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광주동성고 : 진흥고 (대충) 후기 - 2009/03/05 18:42
몇 주전;; 포맷한 뒤 포토샵을 설치하지 않아서 현재 사진 리사이즈 및 간단한 보정을 하기엔 무리가 따릅니다;
디카도 몇 달만에 전원을 켠 데다가(<-카메라 고장을 부추기는 행위) 하도 오래간만에 찍어서 그런지 사진 퀄리티도 발퀄이었어요 _-_;
기아 관련 기사를 읽다가 우연찮게 무등구장에 6일까지 지역 예선 일정이 잡혀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한동안 야구 쪽의 끈을 완전히 놓은 상태로 있었기에 늦게 알았답니다.
경험상 지역예선은 3일에 걸쳐 매일 진행되는 것이므로 4일부터 경기장을 들러보면 되겠다 판단하고, 별다른 일정 조사도 없이; 늘 고교 야구를 보러 가던 시간대인 오후 1시 반쯤에 무등구장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아뿔싸. 경기가 시작했을 거라고 생각했던 그 시간에 이미 6회말이 끝나고 공수 교대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현재의 날씨가 야구하기 좋은 날씨가 아니라는 걸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비가 온 뒤 날씨가 꽤 풀리긴 했지만 어쨌든 겨울에서 초봄으로 넘어가는 시기.
늘 그래왔듯이 중학야구를 시작으로 아침부터 경기를 치르기엔 무리가 따랐기에, 고교 경기를 한낮에 시작하고 중학 경기를 뒤로 배치하는 구성을 취했더군요.
오늘은 비가 내리기에 안 갔는데(경기를 치르지 못할 정도의 강수량은 아니었습니다) 6일 경기를 보러갈때는 유념해둬야 할 듯.
경기의 전반적인 느낌은 동성은 몇 년간 고수해오던 유니폼도 바꾸고(디자인이나 색 배합이 크게 바뀐 건 없으나 유니폼 앞판의 배번 색이 변했지요) 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훈련했는지 나름대로 준비되어 있는 반면 진흥이 어수선하고 정돈되지 않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가깝게는 정영일 시대에 그러했고 그 이전에도 계속해서 그래왔듯 김정훈 같은 강력한 투수 위주로 팀을 편성하고 전국 강호의 포스를 뿜어내는 진흥고를 기대하고 있었는데요.
작년 가을 좋은 모습으로 기대를 하게 만들었던 투수들이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것을 시작으로, 역시나 우려했던대로 유격수 박상현의 졸업 이후 내야 수비 짜임새가 많이 약화된 느낌. 타자들의 집중력도 너무나 좋지 않아보였습니다. 비록 동성 마운드 운용이 매끄럽게 이루어지긴 했으나 경기내내 고작 3안타로 부진했으니까요.;;
동성은 워낙 어린 시절부터 큰 경기를 알고하는 선수들이 많다보니, 내야 수비의 안정화를 시작으로 팀의 짜임새를 갖춰나가면 선수들이 알아서 대회를 치러나가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곳 중 하나입니다. 하나의 아귀라도 맞지 않으면 전체적인 밸런스가 와르르 무너지는 팀이긴 합니다만; 작년에 비해서 출발이 훨씬 나아보였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저력을 보여주는 팀 칼라상 작년보다는 좋은 성적을 내겠다 싶었어요.
실제로 시즌 단위 뿐만 아니라 본 경기에서도 경기 후반의 집중력이 돋보였지요.
그리하여 7회부터 경기를 본 셈;인데도 관심을 가질 장면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광주동성고의 5 : 0 승.
경기장에 들어갔던 시점에서 양 교의 마운드를 지키고 있었던 선수는 광주동성고는 유경국, 진흥고는 고재황이었습니다.
유경국은 작년 가을에 있었던 경기 관전기에서도 간단히 소개한 적이 있듯이 투/타 모두에 재능이 있는 선수입니다. 당시 기용되는 패턴을 보아 아무래도 올 시즌; 동성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에이스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견했고, 워낙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만큼 이 선수는 거의 1회부터 선발로 나왔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작년에 보고 투수로서의 발전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고 평가했으나 당시 기대했던 것에 비해서는 좀더 올라와있는 상태입니다. 작년 가을에는 이틀 연속 구속이 나오는 것에 비해서 구위가 약한 감이 있었고 제구도 춤을 췄는데 그때에 비해 구위는 비슷하거나 좀더 낫게 유지하되 제구가 상당히 많이 안정되었어요.
가을에서 늦가을로 넘어가는 시점과 추운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점은 기온은 비슷할지 몰라도 몸 상태로 미루어 더더욱 발전하는 모습(=몸 풀림)을 기대할 수 있는 시기는 현 시점이지요. 이전과 비슷하더라도 선방이라고 생각할 상황인데 많이 나아진 걸 보니 겨우내 훈련을 잘 소화한 듯 했습니다.
