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 1무, 1패  -  2009/04/09 23:40

잃은 것도 있었지만 남은 게 많았던 3연전이었죠.

두번째의 승리를 챙긴 경기는 못 봤지만, 저는 오늘 경기로도 만족해요.
1 : 1이 되는 그 순간 저는 모든 것에 만족이었어요. 그걸로도 좋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다고요.

오늘은 길게 늘이지 않고 쓰죠.
좋으면서도 멍한 기분으로 들어와서... 게시판을 기대하며 열었다가 기대하지 않은 반응에 실망한 그 기분.
서재응 스타일의 속사포 랩이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군요.

종범성은 왜 종범성인지 보여줬고,
선빈이는 어떤 상황에도 위축되지 않는 자기의 근성을 끝까지 보여줬어요.
장스나는 한번 실패한다고 한들 두번은 실패하지 않는 걸 보여줬고,
최희섭은 기쁘게도 마지막까지 자기 스윙을 했습니다.
지완이는 좀 아쉬웠지만, 지완이 어깨에 든 힘은 곧 빠지겠죠. 능히 그런 선수니까요.
치홍이는 무슨 말이 필요한가요. 마지막에 풀스윙을 가져가는 그 순간까지 전율 그 자체.
이현곤도 아쉽지만, 역시 그래도 그대로 물러날 타자는 아니죠. 능히 그런 선수니까요. (2)
김상훈의 볼을 보는 것이나 타구의 질은 많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내일쯤 안타 하나 나올 것 같네요.
종국성은 충분히 할만큼 다 하셨습니다.

정철이의 변화구는 모두 스트라이크존에 걸쳤습니다. 스플리터 훌륭했어요.
유동훈은 여전히 믿을 맨이고, 김영수도 아웃 카운트를 하나 늘렸고,
영민이도 무너질 수도 있었던 상황에 버텨냈죠.
기주 공은 리얼이었죠. 한 점을 더 내준 그 순간에도 화도 나지 않았어요. 체인지업 외에도 변화구를 여러가지 장착하고 시험했고, 기주는 역시 욕심이 있는 천재형 선수라는 걸 느꼈습니다.

조감독의 손영민 기용은 에러였지만 그래도 손영민에게 승리를 시켜주고 싶었다고 그렇게 믿어요.
타선 운용에 대해서는 무슨 말이 더 필요한지 이해할 수가 없는데.

저는 그랬다고요. 정말로 행복했어요.
김성근은 안치홍의 기를 죽여야 할 필요성을 느꼈고(그 정도로 위협적이었다는 이야기죠),
그리하여 그다지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나지완을 거르면서까지 안치홍을 선택했죠.
그 순간 타이거즈는 이긴 거예요. 안치홍의 풀스윙한 타구가 비록 펜스 앞에서 잡혔다고 하더라도요.
할 것 다 하고 아쉬워하던 치홍이 표정이나, 돌아나가는 SK 선수들 표정. 그걸 보면 알 수 있죠.

야구장에서 안치홍인데~ 안치홍인데~ 하고 외쳤을 때의 쾌감.
와, 그 기분 도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치홍이 아니더라도 우리 선수들은 이젠 더 이상 지고 싶지 않아해요. 모두가 그랬어요.


전 그래서 타이거즈가 좋다는 사실을 다시 재확인합니다.
오늘 경기는 리얼이었어요. 그걸로 만족해요.


2009/04/09 23:40 2009/04/09 23:40
Trackback Address :: http://nemobandt.com/yagu/trackback/762
  • 비밀방문자 | 2009/04/09 23:54 | PERMALINK | EDIT/DEL |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채니 | 2009/04/10 02:32 | PERMALINK | EDIT/DEL

      이해합니다. ㅎㅎ;
      저도 저번에 계속 댓글 남길까 말까 주저했을 정도이니.

