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요 며칠 편안하다 했지요 =ㅅ= - 2009/08/06 00:42
오늘 경기도 초반만 해도
모 게시판의 표현을 빌자면 '지금 이 팀이 내가 응원하던 팀이 맞는가' 였지만 호랑이들의 정체성이 그렇게 단시간 내에 환골탈태 수준으로 바뀔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_-;
어쩐지 요 며칠 편안하다 했는데 연승이 예상 외로 길어지면서 팽팽하게 조여졌던 긴장감이 느슨해진건지...
- 그래봤자 오늘 경기 전까지 5연승이었건만!!!! 남들은 10연승도 잘만 하더라!
두번째 투수인 곽정철이 등판한 뒤, ^ㅁ^ -> ^-^ -> -_- -> -__________-+로 변해가는 데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서재응(이걸 빨간 글씨로 바꿔 말어-_-+)이 등판한 후반부엔 말공격 때엔 거의 야구를 눈 뜨고 보기 힘들더라고요. 거의 자포자기해서 빌고 있는 본인도 누군지 모를 대상에게 열심히 빌면서 봤죠. 저는 2x년 동안 그저 유신론자일 뿐인 무교로 살아왔건만.
그래도 8 : 7까지 쫓긴 상황에서 세일러유가 부랴부랴 등판해서 급한 불 끄고, 9회초에 전에는 없었을 추가점이 나오면서 그나마 편안한 마음으로 9회말을 맞이한 끝에 정말 힘들게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6연승.
...뭐, 분명히 강해진 건 맞아요. -_-);;;; 추가점이 어디에요.
대진성을 무한 찬양하기에 앞서서,
오늘 경기를 결정지은 요인은 사실 (타팀 선수들은 어지간해서는 잘 언급하지 않는 편이지만) 봉중근이지요.
야구를 못해도 내 새끼가 몇 배는 소중한 제게 타팀 유니폼 입은 선수 신경쓸 일이란 거의 없다고 해도 좋지만, 예외는 있죠. 봉중근은 성격, 기질, 언론에 공개되는 에피소드, 던지는 모습 등이 호감이 가지 않을 수가 없는 선수라...
능히 국가대표 에이스라고 해도 좋은 선수가 138km/h 정도의 직구를 간신히 제구해서 넣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좋을 리는 없더라고요. 힘껏 던지면 방송사 스피드건으로 142km/h 정도였던가. 우리 선수들이 좌상바 타자들이긴 하지만 평소 봉중근의 구위에 못 미치는 공도 못 치기엔 요즘 타격감이 좋은 편이라.
wbc에서 컨디션을 일찍 끌어올리며 무리도 했으니, 차라리 날 더워지기 전에 등판 간격 등을 조정한 뒤 후반기에 많이 던지는 식이라면 다음 시즌을 위해서도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1회 wbc의 에이스였던 서재응까지도 생각나는데 정말이지 국가대표(그리고 시즌 전에 시작하는 국제대회)는 마냥 좋을 것도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책임감 넘치는 에이스 마인드도 어찌 보면 양날의 검.
대진성도 코칭스탭이 던지라는 대로 다 던진 게(그중엔 '벌투'라는 최악의 요소까지) 긴 재활의 시작이었죠.
...참 그런 건 싫습니다. 싫어요.
대진성 등판 경기를 보면 어느 정도는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고(얻어터지더라도 속상하면 안된다는 자가암시), 어느 정도는 운에 기대해야 하는 것도 있고(직구의 코너웍은 물론 주무기인 커브가 잘 떨어지는 날이길 기원), 대진성을 위해서 다른 선수들의 분발(이제 대진성의 승리는 개인만의 경사가 아니므로 타자들이 잘 쳐서 부담을 덜어드려야 한다며 닥달)을 촉구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ㅎㅎ
세 가지가 다 맞아떨어지는 날에야 승리를 거두게 되는데 오늘은 되는 날이었어요.
