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메다로 간 경기 - 2008/10/03 03:55
마지막 홈 3연전을 앞두고 지완이는 새로운 마음으로 머리를 예쁘게 다듬었습니다.
...그리고 마치 머리카락을 밀린 삼손인 것 마냥 빙구가 되었습니다. - ㅅ-;;
오랜만입니다.
마지막 홈 3연전을 앞둔 시점에서, 저는 이미 세 경기를 다 가기로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3루 내야석 맨 앞줄의 메리트도 알아버렸고+ _+ 얼마 남지 않은 시즌 신나게 질러봐야죠!
그리하여 오후 5시 10분경. 지인과 약속 후 조금 일찍 야구장 도착.
옆에서 야구장 처음 오는 여자친구를 데려온 남정네의 '이건 순위가 이미 갈린 경기라 관중이 이렇게 적은거야~' 따위의 잡소리-_-가 들려오고 있었습니다만(근데 야구장 처음 오는 여친을 무려 원정 경기에 데리고 오다니 대단한데?!) 스킵.
어쨌든 맨 앞줄 차지하려면 경쟁을 해야하는 건, 팀이 1위에 있으나 6위에 있으나 똑같다고요! -_-+ 대기하는 시간의 차이는 조금 많이 나겠습니다만 = ㅅ=
가슴에 대못을 박아주신 기념으로 -절대 여길 보실 일은 없겠습니다만- 충고라도 한 말씀 드리자면, 원래 야구 처음 보는 사람(특히 여자)에게 규칙을 모두 설명하려고 하면 망합니다. 삼진, 탈삼진 같은 걸 뛰어넘어 지명타자가 왜 있는지까지 등등 설명하시는 건 좀 오바였다고 봐요. 제가 슥흐 팬이라면 광현이의 미모와 정이의 찝은 쌍꺼풀, 김강민의 백치미와 성큰할배의 미소년 밝힘증 등을 이야기하겠음. *-_-*
물론 알아도 야구 보는데는 하등 도움이 안되는 것들이지만서도.;
각설하고, 곽정철 선발인 건 출발 20분 전에 선발이라도 알고 가려고 인터넷 창을 띄웠다가 알게되었네요.
양선생-곽정철-임준혁 등등의 로테이션이 된 이래로 선발이 누가 나오는지는 관심이 없어져서 말이죠. (원래 석민이 선발 말고는 신경 안 쓰는데 석민이가 안 나와서... =_=)
이미 이기고 지고는 초월한 지 오래이고, 과연 정철이는 최근의 호투(...) 내용을 이어갈 수 있을 건인지가 관심의 초점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그 기대를 겨우 반 정도 충족한 것 같지만, 어쨌든 경기는 재미있었습니다. 재미있었으면 된 거 아닌가효? ㅎㅎㅎ
기아 선수들이 쌀쌀한 날씨에 굳이 무리하지 않으려는 것인지 평소보다는 약간 느지막히 몸을 풀러나왔습니다.
그리하여 본의 아니게 슥흐 타자들의 특타를 조금 오래 구경하게 되었는데, 평소에는 늘 양선생님이 관중수 파악을 위해 일찍 왕림하시는데 오늘은 기주가 일찍 바람을 쐬러 나왔더라고요.
특이한 일이기도 하고 설마 슥흐와의 경기에서 기주를 볼 일이 있으랴 싶어서 사진을 좀 찍었습니다.
물론 뒤에 정식으로 기주가 피칭하러 나오는 기쁨도 누릴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만.
이만수 코치가 기주 손 붙들고(과장이 아니라, 표현 그대로) 방송 카메라에 뭔가를 어필하던 것 같던데 이후에도 화기애애하네요. 저번에 관전한 경기에서도 조금 웃기는 웃더라니, 오늘은 저번 전반기 마지막 경기 이래 오랜만에 활짝 웃는 얼굴을 보았습니다. 정말 기뻐요.
기주 위주로 사진을 찍고있는데 대략 슥흐 선수단이 훈련하고 있는 방향에서 커다란 외침이 들려왔습니다.
"빵!!!"