      슥흐로서도 소득이 아예 없진 않았지만 기아가 정말 얻은 게 많은 3연전이었어요. 그 어떤 상황에도 중심타선은 자기 스윙 하고 있었고, 고로 클린업의 자신감도 어느 정도 생겼을 테고.... 그 무엇보다 안치홍을 얻었죠.
      사실 당분간은 못해도 좋을 정도로;;; 치홍이가 폭발적으로 좋았죠.

      정대현이 요즘 상태가 안 좋기는 해도,
      저같이 유신론일 뿐인 무교도 저절로 두 손을 맞부여잡고 기도하던 상황이었는데 그 상황에서 커트커트하다가 안타가 나올 줄은... 저는 경기를 볼 때 쉴 새 없이 떠들며 보는데(그래서 저더러 오랄야구라고 합니다 =ㅅ=) 지인 말씀으론 제가 그 이후로 간혹 응원가 부르는 거 외엔 경기 끝까지 말이 없었다고 하더군요.; 그 정도로 전율이 흐르는 상황이었어요.

      최용규 주루 플레이는... 용규 좋아하지만 사실 제대로는 못 봤습니다. 저 상황에서 홈까지 팠구나! 그 정도였지; 그저 안타가 나왔다는 너무 넋이 나가서요. 다시 보기로 꼭 보고 싶은데 안 올라오네요. ㅠㅠㅠ

      현준이는 = _= 역시 누군가의 때를 탄 게 문제인가보아요. ㅋㅋㅋ
      뇌 없는 녀석이라 잘할 겁니다. 제 기준으로는 프로 와서 잘할지 못할지는 정신세계만 보면 되더군요. ㅋㅋㅋ

      치홍이 얼굴 진짜 많이 예뻐졌어요. 울 숙소 물이 안 좋아서 걱정했는데ㅠㅠㅠ 서울고 시절에 찍어놓은 사진과 비교해보면 참 이쁩니다. >_< 응원팀 유니폼 입고 있어서 더 이뻐보인 것도 많이 있지만.

      최악의 상황에서 바닥을 여러번 쳐봤더니 뭘 봐도 이뻐요, 실은.
      희망의 한 자락만 봐도 부풀리는 스킬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ㅋㅋㅋ아주 심하게 망한 경기;만 아니면 즐겁게 보는 게 정신건강에 좋기도 하고요. ㅎㅎㅎ

  • Lenore | 2009/04/10 00:13 | PERMALINK | EDIT/DEL | REPLY

    마지막 타구가 정말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무기력하게 삼진으로 물러나지 않고 초구부터 자신있게 멋진 스윙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좀 더 낮게 갔으면..ㅠ_ㅠ

    더 멋진 드라마를 위한 리허설이라고 생각해야죠^^;

    • 채니 | 2009/04/10 02:36 | PERMALINK | EDIT/DEL

      고졸 1년차의 근력이라는 게 나름 웨이트를 해도 한계가 있죠. ㅎㅎㅎ
      형님네들이었으면 그렇게 맞았으면 넘어갔을텐데.

      저는 그렇게 자기 스윙 돌리는 거 보면서 생각한 게, 유망주로서의 스케일이 크다는 거였죠. ^^ 똑딱질해서 정확하게 안타를 쳤어도 좋았겠지만.. 팬들이 필요로 하는 게 큼직한 거라는 걸 아는 것 같아서, 진심으로 홍대리의 스케일이 생각났어요.

      멋진 드라마를 여기서 더 찍으면 어디까지 스타가 될지. ㅎㅎㅎ
      치홍이 유니폼 파신 분들 벌써 계시던데 정말 기쁘실 것 같아요. ^^

  • 비밀방문자 | 2009/04/10 01:32 | PERMALINK | EDIT/DEL |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채니 | 2009/04/10 02:47 | PERMALINK | EDIT/DEL

      제가 대책없이 즐겁기는 해요. ㅎㅎㅎ
      우리 선수들이 워낙 재밌어서; 그 인간들한테 전염되어서 더 대책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무승부는 야구에서 나오지 말아야 하는 몹쓸 상황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지지는 않았으니까요! 패한 것보다는 승률이 훨씬 낫습니다. 이기지 못했다고 생각하면 불행하지만 지지 않았다고 보면 좋지 않은가요. ㅎㅎㅎ 그리고 우리 선수들도 아쉽지만 웃으면서 팬들한테 손 흔들어주고 끝났고요.

