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팅 이후 생각들  -  2009/10/13 01:06

어제는 아침부터 신경이 곤두서있었습니다.
며칠전부터 몇 가지 조건으로 조사를 해서 저희 집에서 떨어져 있는 '회선이 좋다는 곳'(혹시나 제가 또 티켓팅을 할 일이 생길지 모르니 양해 부탁드려요ㅠㅠ)을 향해 일찌감치 출발...
제 동생이 미리 뀌띔해준 조건의 컴퓨터가 있었는데 의외로 그 조건 맞춘 PC방이 없어서 적당히 타협을 했어야 했습니다.
모 PC방에서 저한테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CPU, 그래픽 카드는 거의 조건을 갖추지만 램이 쿼드 코어라뇨 ㅠㅠㅠㅠ 보통은 듀얼 코어를 많이들 쓰시고 대부분의 PC방이 다 비슷할 거예요. 온라인 게임 돌리는 데는 그 정도면 되고..."

제 동생님이 IT 업계에 있어서 조건이 좀 높으십니다. =ㅅ=
(동생님인 이유는, 이 독한 분이 무려 1차전 지정석 '가 구역'을 성공하신 용자이기 때문입니다... 근데 한 장밖에 예매 못해서 자긴 못 갈 것 같다고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어쨌든 티켓팅이 뭔지, 고작 지마켓 따윌 띄우는데 어지간한 신작 온라인 게임이 요구하는 사양보다 훨씬 높은 사양까지 물어보러 다녔어야 했던거죠.

우여곡절 끝에 그 동네에서 최근에 생긴 PC방 중 하나에 적당히 타협해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제일 먼저 컴퓨터 시계를 윈도 서버와 동기화를 하고 (이거 중요) 1/2차전 창도 일찌감치 띄워놓았고.
PC방 가면 문제인 게 저는 손이 작아서 작은 마우스를 골라서 쓰거든요. 그런데 PC방은 남자들이 많이 가는 데라 제가 쓰는 것 같은 소형 마우스는 없고 다 큰 걸 써요. 그래서 그 큰 마우스를 손에 쥐고 그립감-_- 체크에 마우스 감도에 적응하는 시간까지 필요하고.

웃기시죠. -_- 근데 이 GR을 피시방에서 30분을 하고 있었습니다.
블로그에 글 쓴 것도 제 상황을 보고하는 의도도 있지만 키보드 및 마우스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기다릴 겸 해서 한 짓이에요.


상황 보니 다들 생각하는 건 비슷해서,
상당수 분들이 한 사람이 티켓팅할 수 있는 최대 장수인 4인 1조로 티켓팅 팀을 짜고...
다들 집이 아닌 PC방을 물색하셨고 이 정도 각오는 하셨더라고요.


이렇게 각오를 하고 앉아서 1시 50분부터 지마켓 창을 부단히 체크하고, 1시 59분부터 자리 선택 버튼을 광클릭하면서 30분 넘게 피를 말렸습니다. 그때 신경을 너무나 집중해서 저녁 내내 아무 생각없이 멍했고 지금도 일찌감치 잠을 자다가 일어나서 깨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그렇게 열성을 가지고 도전한 사람 중에 실패한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다는 게 말이 되는건지.
1시 59분부터 광클한 사람들 중에서도 일반석조차 실패한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저도 아마 지마켓 티켓팅이 일단 선택만 하면 구매결정 전까지 자리 킵이 되는 시스템이 아니면 실패했을 겁니다...) 무등구장은 작았고 또 표가 많이 안 풀렸어요.

소문이 도는 게 팬들에게 풀린 표가 4000여장 정도밖에 안되는 것 같은데,
그게 1시 59분 땡하고부터 1차전 자리선택 버튼을 광클한 사람들 중에 일반석이 3700장 이상 풀려있는 걸 본 사람이 없어서 나오는 대략적인 통계치입니다. 지인은 지정석에 도전하시고 제가 맡은 게 1차전 일반석이었는데 촉망중이라 기억은 정확하지 않지만 저도 3600장 남짓밖에 못 본 것 같아요.

미리 글을 썼듯 빠지는 표가 많을 거라고 생각은 했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지정석에 남는 자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일반인들이 예매로 구할 수 있었던 게 '가구역' '라구역'에 불과했다는 게 말이 되나요.
그 좁디좁은 지정석에서 1층 하단 사이드 구역 외엔 이미 다 표가 빼돌려졌거나 몇몇 장은 현장 예매로 돌려졌던 겁니다.