...제 귀가 틀리지 않았다면 외침이 들린 방향이 눈앞이었는데 지금 빵횽이 선수단 내에서도 빵이라고 불리고 있는 걸까요. ㄷㄷㄷ 마침 눈에 들어온 빵횽의 특타 컨디션은, 대략 퍼올리는 스윙이었는데 비거리가 얼마 나가지 못하는 등 컨디션이 썩 좋아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장타는 맞고-_-)
지완이는 후에 쓰겠지만 머리를 다듬은 덕분에 빙구가 되어버린 것도 있지만, 그런 것 보다는 슬슬 경기 전 타격감을 맞춰볼 때 상대해주시는 최태원 코치님 약발도 떨어진 듯 싶어요.;;;
그게 다 최태원 코치님이 너무 많은 선수들을 아끼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하는데(기아 선수들을 투수/타자 가리지 않고 아껴주는 것도 모자라 맨날 3루 옆에서 정이 갈구고-_-) 일전에 끝내기 치던 날은 주현이가 공을 던져줬는데 오늘(;)은 별반 타격 실적이랄 게 없었으니 내일은 주현이와 한번 호흡 맞춰보는 것도 좋을 듯. 어쨌든 마음 좋은 최태원 코치님은 '좋댄다~' 상태로 하하호호 웃으면서 공을 던져주고 있지만요.;;;
팀 성적에 비해서 스폰싱은 많이 들어오는 편이라 후원사(무슨 리조트, 광주 신세계) 별로 9월 월간 MVP를 무려 두 명이나 뽑았습니다.
일전에 8월 월간 MVP가 대진성이 되셨을 때부터 느꼈는데 월간 성적과는 별로 상관은 없달까. -_-
그간 팀에서 지완이가 분명히 젤 잘했던 것 같은데 월간 MVP는 종국성과 정철이가 순서대로 받았습니다.;;; 종국성과 정철이더러 좀더 잘하라는 격려의 뜻이 분명합니다. + _+
여담이지만 MVP 기념 촬영 등이나 시상 등이 있을 때는 모두가 축하해주러 나오는데, 정철이가 MVP 시상을 하던 때에는 뒤에서 작은 소요가 있었던 것 같더군요. 사진 찍느라고 뭔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아마도 지수가 뒤에서 크게 종국성 응원가를 불렀던가, 그런 류의 사건일 겁니다.
경기 이전 부분이 이렇게나 긴 것은 사실 경기 중에는 별 쓸만한 내용;;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죠. ㅎㅎ
정철이가 그 힘들다는 1회를 믿을 수 없을만큼 깔끔하게 시작하기에 불안했습니다.
원래 터지다 만;; 우리 투수들은 워낙 롤러코스터 피칭이라 출발이 너무 좋으면 일찍 무너지고 힘들게 출발하면 오히려 3회쯤에 안정감을 찾고 쭉 나가는 편이라죠. -_ㅠ 경험상 불안할 수밖에요.
언제고 사건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만 2회에 일찌감치 사고가 났습니다.
2회를 시작하고 박연수와 정상호에게 연속 안타를 얻어맞아 무사 1, 2루가 되니 6번 모창민은 번트 자세.
'굳이 6위팀 상대로 이렇게까지 해서 이길 필요가 있겠습니까아아아 ;ㅁ;'하며 울부짖고 있었지만 사실 이기려는 것보다는 포스트시즌을 대비하려는 뜻이 크겠죠. 모창민 정도면 로스터에 들 확률도 꽤 있는 편이니, 여러가지 있을만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보고 싶었을 겁니다.
정철이가 평소 선배를 깍듯이 공경-_-하는 데다가, 모창민의 타이거즈 상대로의 '클러치 능력'은 증명된 바가 있습니다. 그가 타석에 들어서면 안타(주로 홈런-_-)를 치거나 이상한 상황이 발생하죠. 그의 타석에서 에러가 일어나지 않는 경기를 본 기억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먼산)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도 않아요.
번트가 나오자 정철이는 양선생님 등과는 달리 번트 타구 자체에는 상당히 민첩하게 대처했습니다. '오오오오 기본ㄱ...!'라는 생각이 끝을 맺기도 전에 안정적으로 1루로 던져서 아웃시키지 않고 뜬금없는 3루 송구!
그래요. 박연수는 나이도 있고 발도 느리겠죠. -_- 생각에 따라선 승부해볼만한 상황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애초에 번트를 대기로 되어있었던 상황이라 2루 주자의 스타트가 그다지 느리지도 않았던 데다가 아무리 3루수가 나름대로 안정적으로 커버가 들어와 있었다 해도 송구가 너무 높았어요. 곽정철-이성우 배터리의 모험적인 시도는 역시 '모험'이었고 송구가 빠진 틈을 타서 슥흐가 득점에 성공함은 물론, 무사에 주자 2, 3루 상황까지 되었습니다.
