 빕니다.
      선수들도 일본에 있는 호랑이팬들 실망스럽지 않게 좋은 경기 보여주길.

  9. quilt 2009/10/25 02:34

    아, 슬픕니다. 티비 앞에서 아파트가 떠나가라 광란의 도가니탕에서 반신욕을 하고 있었어야 하는 그 시각에 저는 부득이 학원에 있어야 했습니다. 나가는 그 순간까지 고민을 거듭했으나, 토요일만 하는 수업이라 안 갈 수도 없고. 경기가 어찌 돌아가고 있는지 소식을 모르니 수업을 귀로 듣는지 코로 듣는지. 타이거즈팬이 된 이후로 한국시리즈 우승 장면을 놓친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네, 아마 평생 후회로 남겠지요. 그럴 겁니다. 아, 그러게 어제 우승을 했어야지, 석민이 네 이놈!

    진짜 이제 뭔가 역사의 한 챕터가 정리된 느낌이에요. 2001년(맞나요)이 아니라, 바로 이 해 2009년부터 기아 타이거즈가 다시 시작된 듯한 그런 느낌. 정규리그 1위는 기실 거저 얻은 행운 같은 느낌이었는데, 한국시리즈 우승으로써 우리가 "최강기아"라 불릴 자격이 있는 팀이었음을 증명해냈습니다. 놀랍게도 우린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팀이었어요. 음핫핫, 후로꾸가 아니었다고요! 선수들도 이 한층 확고해진 자신감으로 이제부터 12년 동안 끊어졌던 타이거즈 "왕조(dynasty)"를 다시 이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주길 바랍니다.

    상진님, 저 대신 잘 지켜보셨나요. 돌아가시 전 전망대에 올라가 잠실운동장을 가리키며 그러셨지요."저곳이 내가 한국시리즈에서 승리를 거둔 곳"이라고. V9의 마지막 승리를 장식하신 바로 그 그라운드에서 우리가 12년 만에 해냈습니다. 당신이 떠난 그 자리에서 우리가 이겼습니다. 당신의 이름이 올려진 기사를 읽을 때마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흐르는 눈물을 굳이 훔치지 않았습니다. 아까 종범신이 용규를 껴안고 흐느끼는 것을 보고도 그저 덤덤했는데, 지금 다시 12년 전 마지막 우승과 함께 우리 앞에서 영원히 사라진 당신의 이름을 다시 불러보는 이 순간, 저는 도저히 눈가를 미친 듯이 흐리는 그 무엇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아, 깃발을 흔들며 아이처럼 좋아하시던 대진님 곁에 당신이 있어야 했는데. 왜 신은 우리에게 당신과의 시간을 이리도 박하게 허락하셨는지. 당신에게 삶의 이유이고 자랑이었던 타이거즈의 마운드 위에서 더는 당신을 볼 수 없지만, 이제 조금은 더 떳떳하게 그리고 더 자랑스럽게 당신의 이름을 추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켜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제는 V11입니다. 하늘나라에서도 함께 응원해주세요.

    기대하지 않은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에요. 개인적으로 스스로의 불찰 탓에 이래저래 좀 뒤숭숭했는데, 한결 가뿐한 마음으로 앞만 보고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끓는점 10도씨의 순도 99.9후로 양은 성분을 자랑하는 극렬냄비 갸빠지만(근데 또 타이거즈나 되니깐 이런 드러운 승질머리 다 받아주고 있는 듯싶기도. 너한테 고마워해야 하니. 헐) 그리고 내년은 네놈의 토사곽란-유체이탈-신경쇠약 직전의 시즌 일일이 챙겨볼 수 없을 테지만, 처음부터 타이거즈의 팬이었던 것 다시 자랑스럽게 해줘서 고맙다. 졸업선물로 V11 해줘!

    휴.. 글이 길어졌네요. 채니님, 이번 시즌 즐거웠어요. 흥분 잘하는 P모 씨 싸다구 후려치는 나노두께 냄비팬으로서 채니님의 그 솔직함과 뜨거움에 낚여 예까지 왔다는. 흐흐. 내년엔 자주 오기 힘들겠지만(그래야 졸업합니다. 흑), 틈틈이 타이거즈 화상들 찧고 까불고 정신줄 놓고 뭐 가끔 야구도 하는 모습 구경하러 들를게요. 내년에도 성불하자고요. 헐. V11!

    • 채니 2009/10/26 18:44

      에휴, quilt님처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었던 분들. ㅠㅠ
      방송으로라도 그 영광과 광란;을 생방으로 볼 수 있었던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는 분 있으시면 문자라도 부탁하시지. ㅠㅠ 저도 정 야구가 고플땐 그렇게 했는데요.

