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웠던 전반기 마지막 날 - 2009/07/24 17:28
작년 전반기 마지막 날, 7월 31일엔 굉장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사진 찍는 재미를 깨달았고,
기주는 종일 실실 웃어댔고 범석민의 훌게 놀이가 있었으며(심지어 걔네 둘은 방송사에서도 밀어줬고),
한동안 블로그 방문자가 수습이 안될 정도로 폭주했더라죠. _-_;;;;;;;
그리고 그 이후 타이거즈는 타이게이즈가 되었으며,
행복을 기약했으나 후반기엔 4강 싸움에서 침몰을. 아니, 이건 안 쓰는 게 나으려나요. ㅎㅎㅎ
이번 엘지 3연전 꼭 보겠다고 별렀지만 여러모로 꼬이면서 앞의 두 경기를 못 갔죠.
그렇지만 작년의 기억이 있어서라도 전반기 마지막 날엔 안 갈 수가 없었습니다. 고로 Go!
4시 30분에 도착했는데 3루쪽 게이트에서도 몇 십명 정도 줄이 늘어서 있는 걸 보니 아찔하더군요.
역시 올스타전엔 가능한한 오전 중에 와서 돗자리를 깔아야겠구나 하며 다짐을 함과 동시에...
물론 아직은 확정적이지 않은 미래이나 가을 잔치를 생각해보니 순간 아찔해졌습니다.
예매와 광클에 익숙해진 아이돌 패밀리들은 나이 먹은 저와 지인들로서는 따라갈 수가. ㅠㅠㅠ 2006년에 별 고민도 없이 지정석 앞에서 세번째(?) 줄 세 자리를 쪼르륵 예매한건 지금으로서는 기대하기 힘든 행운이지 싶고.
아무튼, 시야가 그물에 걸릴 것 없는 좋은 자리는 실패한 채 맘 편하게 적당히 앉았습니다.
그런데 자리에 앉았더니 비 예보도 없었던 것 같은데 비가 한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들어 왜 제가 엘지전만 오면 이런 것인가.
로페즈와 비는 궁합이 별로 좋지도 않은데(한홈넷에 최장시간 경기. 둘다 비와 로페즈!) 이건 막장 경기를 예고하는 것인가. ㅋㅋㅋㅋ
그저, 기후 변화상 앞으로 이런 급작스러운 비가 오지 말란 법이 없다는 걸 깨닫고 야구장 필수품에 비옷도 추가해야겠다 다짐했을 뿐.
저번 비오는 날과 다를 바 없이 엘지와 기아 두 선수단 분위기는 훈훈하기 이를 데 없어,
이전 우천취소된 날도 그러했듯 두팀 다 경기에는 의지가 없고 끝나고 어디 가서 술 한 잔 하는데나 관심이 있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ㅅ=;;;
증거는,
아마 조인성과 정성훈이 배팅 케이지에 있었을 때였지 싶어요.
기나미를 굳이 가리키고 곤조의 옷을 움켜쥐는 스나의 손짓으로 보아 아무래도 요즘 곤조와 기나미 덕에 야구 잘 되고 있다는 이야기 같은 게 오간 거 같기는 합니다. ㅋㅋㅋ 좋은 사람들과 야구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는 거겠죠.
선빈이도 세번째 컷 상황부터는 활짝 웃고 있었는데 잘라서 올려서 미안. ㅠㅠㅠ;;;
미안한 김에, 최근 바뀌었다는 헤어스타일 소개를 겸하여 잘 나온 사진 한 장.
기자님 블로그에 의하면 조감독이 머리를 다듬으라고 해서 잘랐다는데, 어디에 가서 잘랐는지 스타일도 살리면서도 시원한 느낌이 드는게 더 좋아보입니다. 선빈이는 조금 속이 상했겠지만 사진 찍어놓고 지인들과 같이 들여다보면서 모두 머리 이쁘다고 감탄했어요. :D
그리고 윗 사진들도 그렇지만 오랜만에 찍다보니 사진이 많이 흔들려서 축소했는데요. ;ㅁ;
스나의 바뀐 헤어스타일은 윗 사진 참고하시구요. =ㅅ=);;
선빈이는 예쁘게 잘 됐는데 우리 스나는 아저씨 같... 기주 같...;;;
지인들과 3루쪽에서 아놔~;ㅁ; 하고 있건말건 스나와 짱어 등은 아주 신이 나 있었습니다. =ㅁ=
그리고 연약한 그이는,
얼핏 보니 촤포수 머리에 스크라치 외에 가르마를 가장한 땜통(...)도 보이는 것 같은데;(순서상 세번째 컷 참조하셈) 땜통이 왜 생겼는지 알 것 같으니 눈밀이 납니다. ㅠㅠㅠ
사실 저 상황에선 선배들이야 폭력을 일삼건 말건 옆에서 상쾌한 표정으로 혼자 스트레칭하고 있던 지완이도 만만치 않게 웃겼습니다. ㅋㅋㅋㅋ 물론 광고니와 홍대리도 전혀 신경을 안 쓰고 있죠.