어쩌면 대량 실점할지도 모른다는 게 머릿 속을 스치고 지나가더라고요. -_ㅠ
정철이 선발 등판 때엔 상대 라인업도 허술하게 나오는 편이라 그 덕;;은 늘 보고 있지만, 그렇더라도 실책으로 무사 2, 3루를 만든 상황에서도 비교적 침착하게 대처해나갔습니다. 공이 높게 들어오는 편이라 타자들의 눈에 쉽게 들어왔던 탓도 있을테지만, 팬들마저 긴장한 그 순간에 걱정이 기우가 될 정도로 자신의 공끝을 믿고 오히려 맞춰서 잡아내더라고요. 사실 그쯤 되면 높게 들어와도 잘 맞히기가 쉽지가 않으니까요. ㅎㅎ;
김형철의 움직임을 보고 일전에 3루가 제일 좋은 것 같고 2루는 약간 처지는 편, 유격수로는 많이 처지는 편이라고 언급했던 것 같은데, 역시 그간 봐온 중에선 3루가 제일 안정적이고 괜찮네요.
키가 크지 않은 탓에 높게 가는 타구에 대한 대처는 아무래도 키 큰 3루수들에 비해서 처지겠습니다만... 3루 라인선상을 강습으로 빠져나가는 타구에 대한 대처가 상당히 좋은 편이었습니다. 경기 후반 최정의 메이저리그급 수비에 빛을 바래기는 했으나, 배터리가 몸쪽 승부를 함에 따라 당시 3루쪽으로 형성되는 타구가 연속으로 나왔는데 모두 침착하게 잘 잡아내며 경기의 주도권을 완전히 뺏기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김동건의 타구 때 포수 이성우와 3루 주자를 몰고가는 수비는 약간 판단이 늦었던 감은 있지만 어쨌든 3루 주자를 연속 협살로 잡아내었죠. 칭찬해주고 싶은 플레이였어요.
- 물론 이후 3회 이재원의 내야안타 상황에서 '움찔'하며 타구를 유격수가 잡게 만든 건 있긴 한데, 당시 김형철의 움직임은 유격수가 타구를 잡아 3루로 던져서 선행주자를 잡을 것을 계산한 듯 했습니다. 아무래도 3-유간의 김형철-김선빈은 호흡을 많이 맞춰보지 못했을 테니 그 티가 나네요.;;;
정철이는 2회말 바로 따라간 이후 3회초에도 실점을 하며 불안한 기색을 노출하기는 했지만, 더 큰 위기도 앞서 넘겼던 게 많은 힘이 되었는지 역시 이후 실점하지 않으며 위기를 잘 넘겼습니다.
뭐, 표정 변화는 거의 없어도 상당히 긴장은 한 것 같았어요. 2회였는지 3회였는지, 장타를 맞고 3루 뒤쪽으로 커버 들어왔다가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가려는데 발이 꼬여 자기 발에 걸려 넘어질 뻔 했었다는. 금방 위기를 수습해서 잠시 비틀거린 정도였지만 전 다 봤습니다. ㅎㅎ
6회초에 보크가 나왔는데, 지인과 저는 '범인은 강철오빠다!'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_-
이전 관전기에서도 말씀 드렸듯 지금 1군 경기는 그냥 경기는 아니에요. 경기 중에도 끊임없이 투수들 밸런스 잡고 같이 변화구 그립 잡아보고 견제하는 동작도 가르치고 하죠. 다른 팀 투코들 가르치는 것에 비해서 배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답니다.
5회 말 장재중 코치님까지 세 명의 코치들(+통역)이 둘러싸고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을 때부터 불안했는데(특히 악덕 투코는 견제동작 위주로 집중 설명-_-) 안 그래도 긴장한 상태에서 너무 많은 걸 주입하면 다들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정철이는 조금 멀쩡해 보이기는 해도 본바탕은 단순한 타이거즈 선수라^-^;;; 단순한 그 녀석이 이후 지나치게 의식하고 견제를 잘하려다가 보크를 한 느낌이랄까.