처음 던지는 모습을 보고 커브의 궤적 및 공끝이 모두 후덜덜하기에 다행히 타순 한 바퀴는 거의 무리가 없을 것 같았고, 더우기 1회초에 타격이 폭발한 덕에 부담없이 던질 수 있었던 게 주효했습니다. 엘지 타선이 보통 타선은 아니라서 다들 공격적인 데다가, 다들 요즘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서 더욱 적극적으로 나온 것도 피칭에 유리하게 작용했지요. 그러는 순간 말리게 되는 게 대진성의 피칭 패턴이고, 제구도 잘 되어서 박종호에게 홈런을 맞은 공 외엔 실투도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5회 끝나고 투구수가 고작 60여개에 불과하여 6이닝을 채우실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가져보았으나. -_-;;;
구속이 나오지 않다보니 눈에 익기 시작하면 맞아나가는 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 페타지니 타석 전에 교체가 되었습니다. ㅠㅠㅠ 그래도 5.2이닝 3실점. 빛나는 투구였습니다. :D
대진성이 내려간 뒤 얻어터지던 투수들 모습을 보면 더욱 빛이 나고요. =_=
경기 끝나고 있었던 대진성 MVP 인터뷰 중에 '후배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하신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열심히 하는 것은 필요없고 그라운드에서 잘해야 한다'
결과지상주의적인 이기적인 말처럼 들릴지는 모르지만 맞아요.
열심히 한다고 해봤자 솔직히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지켜보는 것도 아니라서 정말 열심인건지는 몰라요. 팬들은 결과론으로만 이야기하게되니(그리고 구단도 선수를 결과로 판단하게되니) 팬들에게 선보이는 자리에서 무조건 잘해야죠. 열심히 하는건 잘하기 위한 밑바탕일 뿐이고요.
가끔 자기 분야에서 경지에 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겉 껍데기는 완전히 정반대의 이야기인 것 같아도 결국 본질은 다 같더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대진성 말씀도 그러했죠.
...저도 잘해야 할텐데 말입니다. ^^;
타자들은 너무 잘 쳐줘서 사실 별 생각없이 봤습니다. =ㅅ=
모 사이트 복기해보니 나오던 마츠바라상 여권을 뺏어야 한다는 말씀엔 절대 동감입니다.
김태균과 홈런왕 경쟁을 하던 부끄러운 팀 홈런 기록(김기아)을 탈피하고 5년만에 세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걸로도 모자라 다들 2사 이후에도 점수를 뽑는 등 나름 잘 쳐주고 있으니 (팀타율 꼴찌라는 생각만 안한다면야;;;) 황병일 코치에 굉장히 감사하지만요. 그래도 등잔 밑이 어둡다고 오히려 자기 일 되면 안 보이는 것도 있는 법입니다. 외부에서 마츠바라씨가 오셔서 여러 선수들에게 활력소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ㅎㅎㅎ 그저 감사할 뿐이죠.
원섭씌, 광고니가 각각 최근 너무 안 맞는 게 안타까운데...
골골거림의 화신인 저도 요즘 겔겔거리다 못해 철분 앰플까지 샀습니다. ㅠㅠㅠ (후유증이 심해서 3연속 야구장 출근;은 안하려하는데 좋은 예감이 뭔지_-_) 최근 긴 장마로 예년 기온보다 낮아서 농작물 작황이 구려질 전망이라고까지 하지만;;; 그래도 한여름은 한여름이에요. 더위에 약할 수밖에 없는 두 선수라면 지금쯤 컨디션이 저점을 찍고 있어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
특히 쉬기도 힘든 현곤씌가 안타까운데... 그래도 경기 후반 대수비를 투입하는 식으로라도 어떻게든 쉬었으면 하는 바람.
사실 삽횽은 포기한다, 앞으로는 까지 않는다 했던 시점이 어느 정도 회복되기 시작한 시점이었죠.
그 이후로도 타구의 질이 예전에 비해 좋아졌고 삼진을 당해도 아예 대책없이 당하는 식은 아니었고요. (배트와 공 사이에 사차원의 벽이 있다는 느낌은 아니라는 게;) 그때 느낀 게 틀리지 않았다는 걸 확인하고 있으니 요즘 햄볶습니다. ㅎㅎㅎ
서군에 갸스타 라인업이 나왔을 때 타팀 팬 중에 '올스타전에 전력으로 경기해서 후반기에 나가떨어져라'는 막말을 퍼붓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사실 전 올스타전 참가가 좋게 작용하는 선수들이 꽤 많을 거라고 확신했어요. 왜냐하면 작년엔 올림픽 브레이크가 너무 길어서 망했었거든요. ㄱ-;;;;;; 예상대로 올스타전 참가가 오히려 경기 감각을 떨어뜨리지 않는 방향으로 작용한 것 같고 특히 삽횽이 그랬던 것 같습니다. :D
어제에 이어 3연타석 홈런 및 이후 적시타까지 모두 좋았습니다.