경기전 이벤트가 있으면 거의 팬들보다는 선수들이 흥미를 보이는 편입니다.;;
이번엔 아이들 댄스 이벤트가 있었는데(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아이들 치어 댄스 이벤트는 이상하게 막장 경기;의 예고편이라서 더욱 불안함이 가중 됐다는; ㅠㅠ), 그중에 몸놀림이 단연 돋보이는 '에이스'가 있어서 카메라의 이목을 집중시켰더라죠.
에이스 아가씨가 어찌나 춤을 신들리게 추는지 비춰줄 때마다 선수들도 귀여워서 웃더라고요.
사진 찍을 때는 선수들 웃는다고 찍었는데, 정리하고 보니 이 사진의 주인공은 삼진할매이시지 뭡니까!
(일반인이 찍힐 때는 대체로 문질러서 얼굴 안 보이게 한 뒤 올리는 편인데 할매는 거의 공인이시니까;)
방송국 카메라 있는 곳에까지 내려와서 사진을 찍으실 수 있는 할매에게는 데쎄랄 따우도 필요없으십니다.
할매가 가고 싶은 곳에 가신다는 데 막는다면 진짜 야구계가 의리가 없는 거죠. ㅎㅎㅎ 오래오래 사세요.
요즘 좀 안 맞고 있던 치홍이는 표정이 개운치 않았는데... 하고 싶은 말은 있었지만 줄이렵니다.
저는 신인이라 우천 취소로 경기 쉬면서 타격감을 잃어버렸던 게 컸지 다른 문제는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 그나저나 간신히 타격감 회복한 것 같은데 또 쉬는. ㅠㅠㅠ
경기 중후반에야 간신히 웃을 여유를 되찾은 스무살을 보는 기분이 별로 좋을 리가 없었네요.
경기 전엔 6월 MVP 시상이 있었습니다.
말 안해도 아실 우리의 MVP는 달의빛유 유동훈!
그러나 이제 슬슬 MVP 시상이고 뭐고 지겨워진 선수들은 몇 되지도 않은 인원들이 대충 늘어서서 축하하는건지 마는건지 하고 있어서 좀 웃었습니다. 삐딱하게 서서 박수라도 치고 있던 곤조는 그나마 제일 성실한 인물이었고 나머지는 뭐. ㄱ-; 그래도,
덕아웃에 들어가는 유느님과 스나 사이에 오가던 아이 컨택은 나름 훈훈했어요. :D
경기 전 상황을 길게 묘사한 건 사실 뒤에 별 게 없어서. =ㅅ=;
경기는 막장을 생각했던 저와 지인을 비웃기라도 하듯 상당히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저 곤조 없으면 어쨌을 뻔 했을지, 한 수십번은 주워섬긴 말을 그 날도 했던 경기였죠. ㅎㅎ
우리도 전략적으로 잘 짜인 팀은 아니기에(종범성 말고는 다들 야구도 못해서 =ㅅ=) 타팀의 전략에 관한 이야기를 함부로 하는 건 아니겠으나, 전날 경기에서 검증되었듯 곤조와 8명의 아이들인 이 타선에서... 아니 전날 경기까지 가지도 않더라도 이미 2회에 중월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쳐서 좋은 타격감을 보여준 곤조를 4회에 굳이 상대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거죠.
심지어 곤조 뒤는 전체 타율 꼴찌인 짱어. 말도 안되는 득점권 타율이 있지만 그건 솔직히 '말도 안되는' 것일 뿐.
지인도 저도 당연히 거른다고 생각했던 상황에서 곤조에게 승부를 들어가는 것 같기에 그 순간 승리를 예감했습니다. 그 미칠듯한 타점 본능은 여지없더군요. 3루 주자 치홍이를 불러들이고 2 : 0으로 가며 승리의 8부 능선을 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경기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꾸준한 득점이었습니다.