      그치만 앞으로도 우승할 나날이 남아있는데; 좋게 생각해보아요.
      가능하다면 6차전에서 우승할 수 있었으면 저도 지금까지 현실에서 못 헤어나올 일은 없었을텐데ㅠㅠ(일단 다시 석민이 까고) 주말에 뒷풀이하고 며칠째 녹초가 되어서 멍하게 살고 있습니다. _-_

      2001년이 팀 인수 첫해가 맞지요.
      근데 그간의 타이거즈를 좋아하고 해태를 너무나도 투영하다못해 기아를 부정하는(입만 열면 해태의 근성 이야기를 하시는;) 몇몇 팬들에게 서운했음에도 저도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타이거즈를 이어야 했다는 게 부담스러웠던 이상, 완전해질 수는 없었던 것 같아요.
      내년이 되면 또 맘고생이 있겠지만 약체팀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자위해야 하는 일 같은건... 해태와 기아, 그리고 그 팬층이 왠지 분리되는 느낌 같은건 없어질테니까요. 그것만으로도 지금이 또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 우리 괜찮은 팀이었어요. 기대하던 것 이상으로요.

      언론을 통해서 여러 모습을 접했음에도 김상진 선수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는데, 요즘은 잘 모르면서도 손바닥 안에 잡혀올 것 같이 느껴진답니다. 한국시리즈가 시작할 때부터 생각해왔고 후반으로 가까워올수록 신도 아닌 그분께 기도를 해서 그런지.
      우승하고 디씨에 갸코횽님의 김상진 선수 추모짤이 올라왔는데 그걸 보고도 다시금 펑펑 울어버렸습니다. 우승한 호랑이가 몸에 11번 해태 유니폼을 대어보는 장면이거든요.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날 정도네요.

      어쩌면 제가 좋아하는 77년생 라인에 속하셨을지도 모르는데 운명이 그렇게 짧은 시간만을 허락했다는 게 아쉽지만, 그래도 정말 앞으로는 덜 아프게 추억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상으로 돌아간다고 해놓고 아직도 허우적대고 있는데 이제 저도 정신 차리고 일상으로 돌아가야겠지요. 뜨겁게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보렵니다.
      흥분 잘하기로는 사실 저도 남말할 처지가 못 되고; 그 흔적이 블로그에 고스란히 남아있는데, 공감해주시고 같이 호흡해주시는 분이 있다는 게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또 팬질을 시작하면서 얻은 기쁨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작은 창을 통해서도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게 아니라는 점도 깨닫고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ㅎㅎ

      내년에도 즐겁게 팬생활 하면서 또 한켠으로는 성불도 많이 하겠죠. 다음은 V11입니다!

  10. minguinue 2009/10/27 09:02

    모자랄 것도 더할 것도 없이
    충분히.충분히
    행복했네요.

    충분히 행복함 만끽하고 이제야 여기.들어왔어요.
    한참..늦었죠..
    저... 5 6 7차전 다 다녀왔거든요..
    어떻게..
    표현을 할 수 있겠어요.
    그냥.내맘이 느낀 그대로 갖고 있는 게 정답이라는
    생각이 드네요.그리고 아마 쓰지 않아도..
    우리는 다~~한 마음이겠죠??

    아!근데 혹시 전화번호는 작년 그대로이신가요??
    저 우승하고 나름 친구들과 조촐하게 축하파티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
    채니님 생각이 정말 많이! 나더라고요.
    딱 한 번밖에 뵌 적도 없고..그런데도..같이 막 축하하고 싶고..그런 제 맘이..참..재밌었어요.^ ^

    타이거즈가 이길 때나 질 때나...딱 생각이 나요.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는 건..이런 건가요??
    ㅎㅎㅎㅎ

    저...역시나 소심해서..문자를 쓰고 지우고 댓번을..그러다가
    시간이 자정을 훌쩍 넘겼길래
    맘 속으로 문자 쐈어요..ㅎㅎㅎ
    암튼...당분간은 무조건 행복하기만 하기로 했어요...

    • 채니 2009/10/28 01:45

      와, 직관하셨으니 그 후유증이 오래가셨을만 합니다. ㅎㅎㅎ
      저도 뒷부분은 거의 TV로만 봤는데도 후유증에 거의 몸살을 앓았네요. 몸도 아프기도 했지만 일상으로 돌아오질 못해서. ㅎㅎㅎ

      저도 우승 순간에 대해서는 야구 장면 하나하나를 열심히 해부해가며 볼 이유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대체 뭘 쓰는게 더 이상했어요. 그냥 기뻤다는 한 마디면 모두에게 충분했을 듯 합니다.

      전화번호는 그대로예요. 당분간 바꿀 예정이 아예 없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전화번호부를 또 한번 날렸습니다. 흙흙흙ㅠㅠㅠㅠ
      어느날 밤에 무슨 짓을 했는지 야구 관련 지인 분들 번호가 왠일인지 몽땅 날아가서. ㅠㅠㅠㅠ
      저를 마구 쳐주시고 나중에 문자 한통이라도 남겨주세요. ㅠㅠ 혹시라도 호랑이가족한마당을 오신다거나 한다면.

      쏘신 문자는 받은 것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ㅋㅋ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면 이럴 수 있죠. 저도 이해해요. 그리고 그게 기쁘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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