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멸감 - 2009/06/25 23:51
나 직관했고요.
나 김광현 대타 나올 때까진 그래도 서로 열심히 해보는 거라고 웃었는데 12회말 막판에 피눈물 뚝뚝 떨어질 정도의 모멸감을 느끼면서 울면서 돌아왔습니다.
윤길현 어깨 아팠다고요.
그럴거면 전에 어깨 안 좋다고 의사 표현을 확실히 하고 불펜 피칭 자체를 안했어야 했어요, 내가 보기엔.
보통은 불펜 피칭 전에 롱토스 단계에서 느껴야 정상인 거 아니냐고.
그러기엔 내가 정대현 던질 때 몸 풀던 투수를 너무 확실하게 봐버렸다고.
진짜 나도 지인들도 한없이 예민해지고.
서로 우울해지다 못해 땅 끝으로 파고 들어가고 싶습디다.
너무 아찔해져서 대놓고 욕 디립다 퍼부으면서 돌아왔습니다.
홈 경기 MVP가 왜 구톰슨과 안치홍이냐고 절규하면서 왔다고요.
장난하냐고.
게시판 반응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막판에 시프트 나올 때쯤엔 관객들 별로 즐거워하지 않았고요.
야유 퍼부었습니다. 왜냐면 돈 내놓고 그런 경기를 봐, 상대팀 응원하면서 모멸감이 안 느껴지게 생겼냐고.
즐거워? 그게? 정말?
너네들은 돈 받으면서 그런 야구 하지만 난 돈 내놓고 그런 야구 봤다고 욕 튀어나왔습니다.
그리고 기아는 뭐가 문젠지 알아야 해.
이긴 건 좋은거지만, 이딴 식으로 이기는 과정에서 자기들이 뭘 어떻게 했는지를 생각해봐야 해.
고작 찜찜해하지만 말고, 이 썩을 것들아. 생각해봐. 안 그래?
한동안 직관할 기운 없어요.
당분간은 블로깅도 생각해봐야겠네요.
* 게시판에서 왈가왈부되는 것에 대해 한 마디.
이게 모멸감인지 어떤 종류의 감정인지는 슥흐와 기아 둘이서 판단할 문제. 둘이서 짜고 승부조작 운운 굉장히 짜증나거든요.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스승과 제자, 조공 운운인데 어디서 그런 개드립을 끌고 들어와?
우린 이겨도 모멸감이 느껴지고 비겨도 모멸감이 느껴지는 상황이었고, 이런 식이면 슥흐도 남을 게 없어.
안 그래?
** 그리고 호신이 넌 어제 내가 쓴 글을 전혀 후회스럽지 않게 해줬지. 수비든 주루든 그 가진 툴과 재능이 너무나 아까워서, 왜 굳이 감독이 2군 듣보잡일 수 있는 선수를 언론에 언급을 했는지를 알게 했어... 스윙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자. 프로는 공격부터야.
*** 타 게시판 눈팅하다가 현장에서 12회초 삼진 잡고 정철이가 분노하며 들어갔다는 글 봤습니다.
그러게요. 내가 느끼는 걸 정철이가 못 느낄리가 없지요.
정철이 정말 기분 좋았어요. 불펜에 앉아있다가 무릎에 강하게 공 맞고(아마 불펜 피칭하던 공이 빠진 것 같은데) 한참을 아파하다가, 절뚝거리며 덕아웃 뒤로 들어갔는데... 피칭하러 나왔더랍니다.
본인은 공이 잘 들어갔고 그래서 조동화 삼구삼진 잡을 때는 어퍼컷도 하면서 기분이 한참 좋았어요. 석민이가 사준 신발 때문에 한참 자신감이 배가되었는가보다 하고 보면서 농담도 했다고요.
그런데 왜 갑자기 기분이 나빠졌을까. 안 그런가요? 안 그래도 불펜 대기조들이 들어오는 정철이를 토닥토닥하는 분위기기에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그렇게 열심히 하는 선수도 있었다 이 말입니다. 그 투지가, 어쩌면 아예 비웃기는 걸로 남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