올 시즌 타이거즈 경기 패턴은 흔히 기회를 잡았을 때 한번에 몰아서 점수를 내고, 뒤엔 퇴근 본능이 발동했죠.
물론 퇴근본능이라고 흔히 말하는 건 그저 선수들에게 실력과 집중력이 부족한 것이기도 합니다만...
인정은 하면서도 그 한 점이 아쉬워서 힘들었던 경험이 많은만큼, 아쉬웠던 기억을 어느 정도 잊게 해주는 꾸준한 한 점 한 점이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승리의 8부 능선을 넘은 시점에서 나머지 두 점이 별 의미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는 것 같은데
저는 진심으로 5회 이현곤의 출루 이후 용큐의 런앤힛 작전 성공, 7회의 장스나 출루 이후 도루에 장타로 한 점 낸 게 너무나 좋았습니다.
그저 촌놈 마라톤 하듯 점수를 많이 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쫓아올 의지를 야금야금 갉아먹을 줄도 아는 것. 그게 강팀의 요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타자들이 제일 못하는 작전 수행으로 인한 점수이기까지 했죠. 우리도 이제 강팀... 될 수 있는 걸까요? ^^;
물론 항상 낚이고 다음날 쳐우는 일이 되풀이 되었으니 진심으로 강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ㅅ=
당장 후반기 시작을 알리는 롯데와의 경기도 1승 2패만 해줘도. (먼산)
로페즈는 우리가 자랑하는 선발 로테이션이 뒤흔들리고 있을 때 더욱 괴력을 발휘해준 게 정말 고맙습니다.
조감독도 시즌 초에 강력하게 중심을 잡아주던 미스터 선데이 구톰슨을 투수 MVP로 꼽긴 했지만, 그건 초반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나온 발언일 뿐 로페즈에게 정말 고마울 거예요. ㅎㅎㅎ
요즘의 로페즈는 정말 에이스의 포스가 물씬 풍깁니다. 또 8이닝이라니. ㄷㄷㄷㄷ
나오면 거의 무조건 110개씩 휙휙 던져대는 데다가, 차라리 초반이 상대할 만 하지 후반으로 갈수록 공이 더 좋아지는 게 진짜 무섭죠.
저는 정말로 우리가 보유했던 최고의 외국인 투수가 그레이싱어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지만, 요즘 싱하횽이 진짜 최고인지 흔들리게도 되는 것이... 지인도 싱하횽보다 로페즈가 더 나은 것 같다고 말씀하실 정도입니다.
민훈기 기자가 전해준 어린 시절 이야기도 그렇고... 이 정도면 로페즈가 돈을 위해서 일본으로 가더라도 웃으며 보내줄 수 있을 듯. 좋은 사람과 함께 야구를 하고 또 볼 수 있어서 즐거운 2009 시즌입니다. 그렇지요? ^^
경기 중 사진들.
우리 재중 코치님 자꾸 이런 농담에 등장시켜서 죄송할 뿐입니다. ㅋㅋㅋㅋ
근데 어쩌겠어요, 진짜 한 살 어린 후배인 걸. ㅋㅋㅋㅋㅋㅋ
5회 치홍이가 항의해서 4심 합의로 판정을 뒤집었던 상황.
낫아웃 판정날 듯 하자 수비수들 한 명도 없는데 슬그머니 한 루 더 진루하는 것도 웃겼는데요. ㅎㅎㅎ
그 다음에 허무하게 땅볼 아웃 되고 돌아와서 덕아웃에서 형님들에게 상황 설명하는 것도 어찌나 웃었는지.
그리고 선수들의 재고처리 정신.
스나와 광고니는 이미 타이거즈 로고 박힌 타올을 땀 수건으로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는데요. 우리 지방이는,
심지어 캐리커처 박힌 수건을 땀 수건을 활용하는 저력을. =_=;;;;;;
역시 뻔뻔하기로는 팀내 누구도 따를 자가 없어요. (먼산)
올릴 사진이 두어장 더 있습니다만 대충 짧은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올릴 걸 기약하며 여기에서 끊기로 하고.
전반기를 놀랄만한 성적 39800원! 아니; 이게 아니고, +7로 마친 것을 축하하고 감사드리며,
올해만큼은 즐거운 후반기가 되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금 뒤늦었지만 우리 에이스 윤석민 어르신의 생일을 경하 드리며 어제 남긴 베스트 포토를 생일 축하로 조공해봅니다. ㅋㅋㅋㅋㅋㅋ
에이스의 품격이 넘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