그리하여 정철이는 피칭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와 칸베 영감에게도 다시 열심히 설명을 들었습니다.
곽정철-이성우 배터리는 주심이 잡아주지 않는 낮은 쪽 코스를 고집스럽게 공략하다가 볼카운트 싸움을 불리하게 가져가긴 했지만, 둘다 1군 경기 경험이 많지 않은 걸 생각하면 꽤 괜찮은 볼배합을 했던 것 같아요. 오훈규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이 낮은 쪽에(특히 우타자 몸쪽 낮은 코스) 상당히 일관되게 짰다는 점을 감안했다면 좀더 쉽게 맞춰잡을 수 있었을텐데 그건 아쉽기는 합니다만... 차라리 얻어맞을지언정 ㅎㅎ 볼넷은 안 내줬다는 게 좋네요.
볼넷은 정철이같이 제구가 불안한 파이어볼러에겐 항상 흔들림-패배의 지름길이죠.
사실 어느 순간 안드로메다로 가는 경기를 나름대로 예감하고 있었는데요.
생각해보면 2회 점수나는 상황부터 이상했죠. 월간 MVP빨을 등에 업은 종국성이 2루타로 교통사고를 내시고 상대 포수가 공을 흘린 뒤,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이성우의 깔끔한 희생플라이가 나와서 간단하게 따라잡았을 때부터.
희생플라이... 타이거즈 팬이라면 본 기억이 손에 꼽힐 겁니다. 이상 징조죠.
지인에게 이 경기가 안드로메다로 가려면 이성우 홈런이 나오면 좋겠다는 둥, 이제 홈런을 쳐야할 때가 됐다는 둥 헛소리를 늘어놓고 있었는데요. -_-; 요즘 들어 지완이 홈런 시기도 상당히 맞췄는데 저 작두 타나봐요.;;;;
특히 클리닝 타임부터 6회까지 쏟아졌던 제 망언을 고스란히 듣고 있었던 지인은 7회 선두타자로 나온 이성우가 솔로 홈런을 쳤을 때 옆에서 기절하셨습니다. 물론 말한 저도 미친듯이 쳐웃고 있었음은 물론이고요. ㅋㅋㅋ
...이런 종류의 예감은 로또 1등 번호 맞추는 데에나 작용해주면 얼마나 좋아요. (먼산)
아무튼 프로 데뷔 첫 홈런 및 첫 수훈선수 인터뷰 축하합니다!! 처음은 항상 모두에게 소중하죠. > _<
유동훈은 후반기 들어 가장 공이 좋았습니다. 육안으로도 공이 힘있게 들어가는 느낌이었어요.
농담삼아 그 공(功)을 당시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던 부진아반 전태현과 김성계에게 돌려주고 싶습니다만. ㅎㅎㅎ 주자를 남겨놓고 내려가면 후에 올라올 투수(태현이든 똥개든, 나중에 똥개와 자리를 바꾼 준형이든; 셋다 위험 인물이죠-_-)가 무조건 불러들여 패전 투수가 될 거라는 절박함에 잘 던졌을 거라는 건 조크일 뿐. ㅋㅋㅋ
원래 2.2이닝이나 던질 생각으로 올라왔던 건 아니었을 겁니다.
예상 밖으로 선발 이하 선수들이 선전해주었으니 본디라면 승리의 보증수표에 가까운 그가 버텨주는 게 모두에게 좋았던 거죠. 정규라든지 민호라든지, 다른 투수들도 몸을 풀어보기는 했지만 역시 2 : 2 팽팽한 상황에 낼 수 있는 투수는 거의 없지요.
정철이처럼 주심이 안 잡아주는 코스에 공을 던지고 스트라이크 판정이 없자 고개를 갸우뚱하긴 했고 8회에도 위기가 닥쳐왔지만, 역시 관록이 있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도 고전한다는 느낌이 거의 없다 싶더니, 역시 실점하지 않고 버텨주었고요. 오랜만에 유동훈의 안정감을 봐서 그것도 기분이 좋아요. 수훈선수로 당연히 선정될만한 활약이었죠.
나비 효과랄까.
이상 기류가 한번 발생하니 그게 스멀스멀 슥흐 선수단까지 잠식해들어가는 것 같았어요.
