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공격이 우선인 것 같네요 - 2009/06/25 00:00
b.g.m. Amuro Namie - Don't Wanna Cry
처음 야구팬이 되고 어느샌가 아마야구를 보기 시작했을 때, 제 최대 의문이
"왜 XXX 감독은 저렇게 수비가 안 되는 선수를 쓰려고 하지?"
혹은
"왜 저렇게 공격에 손색이 조금(당시 제 기준) 있어도 수비를 잘하는 선수들을 스카우트들이 싫어할까"
"왜 타자 스카우팅에서의 우선 기준이 공격일까"
였습니다.
저는 지금도 수비를 잘 하는 게 좋기는 합니다만 그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 실은 이미 예전에 찾았더라죠.
올 시즌 곤조를 보면서 더더욱 갈수록 확신으로 굳어져가고 있을 뿐.
타자는 이름 자체가 '치는 사람'이에요.
공격이 끝나는 순간 야수가 되어 수비를 하는거지, 어디까지나 공격이 주.
공은 둥글기 때문에 경기 후반 수비 백업이나 대주자로 들어왔다가 타석에 들어서서 스윙을 할 일이 얼마든지 생길 수도 있는 게 야구이지요. 홍현우 귀향 프로젝트에 덤으로 끼어왔던 용큐가 현재의 대스타가 되기에 앞서 기아의 주전으로 자리매김하던 과정도 그랬고, 이동수와의 트레이드 이후 존재감이 아예 없었던 김원섭이 기아 외야에 우뚝 서기까지의 과정이 그러했죠. (심지어 원섭씌가 살아남기 위해 노력할 때 왜 저렇게 나이든 선수를 대주자로 쓰느냐고 팬들이 볼 때마다 욕하고 그랬는데)
그들은 수비나 주루 말고도, 어쩌다 주어지는 타석 기회를 소중하게 여겼고 자신의 스윙을 했고 그래서 주전이 되었습니다. 어지간히 기대감을 받고 입단한 선수가 아니고서야 묵묵히 참고 기다리면서 가뭄에 콩 나듯 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붙들어야 될 수 있는게 1군 엔트리.
투수와는 달리 쓰임새가 상당히 고정되어 있는 타자의 경우(수비 포메이션이라든지...) 한 명의 선수가 자리를 잡기는 더욱 힘들지요.
세상이 각박한 모양인지 공격력 검증의 기회가 왜 하필 매번 가혹한 상황 뿐인지 의심스럽습니다만.
또 한편으로는 그 상황에서 아예 뺄 수도 없는 외야 선수층이라 계속해서 기회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기에, 좀더 생각하는 플레이가 아쉽기만 합니다.
두 번의 끝내기 삼구삼진은 기회를 스스로 발로 차는 플레이라고밖에 볼 수 없겠네요.
어차피 신인들은 다 못 치는 거, 하다못해 볼카운트 승부를 하려고 노력하며 한두번 커트라도 했다면 이 정도로 실망스럽지는 않았을텐데.
차라리 이성우가 똑같이 못 치더라도 볼카운트 싸움은 나았겠다고 왜 대주자로 썼느냐고 조감독 욕 많이 했습니다. (물론 이 이성우마저 수비는 둘째치고 주전이 될 수 없는 공격력을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 중 하나지만)
또 한편으로는 삽횽에게 굉.장.히. 실망스럽습니다.
시즌 초반 해준 것이 있기에 그간 참아온 팬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4번타자가 힘든 자리라는 걸 팬으로서 응원팀을 지켜봐오면서 느꼈기에 중간중간 힘든 기색이 역력해도 그래도 우리 4번타자는 최희섭 뿐이라고 믿고 기다렸죠.
믿음의 결과는 이런 겁니까.
30대 후반의 노장 외야수, 백업 포수보다 발이 느리지도 않았던 주자(김형철 주루플레이를 봐왔는데 최희섭보다 빠르다고 장담할 수는 없었을 듯)가 홈 승부를 그렇게밖에 못했을 때 이미 게임은 끝이 난 거였죠.
그 상황에서 중압감을 많이 느꼈을 거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그 상황 이후 다음 타석에서는 초구에 대한 승부부터 아주 실망스러웠고요.
그래도 최희섭이 살아야 팀이 4강에 간다고, 함평 보내라는 둥 별별 이야기들 다 나와도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했는데 오늘은 화가 납니다.
그 상황에서 젊은 선수들도 하고 노장들도 할 수 있는 아주 기본적인 플레이, 슬라이딩을 안한 게요.
이전 롯데전부터 이게 뭔가요.
이전에 있었던 sk 홈 승부 오심에 한없이 부끄러웠지만 차라리 이기기라도 했다면 이렇게 부끄러우면서 화까지 나는 몹쓸 상황은 되지 않았을 터.
제가 타팀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 경완옹의 부상에 속이 상합니다.
시즌 아웃이라지만 그렇게 되지 않게 쾌유를 빌어봅니다.
무등구장에선 굿이라도 해야겠어요. 이쯤 되니 과학보다는 무속에 기대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
몹쓸 구장이 되어가는 무등구장을 보고 있으려니 피눈물 나지만 차라리 이렇게라도 구장 신축하자는 중론이 모아진다면 좋을까 하는 덧없는 생각도 듭니다....
차라리 어제 경기를 가길 다행인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