메이저에 내놔도 최상위권일 1루 수비는 여전하고! ㅋㅋㅋㅋ
안치홍도 살아나기 시작한 게 참 좋습니다. :D
내가 널 깠지만 어디 미워서 깐 것이겠니.
...차라리 어처구니도 없을 걸로 까기 시작하는 게 좋아하는 증거인 못된 성격이라.
또 오히려 까면 잘 되는 이상한 징크스는 블로그 운영 5년이 넘는 지금까지 유효하다보니 ㅎㅎ 사실은 어느 정도 노리고 한 겁니다. (거짓말!!!!)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역시 관중이 2만명 정도는 되어야 '아, 이제는 야구 시작할 때인가보다'하는 기질이 작용했을 거라고 믿어요. 잠실이나 문학 근처에서 살아날 거라고 믿었어요. ㅎㅎㅎ 밀어쳐서 나온 홈런이라든지 고비마다 나온 적시타라든지... 불우이웃(아동이던가;)돕기 기금도 부끄럽지 않겠구나, 싶어서 급안심이 됩니다. ^_ㅠㅠㅠㅠㅠ
서재응에 관해서는, 시범경기 때 유심히 봤다는 언니의 이야기도 있고 팀 평균자책 1위인 지금이니까 말할 수 있는 얘기인 게요.
서재응이 투수 코치와 안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요.
물론 요즘 1군 투코들은 강철옵이 타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는 사진 올려도 욕 안 먹을 정도로 ㅎㅎ 안심된다고 인정받은 분들이긴 하지만, 저는 좋은 선생님이라고 해도 모든 학생과 맞을 수는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올 초에 보고 서재응과 곽정철이 폼을 약간 수정했다고 쓴 적이 있는데,
정철이의 최근 폼을 요즘 눈여겨 보고있지는 않지만 당시 투구 동작 중에 있었던 버퍼링은 밸런스를 잡기 위한 일시적인 동작에 가까웠죠. 그런데 서재응 같은 경우는 잘 던지기 위해 폼을 수정한 게 안 맞았던 듯 언니 말로는 시범경기 때도 던지고나서 몇 번 갸우뚱 했던 기억이 있었다고 해요. 아마 바꾼 폼이 몸에 안 맞았을 수도 있는 듯.
목수가 연장 탓 하는 것만큼이나 의미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으니 다른 측면으로 생각하자면 당시엔 괜찮았는데 부상이 있은 직후 밸런스를 잃어버려 원래의 폼도 아니고 바꾼 폼도 아닌 이상야릇한 게 되어버린 것일 수도 있을 것이고요.
요즘 생각해보면 직구를 잃어버린 투수라는 게 참 덧없더군요. 대진성은 피나는 노력으로 어느 정도 극복하셨지만 그래봤자 한계가 뚜렷하고. 직구를 잘 못 던지는 걸로도 모자라 직구 구위가 안되다보니 서클 체인지업도 던지지 못하는 것 같고(뭔가 더 이유가 있을 것 같은 정도로 아예 안 던지기는 하지만).. 그러다보니 코스만 노리고 나오면 맞아나가고, 흥분해서 밸런스 잃고 제구 안 되고.
이쪽은 최희섭같은 긍정적인 의미로의 안 까겠다는 다짐도 아니고, 올시즌 아예 포기해버려야 할 듯.
내년 되면 좀 괜찮아질까요. ㅠㅠㅠㅠ
어쨌거나 왠만하면 안 썼으면 좋았을 유느님까지 써버렸는데, 내일;; 경기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석민이는 나오는 경기엔 다 승리를 챙기고 싶다고 하지만, 승리를 따내려면 보통 집중력으로 던져서는 안될 듯 합니다. ^^;;;;;;;; 타격은 말 그대로 못 믿을 것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