나비 효과로 작년 5.22 대첩을 비롯하여 최초 1박 2일 경기 등 올해에도 숱한 이상한 경기를 마구 만들어낸 게 기아 선수단입니다. 후로게이 행각을 연발하는 것 말고는 멀쩡하기 이를 데 없는 슥흐도 물들었습니다. *-_-*
초반 점수를 못 내고 끌려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는지 어느 순간 라인업에 슥흐 1군 선수들이 하나씩 둘씩 자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정상호가 공 빠트리고 첫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고 경완옹으로 교체된 것을 시작으로, 어느 순간 친숙한 이름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더라고요.;;; 하긴 저라도 기아 2군 멤버들에게는 별로 지고 싶지 않겠습니다만;(기아 2군에 지면 다들 데미지가 2배는 되는 표정이었습니다 ㄷㄷㄷ) 져도 좋으니 얼쑤~ 상태인 생각없는 타이거즈의 분위기엔 상당히 말린 상태였어요.;;
그렇게 공략 못하고 끌려다니던 정우람이 홈런을 맞은 것부터 이상하기 그지없는 일이었죠.
그리하여 어느 순간 마무리인 얀까지 등판.
보크 규칙 같이 헷갈리는 게 없다지만 얀은 문외한이 보기에도 한눈에 보이는 정석 보크;;를 보여주면서 심상찮은 징조를 보여주었고, 능력 없는 상대 덕에 9회를 어물쩡 넘어가긴 했지만 결국 10회에 끝내기 폭투로 이 이상한 경기가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끝내기 폭투 상황이 상당히 웃겼습니다. -_-;;
이전 관전기 보신 분이라면 끝내기 때 투수조와 야수조의 상반된 반응을 기억하실 거예요.
덕아웃의 야수조는 약간은 마지 못한 듯 일어서서 있고 투수조는 비웃음;을 흘려대던 그 상황.
원래 우리 선수들에게 이런 류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킬만한 상황'에 모두가 일어서서 응원한다;는 느낌은 별로 없어서, 도대체 누가 저걸 유도했나 궁금해했는데요.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상황을 주도했던 인물은 응원단장 알바 일반인 서씨!
경기 시작전 불펜에 마실 나와서 노닥거리고 있는 서재응이 눈에 안 뜨이기에, 안 그래도 확장 엔트리라 덕아웃이 비좁은데 맨날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탓에 드디어 2군으로 쫓겨난;; 것인가 싶었습니다만...
이상한 걱정을 하거나 말거나 응원단장 알바 일반인 서씨는 경기 초반 어딘가에서 홀연히 또 사복을 입고 나타나셔서 불펜 키퍼까지 자처하며 활개를 치고 다니더니, 결국 막판엔 재미있는 그림을 만들어냈습니다. ㅎㅎㅎ
이번엔 이전보다 더욱 웃겼던 게!
심지어 불펜에 있던 선수들마저 모조리 덕아웃으로 불러들였습니다. ㅋㅋㅋㅋ
'그때 비웃었다 이거지?'하며 보복하는 느낌이랄까. 자기 시야에 두고 감시;라도 하려는 게죠. ㅎㅎㅎ
그런데 이런 상황이 공교롭게도 늘 호신이 타석 직전이라... 안 그래도 생각해야할 게 많은 호신이는 머리도 복잡하고 부담감은 백배입니다. -_- 아무리 좌타자라도 뒤에서 선수들이 모여있는 건 뻔히 알고 신경 쓰일터인데 말이죠. 그래서 또 내야플라이로 물러나고 늘어선 선수들 사이로 고개를 푹 숙이고 걸어들어가는 데 어찌나 안타깝던지.;;;
어쨌거나 당시 상황.
긴장감이라곤 없이 낄낄거리며 선수들 찍고 있던 차에 끝내기 폭투가 나와서 황당했습니다. -_-;;;
그래도 중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주변 포착은 했네요. 사진 정리하다가 웃으며 올려봅니다. ㅎㅎㅎ
그리고 끝내기 희플이라도 나오면 와아아~하고 뛰쳐나갈 준비를 하고 있던 선수들은 타격할 걸 생각하고 있다가 폭투가 나오는 바람에 벙쪄서 그대로 굳어있던 지완이를 풉 웃으며 위로를 해주었습니다. ; ㅁ; 아 눈물이..;
나름대로 영웅이 될 생각을 하고 있었던 지완이가 후유증이 상당했는지 멍하게 있다가 모두의 위로를 받으며(+선배인 재원이의 비웃음;;과 위로도 받으며) 덕아웃으로 들어가면서도 어깨가 축 처져 보였던 건 눈의 착각은 아니겠지요. ^^;
첫 타석과 둘째 타석에서 굴욕적;으로 물러나고 이후 내야안타 말고는 별다른 실적이 없는 데다가, 중요한 상황이라 더욱 잘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머리 다듬고나서 지완이 상태가 좀 이상하긴 해요.; 빙구 파워가 업이 되었달까...