직구 제구도 괜찮았고 변화구를 스트라이크존에서 공 하나 빠지는 정도로 낮게 걸치게 제구하는 모습도 간간히 보았습니다.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할 법한 변화구를 초구로 사용하는 자신감도 엿보였습니다. 스트라이크존 중간 아래로 낮게 제구되는 공이 많다보니, 진흥 선수들의 스윙 스타일상 퍼올려져 그저 높게 뜰 뿐 쉽게 잡히는 타구가 많이 나왔고요.
그리하여 8회말까지 피안타 3개로 선방하고 이영기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내려가게 됩니다.
고재황은 진흥의 사이드암 투수입니다.
작년에 본 기억은 흐릿하고(한두번 본 거 같은데 감상을 제때제때 안 남겨놔서 ;ㅅ;) 실제로 이 날도 길게 보지는 못했습니다.
6회까지 각기 3안타씩 쳤을 뿐 느슨하게 진행되던 경기가 흐름이 급격하게 바뀐 게 7회였지요.
기용 패턴이 보이는 유경국과는 달리, 사이드암 투수에 약한 지역 타자들 특성;;;상 6회까지 선방하다가 힘이 떨어져서 무너졌을지 아니면 감독님의 성향상 테스트겸 올라왔다가 맞은 것인지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아마 후자일 것 같습니다만...
중요한 고비마다 공이 정직하게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네요.
진흥의 투수 교체는 고재황 이후로 상대 타자들에 맞추어 전략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좌타자 상태로 원포인트 릴리프를 내는 흔한 기용 말고도 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에 투수를 교체하는 식의 운용도 보였습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적었듯 팀이 어딘가 어수선하고 분위기가 침체되어 있어 전략적으로 낸 수가 번번이 들어맞지 않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교체된 투수들이 깔끔하게 막고 내려간 경우가 없었으니까요.
작년에 진흥고의 우완정통파 투수 양승철을 상당히 괜찮게 평가했는데 못 본 사이 무슨 일 있었나효.
당시의 구위는 꽤 좋았는데 정작 해를 넘기고 시즌;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본 구위는 영 좋아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니, 구위는 그렇다치고. 공을 던질 때의 팔스윙이 이상해졌어요. ㅠㅠ (원래 이상했을 수도 있겠죠;;;;)
팔을 들어 뻗으면서 공을 놓는 동작까지 연결되는 동안 어깨가 눈에 띌 정도로 비틀린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처음엔 야구를 하도 오랜만에 (직접) 봐서 위화감을 느낀 것인가도 고민해봤지만, 다른 투수들 보면서 팔이 그렇게 이상한 느낌으로 회전한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이 선수의 투구 동작이 그나마 조금이라도 제대로 찍힌 사진이 한 장 있었는데 언니한테 보여주니 언니도 대번에 팔이 이상하다고 하네요.
왠지 구위가 좋아보이지 않는 게 부담스러운 팔스윙으로 힘이 분산되기 때문인 모양입니다. 팔동작의 문제점은 1루 견제동작에서도 마찬가지라 견제동작도 좋지 않고 견제구도 전반적으로 높았습니다.; 한번은 1루수가 펄쩍 뛰어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견제구가 빠지기도 했지요.
이미 야구 커뮤니티에서 공론화 된 사안 중 하나가 김정훈 컨디션 문제입니다.
아직은 쌀쌀한 계절이지만 지금부터 어느 정도 모습을 비춰줘야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을텐데 4일 경기에서는 아쉽게도 등판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6회말 공수교대 시점에야 처음 경기장에 들어오긴 했지만 김정훈은 5번 지명타자로 출장했으니 마운드에 올랐을 가능성이 아예 없지요.
7회초 진흥에게 위기상황이 닥쳐왔을 때 불펜에서 몸을 풀기는 했는데 급하게 준비시킨다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투수 교체를 하면서 투수의 수비위치를 변경하며 지명타자가 라인업에서 빠질 상황이 되자 김정훈이 라인업에서 제외되지 않고 우익수 수비위치로 들어가는 등 등판 시킬 의향이 없지는 않아보였지만 끝내 나오지는 않았죠.
점수 차이가 많이 나기도 했으니 무리시키지 않는 판단일 수도 있겠지만...
나올 수는 있는 것 같은데 나오지 않는 지금 분위기는 역시 부상 이후 회복 상황이라는 이야기로 무게를 기울게 하는군요. 이래서는 고교 정상급 투수라는 작년의 평가가 흔들리게 생겼습니다. 중요한 한 해이고 전국대회에서 스터프를 보여줘야 하는데 2학년 때의 포스가 나오지 않을까봐 걱정입니다.