      종국성님은 상황에 따라 과정론과 결과론을 적절히 혼합;해가며 보아요. 그러면 속상할 일이 없습니다! 요즘 감이 좋으실 때라 이럴 때 우리 팀도 바짝 벌어놔야 하는데 말입니다. ㅎㅎㅎ

      1 : 1 그 상황에서 수훈선수 인터뷰 생각하고 있었던 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응원단상에 올라갈 것도 생각하고 있었고요. 광주지역에 배포되는 스포츠신문이라면 아마 신문 1면도 가능했겠죠! 그치만 어쩌겠어요. ㅎㅎ 지금이 아니라 다음에 나올 거라는데 조금만 기다려봐야죠.

      장스나 병살은 거의 뛰어나갈 준비하고 있던 선수들에게도 참 아쉬운 상황이었지만, 뒤에 최희섭은 자기 스윙 할 거 다 하고 병살된 거라서 어쩔 수 없었죠.
      어쨌든 1점 실점한 상황에서 다시 또 따라붙는 집념을 보였으니, 그대로 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만족입니다. 다음엔 잘하겠지요. 못하면; 음, 그때 가서 까보아요! ㅎㅎㅎ

  • 비밀방문자 | 2009/04/10 14:08 | PERMALINK | EDIT/DEL |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채니 | 2009/04/10 15:43 | PERMALINK | EDIT/DEL

      진짜 1:1에서 야구는 이미 끝났죠.
      2:1 되는 순간엔 그래도 1:1이 되는 상황을 봤으니까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2:2가 되는 그 때마저도 보너스 같았나봐요. ^^
      이대호 같은 중심타자에게나 외치는 걸 프로 데뷔 1년차, 1군 등록 5경기 째인 신인에게 외쳐줄 수 있다는 그 기분이란. ㅎㅎㅎㅎ
      제가 1루쪽에 앉아있지 않아서 확실한 건 모르지만 그건 굳이 주일단장이 리드하지 않았어도 저절로 나왔을 거라고 확신해요. 안치홍인데~하고 막 외치는데 입에 쫙쫙 달라붙더군요. ㅋㅋㅋㅋㅋㅋ

      저도 지금까지의 안치홍이 너무 좋아요. ^^
      지명받는 그 순간부터 무조건 우리 팀에서 잘할 거라고 믿었지만, 정말로 이렇게 해주다니 왜 이리 대단한지.
      그리고 아쉬워하는 치홍이 엉덩이 툭툭 쳐주던 선빈이도 ㅎㅎㅎ 치홍이보다 더 어려보이고 더 작은 형님도 그렇게나 귀엽고 좋았습니다. >_<

      지금의 상황도 아무래도 좋지만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우린 승패에 연연하게 될 거예요. 타이거즈가 그렇게 우릴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가줄 거라고 확신합니다. ^^ 가을에 야구 봐야죠! 저 가을에 야구 보려고 후드티도 만들어놨는데요. ㅎㅎㅎ

  • 비밀방문자 | 2009/04/10 15:56 | PERMALINK | EDIT/DEL |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채니 | 2009/04/10 16:40 | PERMALINK | EDIT/DEL

      후드티 만들어놓은 거 날씨 쌀쌀한 날 집앞 슈퍼에 과자 사러 나갈 때 입고 나가는 용도로 써야 되겠습니까. ㅋㅋㅋ 올해는 분명히 가을에 입을 수 있을 거예요.
      작년 말부터 달라진 모습이 이어지고 있죠. 그게 보여진 게 어제 경기였어요. ^^ 저도 선수들 믿습니다. 마수걸이 홈런! 기대하고 있어요. +_+ 제대로 스윙 가져가고 있으니 언젠가 바람 타고라도 넘어가겠죠. ㅎㅎㅎㅎ

[로그인][오픈아이디란?]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