10회였던가,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로 떨어지는 2루타를 맞은 위기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타구가 떨어진 위치에 응원용 막대 풍선 두 개가 떨어져 있었더라죠. 그라운드의 이물질은 바로 제거하는 게 일반적인데 아무래도 당시 이닝 중간에 떨어진 것인데다가 다들 눈치를 못 채고 있었나봐요. 그게 없었어도 어차피 2루타가 될 타구이긴 했지만 수비에 방해가 됐던 건 사실이죠.
안타를 맞은 후 당시 외야에서 손을 벌리고 있던 팬을 향해 지완이가 막대풍선을 집어들고 던져줬는데, 까치발까지 해서 힘껏 던진 기색이 역력한데도 그게 외야 펜스를 못 넘긴 겁니다. ㅋㅋㅋㅋ 막대풍선이 펜스를 맞고 튕겨져나오는 걸 보면서, 나름 위기 상황인데도 긴장감이라곤 하나도 없이 어찌나 쳐웃었는지. ㅋㅋㅋㅋㅋ
귀여운 녀석. 오기가 생겼는지 까치발 정도가 아니라 점프까지 해서 던져서 기어이 두번째엔 넘기더라고요. 원래 풍선 같은건 힘줘서 던진다고 멀리 나가는 게 아닌데. ㅋㅋㅋㅋㅋ
3루에선 어차피 수훈 선수 인터뷰도 잘 들리지 않으니, 유동훈 인터뷰를 보다 말고 조금 일찍 야구장을 나섰는데.
사람들이 어떤 차 앞에 우르르 몰려든 겁니다. 선수인가보다 하고 무심히 봤는데 용큐였습니다!!!
용큐가 원래 싸인을 조금 해주다 말고 떠나는 편인데 그날은 왠일인지 끝까지 사진도 찍어주고 싸인도 해주는 통에 오랫동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용큐가 분명히 맞는데 용큐가 아닌 것 같은 미묘한 어색함이랄까.
사람들에게 밀쳐진 데다가 제가 어두운 곳에서 근접촬영은 처음 해봐서(그런게 아니라도 카메라를 똑딱이처럼 쓰고 있다보니 매사에 서투릅니다;;;) 겨우 심령사진; 한 장을 건졌는데, 봐주세요. -_-
구레나룻이나 수염이 단정해지기도 했지만...
왠지 피부도 조금 (야구선수치곤) 뽀샤시해졌고, 잡티도 거의 없어졌고, 눈도 커지고, 코도 오똑해진 느낌이랄까. 가까이에서 보니 얼굴도 좀 작아진 것 같고. -_-
경락이라도 받았나효. 피부관리실이라도 한달치 끊어놓고 다니고 있나효.
...아님 성형이라도?;;;
길었던 싸인 시간은 아마 본인의 업그레이드된 미모를 어필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_-
덤으로, 혹시 이유없이 집 나간 장주장도 ......성형? (음모론이 커져가는.......)
...농담이고, 사실 용큐가 싸인을 오랫동안 해줬던 이유는 당시 차에 동승하고 있던(정확히 말하면 용큐가 픽업해주는) 누군가에게 자신이 엄청나게 인기 있다는 걸 어필하려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역시 음모론-_-)
길어지는 싸인 시간에 참을성 있게 기다리다가 막판엔 괴로움을 뚝뚝 흘려가며 문자질을 하고 있던 그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올해 신인이자 용큐의 고교 후배인 손모군(필터링-_-) 같던데. ㅋㅋㅋㅋ 팬들이 못 알아보는 게 섭섭했겠지만 열심히 운동해서 다음엔 모두에게 싸인해주는 입장이 되기를.
정말 경기장을 빠져나오는 순간까지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저만해도 세 시간반째 열심히 작성하고 있는 이 길기만 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께 이 사진을 바칩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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