가구역 성공한 제 동생이 용자인 게, 그나마 기아쪽 사이드인 가구역은 몇 장 풀리지도 않았죠.
지정석 성공했다는 분 보면 라구역이 많습니다. 그것도 몇백장 되지도 않고요.


표가 미리 빠지는 시스템에 대해서는 알고 있습니다.
일단 저는 광주신세계, 광주은행 등에 지인이 있었는데요.
아마 광주신세계 쪽에서도 홍보팀 정도(?) 외엔 티켓의 존재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 자체가 없었고
광주은행에서도... 기아타이거즈가 거래하는 지점을 알게되었는데 그 지점에도 표가 안 나왔다고 합니다.
나름 유명한 기업들에도 진짜 고위층에게만 몇 장 선물로 간 거죠.

그래서 솔직히 좀 안심했었는데요. ㅎㅎㅎ
하도 오랜만의 가을잔치라 광주 권역 내의 유망 기업들 외에도 표 돌리고 빠질 구석이 한둘이 아니었던 겁니다.


선수들은 미리부터 가족들을 위해서 표를 구입합니다.
굳이 루트를 만들자면 지인의 지인을 통해서라도 못 만들 것도 없었지만 신세를 지고 싶지 않아서 말았는데...(당연히 저 따위가 아닌 친지들이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제가 잠시 생각을 못한 게 그때 표를 구매하는 게 선수들 뿐일리가 없잖아요. ㅠㅠㅠㅠ
아마 제가 극렬하게 증오하는 마케팅팀 같이 쓸모없는 인간들(이것들은 군산에서도 문의에 대해서 답변을 제대로 못해서 제 화를 돋구고)도 분명히 일찌감치 이딴 광클 할 것 없이 표를 구매했을 거예요. 그렇죠?
기자들도 본인들 외엔 표를 구매해야 한다고 하는데... 아마 그분들이 표를 구매하는 절차도 일반인들과 같았을 거라는 생각은 안 듭니다. 페넌트레이스에서야 그냥 일반인들과 같이 매표소에서 구매하시겠지만 중요한 경기니까 적용 기준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내부 직원과 같았지 않을까.

그리고 KIA 직원들에게 내부 구매 등으로 빠진 표도, 상상 이상의 규모인 것 같고.
지역 주요 사회인야구단에도 우선 구매의 기회가 주어졌던 것 같고,
관공서 큰 어르신들은 공권력이 있으시니까 표 못 구하셨을 리가 없고,
지마켓에서 유니폼 판매에 끼워파는 표... 야구장 프로포즈 이벤트에 빠지는 표 등이 있었고,
역시 지역 유소년 야구팀에게도 이미 단체표가 갔습니다. 광주만 신경써야 하나요, 여수 순천 화순, 군산이나 전주 애들도 야구를 봐야지. (사실 유스 팀 챙기는 거엔 전혀 불만 없습니다)

시스템은 아는데 이래저래 미리 표가 빠져나갈 가능성을 조합해보니 1만 3천석 정도인 무등구장에서, 이미 아주 관대한 마음으로 적게 잡아도 반절 이상은 없어진거죠.
누가보기엔 우스울 정도로 미친 짓하며 광클할 정도로 야구를 보길 원하는 사람들이 못 구했을 정도인데, 1년에 야구장 너댓번 가면서 야구를 좋아하시는 정도의 일반팬들은 어떻겠습니까. 며칠 전에 아는 오빠가 (야구에 미쳐있기로는 지인들 사이에 유명한) 저한테 표 어떻게 구하냐고 문의하셨을 정도면 말 다했죠....

두산에서도 대략 비슷한 시스템에 연간권(?) 갖고 계신 분들께 우선 구매의 기회가 주어졌다는 걸로 알고 있고,
그래서 1층 지정석은 일반에 개방되기 전에 이미 다 매진되었습니다.
그런데 거기는 3만석이라... 비슷한 규모로 일을 저질러도 일반에게 돌아가는 표가 많아요.

결론은 티켓팅 들어가기 직전에 떨리는 마음으로 글을 썼듯
광태 ㅅㅂㄻ. 구단 직원들 ㅅㅂㄻ

티켓팅 성공했는데도 몇 시간 동안 멍해서 돌아다녔을 정도로 심적으로 지치고 힘들었어요.