작년 말 경기에서 광주동성고의 이영기의 피칭을 보지 못해서 건강 상태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요.
9회말 1이닝 동안 깔끔하게 피칭하는 모습을 보니 여전하네요.
유경국이 에이스가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아마도 이영기 쪽이 선배의 뒤를 이어 이기는 경기를 틀어막는 역할을 맡을 듯 합니다. 속단은 금물이지만요. ㅎㅎ
제구도 괜찮고 경기 운영 능력도 깔끔해서 잘 맞춰 잡는다는 느낌을 주는 좌완 투수이지만 공이 그리 빠르지는 않다는 게 아쉽지요. 그래도 1학년 때에는 체구가 크기를 기대해봤는데 못 본 사이에 생각보다 많이 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골격이 만들어져가는 느낌을 주는 게 체격 성장 가능성도 크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요.
피칭 내용이야 흠잡을 데는 없었지만, 아웃 카운트를 늘려나가는 도중 상대 타자의 타구가 내야 높이 떴습니다. 이때 이영기가 짐짓 그 타구를 잡으려는 동작을 취하기에 잠시 눈을 의심해봤습니다. 본인도 얼마 후 자신이 실수했다는 걸 깨달은 듯 잡으려는 시도를 멈추고 1루수가 공을 잡게 하긴 했으나, 빠져나오는 동작이 매끄러웠다고 보기는 어려워(자세를 못 낮췄거든요) 결국 코치님께도 혼이 났습니다. =_=;;;;; 피칭 말고도 외적인 부분에서 투수로서의 동작이 몸이 배도록 해야겠네요.
타자로는 눈에 들어온 게 역시 작년 말에도 괜찮다고 생각했던 광주동성고의 톱타자로 출장한 강시학 정도입니다. 양팀 다 타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는 못했지요.
작년에 광주동성고의 내야 포메이션의 축이 문진제가 될까봐 엄청나게 우려했는데 역시 투수들을 위해서라도 수비 좋은 유격수가 들어가는 편이 나았습니다. 강시학이 유격수로 뛰더라고요. 문진제는 좀더 수비 부담이 적은 3루 위치로 들어갔는데, 아마 타격을 좀더 살리기 위해서라도 개인적으로도 훨씬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시 이야기가 옆길로 샜는데-_- 이 선수는 요즘 심하게 흔해진;; 우투좌타 내야수입니다.
체격이 크지 않으나 발이 빠르고 타격의 정교함으로 승부봐야 하는, 역시 우리나라 야구의 대세가 된-_- 타입인데요. 이런 유형의 선수로서는 이이상 좋을 수 없는 모습이 7회초에 나왔지요.
이날 광주동성고는 하위타선의 타격이 적절했는데, 좌타자를 효과적으로 상대하기 위해 투수가 좌투수로 바뀌었는데 그 투수를 상대로 정확하게 스윙을 해서 좌중간에 떨어지는 장타를 때려냅니다. 이날은 진흥고의 외야수의 위치 선정이 주로 전진 배치된 것이 별로 좋지 않았는데, 외야수의 키를 넘겼다는 사실을 파악하자마자 지체없이 3루까지 뛰더군요. 주자 싹쓸이 3타점 적시 3루타였죠.
그리고 이 시점에서 경기 분위기가 급격하게 기울었습니다.
진흥 선수들이 퍼올리는 스타일의 스윙을 해서 그런지 내야 땅볼이 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수비는 여전히 크게 무리없어 보였고요. 강시학-박건호 키스톤은 타격 페어로도 수비로도 상당히 매끄럽게 보였습니다. (박건호는 이날 9번타자로 출장)
그 외에, 진흥고의 실책이 두개 나왔는데 모두 6회 이전에 이루어져서 직접 눈으로 보지는 못했습니다.
내야 수비는 잘 모르겠고 위에도 썼지만 외야수들 위치가 참 좋지 않았어요. 투수들이 위축되어 있는 반면 광주동성고 타자들이 자신있게 스윙을 하는 분위기였는데, 외야수들 위치가 좀더 뒤로 배치되는 게 좋았을 것 같아요.
김도현은 이제 놓아줘야 하려나 봅니다. -_- 1학년 때 전타석 안타 경기를 보여줘서 열심히 칭찬했는데 제대로 저주를 받았는지 갈수록 부진한 것 같은 느낌이.;;;; 선수도 살아야지요. 내년이 되기 전에 제발 그 포스를 살려내길.
오늘은 비도 내리고 날씨도 쌀쌀하고 해서 못 갔는데 내일 경기는 보고 후기 올리겠습니다. =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