박광태 개생퀴가 시구를 원하는 걸로 아는데,
정 시구 하고 싶으면 너도 광클해서 표 구해라 하고 싶을 정도로 빡돔.
지가 저지른 죄과가 무슨 현상을 초래하고 있는지 짐작이라도 할 리가 없으니까. (어차피 이렇게 했어도 주변 잡것들이 일 하지 박광태가 손에 물이라도 한방울 묻힐 리가 없지만)

마케팅팀도 일일체험으로 광클 했어야 했다고 진심으로 생각했습니다.
그것들이 팬들의 마음을 전혀 모르는 게 틀림없는데(알면 팬들한테 삿대질하나요. 맨날 오는 그 얼굴이 그 얼굴일 타사모 쓰레기들 처리도 안하고 손 놓고 있나요) 팬들 마음과 열정의 일만분에 일이라도 헤아리려면 광클 좀 해보고 표 못 구해봐야 알겠지 싶어서요.

지들이 예매로 90%(허이구... 이리저리 빠진 표 제외하고 남은 쪼가리 중에 90%겠지)의 표를 풀었으며 이렇게 표 일찍 나갈지 몰랐다는 KBO와 구단 직원들도 당연히 광클 ㄱㄱ.
지금 야구가 어느 정도의 위상인지,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이걸로 어느 정도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전혀 짐작도 못하는 게 역력해서 진심으로 화가 났습니다. 말로만 롯데와 기아가 살아야 어쩌고하면서 팬 숫자를 의식하는 척 하지 실제로는 말하면서도 그게 뭔지 모르잖아요. 그렇죠?


역시 대한민국에서는 학연지연인맥... 그런 것도 없으면 나가 죽어야죠.
속상하고 속상했습니다. 관계자 아니면 바닥에서 구르는 시스템이 말이나 되나요. 팬이 주인이라면서요.


아마 플옵 추이에 따라 6, 7차전 예매에 뛰어들게 될 것 같은데 예매만으로도 너무나 지쳐서...
사실 가서 앉는 자리는 아무래도 좋을 정돕니다. ㅠㅠㅠㅠㅠㅠ

지쳤는데 오늘따라 왜 이리 암울한 소식도 많고. ㅠㅠㅠㅠㅠㅠ
우리 홍대리... ㅠㅠㅠㅠㅠㅠ
홈구장이 광주만 아니었어도 그 지경으로 선수 생활을 힘들게 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 우리 홍대리.. ㅠㅠㅠㅠ
선수 생활 내내 복도 지지리도 없어서 이제야 부상을 딛고 돌아와 한국 시리즈 처음 참가인데...
제가 좋아하는 모지리들-_-;;은 그래도 목전에서 미끄러진 것은 아니지만 이건... ㅠㅠㅠ


코시 1차전 전까진 계속 울적할 듯.


죄송하지만 두어시간 자고 일어난 지금도 기운이 하나도 없어서, 댓글들 다 읽었지만 울분을 토하는 것 외엔 답글을 달 기력도 없어요. 내일 답글 쓸게요.....


2009/10/13 01:06 2009/10/13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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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팬no5 | 2009/10/13 02:4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채니님의 분노가 이해가 되네요 ㅠㅠ 기아팬들 고생많은 하루였습니다 전 올해 문학 경기 한번 가본 그저 안방기아팬일분인겁니다....전쟁에 낄수조차없는....저두 광태 욕 하고 갈게요광태 ㅆㅂ 뭔놈의 돔구장!!!!!!

    • 채니 | 2009/10/13 22:57 | PERMALINK | EDIT/DEL

      진짜 지쳐서 쓰러질 것 같은 하루였어요. -_-;;
      오늘도 별 차이는 없지만요. ㅎㅎㅎㅎ ;ㅁ;ㅁ;ㅁ;ㅁ;

      직관이 어떻게 보면 TV로 보는 것보다 불편한 점도 많은데 직관할 때의 잔재미에 낚여서 이렇네요.; 안방기아팬이라고만 생각하지 마세요. ㅎㅎㅎ;

      다음 시장 선거에서는 광태를 후보로라도 볼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ㅠㅠㅠ

  • 기아팬no5 | 2009/10/13 02:49 | PERMALINK | EDIT/DEL | REPLY

    홍대리 많이 안타깝지만 그래도 허슬최가 엔트리에 들거같아 위안을 삼고있습니다......

    • 채니 | 2009/10/13 23:00 | PERMALINK | EDIT/DEL

      그러게요.
      경환옹이 팬카페에 쓴 글 생각해보면 열심히 노력하며 절실하게 원하셨던 것 같아서, 그나마 이렇게 돌아가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홍대리도 속상하고, 또 누군가에게도 아쉬움이 남겠지만요.
      참... 딱 26인에게만 가는 기회라 기쁨과 아쉬움이 동시에 생기고 그렇습니다. ^_ㅠㅠㅠ

  • 비밀방문자 | 2009/10/13 08:55 | PERMALINK | EDIT/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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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니 | 2009/10/13 23:09 | PERMALINK | EDIT/DEL

      안녕하세요. ^^
      그동안은 몸보다는 마음이 지쳐서 글을 안 쓰고 혼자 조용히 있었답니다. 상처받는 것보단 당연히 게으름 피우는 게 맘 편했죠. ㅋㅋㅋㅋ
      가끔 댓글 달고 놀러가서 댓글 달고 싶으면서도 저희가 가을잔치 상대팀이 될 수도 있어서 혹시나 오해가 생길까 고민도 많이 했는데;;; 역시 제 쓸데없는 고민이었나 보아요. 먼저 와주셔서 감사해요.

      에효. 그 티켓팅. -_-;;;
      정말 고뇌의 시간들이었답니다. 성공했는데 기뻐할 수가 없는 그...ㅠㅠㅠㅠ
      홈에서 야구 보실 일이 없겠습니까. 홈에서 코시도 보시고 그러셔야죠. 앞으로는 팀도 잘 나갈 일만 남았고 말이죠. >_< 정 힘드시다면 가까운 미래에 사시는 곳에서 코시를. +_+

      지금 그 5차전 취소되어서 패닉 상태입니다.;
      좋은건지 나쁜건지 알수 없는 와중에 일단 제 일정이 꼬인 게 신경쓰이고 있답니다. 말씀하신대로 16일도 위험하고 이번 가을잔치는 이래저래 비와 뗄래야 뗄 수 없을 듯 하네요. 경기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ㅎㅎㅎ

  • 비밀방문자 | 2009/10/13 16:06 | PERMALINK | EDIT/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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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니 | 2009/10/13 23:13 | PERMALINK | EDIT/DEL

      저도요. 아는 사람이 넌 게임하는 데도 피시방 안 간다고(온라인 게임할 때는 피시방 가면 혜택이 많으니;) 신기하다고 말했을 정도로 안 가는데, 그래도 티켓 예매가 뭔지 안 갈 수가 없었습니다.

      선불제 피시방이라 일부러 카드까지 구입하셨는데 지정석을 놓치셨다니 그 허탈함... 사실 저도 1차전 떨리는 손으로 예매하고, 2차전 일반석이 매진 상태라서 회색으로 블록쳐져 있는 걸 보니 눈앞이 깜깜하더라고요. 지인들에게 전화해서 울고불고(지인도 패닉이라서 둘이서 대화를 하는데 둘다 앞뒷말이 안 맞고;;;) 난리쳤던 기억이 막 떠오릅니다.

      안 그래도 지인이 표를 양도받을 일이 생겨서, 이번엔 예매자들을 어떻게 관리할까 하는 개인적인 궁금함들까지 합쳐서 정신없이 전화 돌리고 이것저것 알아봤었네요.
      제가 알아낸 만큼은 정리해서 올렸습니다.

      그래도, 올스타전 때 제대로 데인 모양인지 우리 마케팅팀도 아주 조금 나아지긴 했더라고요. 나름대로 답변도 해주고. ^_ㅠ 역시 싸워서 얻어내야 하는 모양입니다.

  • 비밀방문자 | 2009/10/14 12:26 | PERMALINK | EDIT/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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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니 | 2009/10/14 23:35 | PERMALINK | EDIT/DEL

      에휴, 그래도 구하신 게 어디에요. ㅠㅠㅠ
      직관의 재미를 포기할 수는 없잖아요.
      정말 표를 상당히 많이 풀었나봐요. =_= 그런 식으로 면피를 하려고 드는 걸 보니까. 쩝.

      학교컴이 상태가 좋았나 봅니다.
      그리고 라구역으로 빠르게 선택하신 것도 탁월하신 선택이었구요. 저희 언니가 2층 지정석 쪽 생각했다가 연석을 못 구했는데. ;ㅁ; 암튼.;
      한국시리즈 빨리 보고 싶네요. +_+)

      우리 모두 무등에서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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